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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경 해석

조회 수 470 추천 수 2 2025.01.27 10:37: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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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경 해석

사람들은 아주 오랜 옛날부터 이야기를 즐겨 사용해 왔다. 사람들은 다른 사람들과의 의사소통을 위해 이야기하기를 좋아하며, 그들의 이야기를 나누면서 살아온 것이다. 그리고 이와 같은 이야기들을 바위에 새기고 토판에 적었다.

성경도