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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시성(synchronocity), 神, 그리고 사랑

조회 수 2705 추천 수 0 2021.02.07 09:24: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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융은 동시성의 경험을 수없이 했지만 내가 기억나는 것은 두 가지다.

 

그가 학회를 마치고 숙소에서 쉬는 저녁 시간에 머리를 둔기로 강하게 맞는 듯한 임팩트를 느낀다스스로도 무슨 일이 일어났다는 불길한 느낌을 가졌는데이후에 그는 그 시간에 자신이 상담했던 내담자가 머리에 권총을 쏘아 자살했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한 번은 자신의 앞에 있는 신사에게 어떤 이야기를 들려주고 있었는데그 신사는 언제 자신의 뒷조사를 했냐면서 불쾌해 하면서 떠났다는 이야기도 있다. (사실상 융도 그 신사를 처음 보았고자신이 그 신사의 이야기를 하고 있는지 몰랐다고 한다.)

 

나도 더러 동시성 경험을 하는데...

 

어릴 적 어떤 새벽에 이상한 꿈을 꾸었다외할머니께서 하얀 소복을 입고 큰 트렁크를 가지고는 큰이모 댁으로 오셔서 큰 이모가 엄마 왜 왔어 하면서 묻는 꿈이었는데눈을 뜨는 순간 갑자기 전화 벨이 신경질적으로 울렸고나는 직감적으로 누가 돌아가신 전화라는 느낌을 가졌는데마침 그 전화를 받았은 이모는 엉엉 울기 시작했다외할아버지께서 돌아가신 것...

 

국가고시를 앞두고 있던 어느 새벽에도 꿈을 꾸었는데돌아가신 교회 장로님들은 어떤 문을 통해 계속 들어오시는 흑백 꿈이었다아침에 일어나서 그게 무슨 꿈을까 하며 헬스장 트레드밀에서 걷고 있는데그 날도 전화 벨이 울렸고 나는 직감적으로 내 전화라는 것을 느끼는 순간... 그 트레이너는 김진영 씨 전화왔어요 하고 불렀다전화를 받기도 전에 나는 할아버지께서 돌아가셨다는 사실을 직감적으로 알았고전화 너머에서는 동생의 울먹이는 소리가 들렸다.

 

이런 일들은 어떻게 일어나는 것일까?

 

어떤 원인에 의한 결과로서 사건이 일어나는 인과율로는 도무지 설명이 되지 않는 일이다.

우리가 무의식의 깊이 속으로 더 깊이 더 깊이 들어갈수록 현재 과거 미래라는 시간의 괴리감또한 여기와 저기라는 공간의 괴리감이 점점 사라진다.

 

왜 그런가 하면의식에서 무의식의 깊이로 들어갈수록 다름이라는 개별성은 옅어지고같음이라는 동질성이 짙어지기 때문이다.

 

불교에서 不一不二 라고 하는 것... 둘 도 아니고하나도 아니라는 언어도단의 경지를 표현하는 깨달음이 바로 그 것이다.

 

우리의 무의식의 깊이 속으로 들어갈수록현재와 과거와 미래는 하나가 되고여기와 저기도 하나가 되며또한 너와 나도 하나가 되는 것이다. (융도 이런 맥락에서 집단무의식과 원형을 발견한 것이다.)

 

일상 속에서 경험하는 이런 동시성은 우리 무의식의 인사와 같은 것이다우리의 무의식은 꿈으로 이야기 하고사건으로도 이야기 하지만 의식적인 삶에만 매몰되어 살아가는 사람들은 그런 이야기들을 들을 수가 없다.

 

깨달음의 깊이가 있는 고승들수도사들기독교 신비주의자들에게 내가 항상 주목하는 이유가 있다이 사람들은 우리 속 무의식의 인사에 항상 귀 기울이고 살아가는 사람들이기 때문에 그렇다.

 

죽음... 나는 죽음을 우리가 의식의 세계에서 완전히 벗어나서 완전한 무의식의 세계로완전한 동시성의 세계로 들어가는 것이라고 생각한다의식의 세계에만 매몰되어 살아왔던 사람들이 죽음을 맞이하기란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닐 것이다.

 

동시성은 바로 이 모습을 드러내는 방식이라 생각한다또한 동시성 속에서 우리가 느끼는 것은 사랑일 것이다.


[레벨:28]첫날처럼

2021.02.07 09:24:59
*.164.161.108

눈팅만 하다가 글 한 번 써봅니다 ^^

profile

[레벨:100]정용섭

2021.02.07 21:36:38
*.137.91.228

재미있게 잘 읽었습니다.

주님의 평화가 첫날처럼 님에게 넘치기를...

profile

[레벨:43]웃겨

2021.02.10 00:07:20
*.206.124.76

쉽게 잘 풀어주셔서 동시성이  쉽게 이해됩니다.

신비롭기도하고.. 무의식으로 연결되어있다는 말이 와닿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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