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비안들의 세상 살아가는 이야기. 부담없이 서로의 생각과 이야기를 나누는 공간이 되었음 합니다.

욥기 23장 10절의 오역? 오해?

조회 수 15361 추천 수 4 2014.08.18 12:22: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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욥기 23장 10절 - "내가 가는 길을 그가 아시나니, 그가 나를 단련시킨 후에는 내가 정금(순금)같이 나오리라" - 은 많은 크리스챤들에게 사랑받는 대표적인 구절들중의 하나입니다. 특히 여러가지 이유로 고통받고 있는 사람들이 이 구절을 근거로 내가 받는 고통을 잘 참고 견디면 더욱 성숙된 사람이 되리라고 위안을 삼는 구절이기도 합니다. 물론, 그런 신앙자세가 틀린 것은 아닙니다만, 상기 구절의 본래 의미는 그런 것이 아닙니다.


개역성경에서 "단련하다" 로 번역된 단어는 히브리어 원문에서는 "시험하다 혹은 검사하다"라는 의미를 가지고 있기 때문에 영어성경은 이를 "test 또는 try" 로 번역했습니다. 동일구절을 우리말의 다른 번역본으로 비교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

공동번역 : 털고 또 털어도 나는 순금처럼 깨끗하리라.
새번역 : 나를 시험해 보시면 내게 흠이 없다는 것을 아실 수 있으련만!
천주교 성경 : 나를 시금해 보시면 내가 순금으로 나오련마는.
KJV : [when] he hath tried me, I shall come forth as gold.
NIV : when he has tested me, I will come forth as gold.
NASB : When He has tried me, I shall come forth as gold


그러므로, 개역성경만 읽어보면 10절의 의미를 "하나님이 나에게 시련을 주셔서 단련하면 내가 정금처럼 순수하게 변할 것이다" 라고 생각하기 쉽지만, 다른 번역본을 참고해보시면 그런 뜻이 아니라 욥이 "나는 원래부터 순금처럼 깨끗하고 결백한 사람인데 왜 하나님이 나를 알아주시지 않는가" 하는 자기 변호 및 탄원을 하고 있는 내용이라는 것을 쉽게 알 수 있습니다.


이러한 의미를 좀 더 깊이 이해하려면 2절부터 10절까지 전체를 연결해서 이해를 해야 하는데, 특히 7절을 읽어보면 욥이 자신의 무죄를 주장하고 있으며 이것이 10절과 상통하는 내용이라는 것을 분명히 알 수 있습니다. 개역성경만 읽으면 7절의 의미가 조금 모호해질 수 있는데, 새번역과 공동번역등을 함께 참고하면 욥이 자신의 무죄를 주장하고 있다는 것을 잘 알 수 있습니다.


개역성경 : 거기서는 정직자가 그와 변론할 수 있은즉 내가 심판자에게서 영영히 벗어나리라
새번역 : 내게 아무런 잘못이 없으니, 하나님께 떳떳하게 말씀드릴 수 있을 것이다. 내 말을 다 들으시고 나서는, 단호하게 무죄를 선언하실 것이다.
공동번역 : 그러면 나의 옳았음을 아시게 될 것이고 나는 나대로 승소할 수 있을 것일세.
NIV : There an upright man could present his case before him, and I would be delivered forever from my judge.
KJV : There the righteous might dispute with him; so should I be delivered for ever from my judge


그러므로, 욥기 23장 1절에서 10절까지의 내용을 요약하면, "나는 무죄함에도 불구하고 하나님이 주시는 고통이 너무 심하구나. 하나님이 어디 계신지 알면 그분을 찾아가서 무죄를 하소연하겠다만 도무지 알 수가 없구나. 하지만 그분은 내가 어디에서 무엇을 하는지 잘 알고 있으니 나를 평가해보시면 내가 순금처럼 깨끗함을 (무죄함을) 아실 수 있을텐데" 이런 뜻이 됩니다.


이렇게 앞부분과 연결해서 10절을 이해하여야 전체의 문맥이 자연스러워집니다. 그렇지 않고 10절만 떼어서 "하나님이 내게 시련을 주셔서 단련시키면 내가 순금처럼 변할 것이다" 라고 해석하면 앞의 1절부터 9절까지 욥이 하나님께 자신의 무죄함을 탄원하지 못해서 괴로와하는 내용과 서로 연결이 되지 않습니다. (그런 의미에서 볼때 현대인의 성경과 쉬운성경은 23장 10절의 번역에 문제가 있습니다)


이어지는 11절부터 끝까지의 내용 역시 자신은 무죄하지만 도무지 하나님의 뜻을 바꿀 수 없으니 낙심하고 두렵다는 내용들입니다. 이런 뉘앙스는 개역성경만으로는 알기 어렵고 다른 번역본들을 비교해서 읽으면 이해하기 쉽습니다.


욥기를 읽으면서 우리는 "하나님이 고난을 주셨지만 욥이 원망하지 않고 잘 참아서 나중에 더 큰 복을 받았다" 는 식으로 해석하는 경향이 많이 있습니다만, 욥기의 내용은 그러한 것이 아니라 처음부터 끝까지 욥이 자신에게 왜 고난이 닥친 것인지 이해하지 못하고 괴로와하는 내용으로 가득차 있습니다. 욥처럼 이유없는 고통을 당하는 사람에게 "이 고통을 통해서 너도 정금처럼 단련될 것이니 잘 참아야 한다" 고 섣불리 위로하는 것은 어쩌면 어설픈 종교적 가르침으로 욥을 야단치고 훈계하려 한 욥의 세 친구들과 다를바없는 일인지도 모릅니다. 아파하는 사람에게 어설픈 위로를 하기보다는 그저 함께 아파하고 같이 울어주는 것이 최선의 위안이 아닌가 생각합니다. 한달넘게 단식투쟁을 하고 있는 세월호의 유가족들을 보면서 드는 생각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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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벨:20]문전옥답

2014.08.18 12:59:51
*.194.68.54

새로운 사실을 알게 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제 성경책에 적어 놓아야 겠습니다.^^

[레벨:18]르네상스

2014.08.18 14:00:28
*.45.241.136

좋은 글 감사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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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벨:99]정용섭

2014.08.18 15:41:29
*.94.91.64

전문적인 주석을 참고하지 않고

몇 가지 성경번역을 비교해봐도

성경읽기의 오류를 바로 잡을 수 있다는 사실을

오늘 닥터 케이 님이 잘 설명해주셨군요.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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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벨:38]클라라

2014.08.18 20:37:59
*.227.122.250

닥터케이님, 고맙습니다 .

말씀대로 섣부른 위로보다 함께 아파하는 마음이 더 우선인 것 같습니다 .

저도 이번 교황방문을 계기로 그런 생각이 더 깊어지는 것 같은데요.

적시에 닥터케이님 말씀으로 더 한 번 다져지는 것 같습니다.

진심으로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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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벨:9]송정공

2015.04.27 21:37:26
*.112.106.152

이 성경 구절은 칼빈의 말처럼, 문법의 무지와 신학의 부재로 인한 잘못된 번역인 것 같습니다

개역개정판 성경은 아마 KJV 성경을 우리말로 번역한게 아닌가 생각 됩니다만

제가 가지고 있는 1611년에 출판된 KJV에는  닥터 케이님께서 올려주신 그대로

But he knows the way that I take;

when he has tried me, I shall come forth as gold.입니다.

여기서 when 이 문두에 오면 though의 의미가 있을 수 있지요

try의 의미는 make an effort with a view to success(성공 할 거란 관점으로 애쓰다)-저의 OXFORD소사전

shall은 운명처럼 강한 의지

come forth: come forward: advance (나아가다, 전진하다)로 봐도 크게 무리가 없겠죠?

when과 같은 시간을 나타내는 부사절에서는 현재가 미래를 나타내듯 현재완료가 미래완료를 나타내지요

when he has tried me,     우리나라 말은 시제를 나타내는 말이 모호하고, 단수 복수 개념이 명확하지 않아 학술

용어로는 부족한 점이 많이 있지요

다시 번역하면

'그가 나를 단련하신 후에라, 나는 순금 같이 나아가리'로 해도 과히 본문의 의미를 오해시키지는 않겠죠?

오역의 가장 중요한 문제는 신학의 부재 라고 생각 합니다

욥기의 주제가 우리 담임 목사 정 용섭 목사님에 의하면,

'무죄한 자의 고난'이라 하셨어요.

이는 마치 요셉이 부활의 아키타이프(archetype)인 것처럼

욥이란 인물도 예수 그리스도의 '무죄한 자의 고난'의 아키타이프로 등장된 것 아니겠습니까?

참고로 제 개인적으로는 영어는 영국 말 아닙니까?

GNB를 보면 무리가 없을 줄 압니다.

Yet God knows every step I take;

if he tests me, he will find me pure - 여기서도 if 는 even if 의 뜻이 있다는건 중학생 들도 아실 겁니다.

 

 

 

[레벨:2]davidcho

2018.07.04 09:08:34
*.168.53.208

안녕하세요, 키보드 shift key에 문제가 잇어, 맞춤법이 틀리더라도 이해 부탁 드립니다.


욥기 23장 10절의 tested, tried, '단련하다' 라고 해석 하더라도 틀렷다고 볼 수는 없을 것 같습니다.


용광로를 통과한 정금에 관한 이해로; 시련을 통한 하나님의 시험이 지나면, 내가 정금과 같이 나온다고 해석이 됩니다

(as gold from the furnace, I shall come forth purified, when my trial is over)


즉, when he has tried me 가, when he has tried me with afflictions 으로 이해가 되어 지는 것입니다.


참고 부탁 드리며, 논쟁이 아니라 타국에서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고 싶어 글을 올림을 이해해 주시기 바랍니다. 감사합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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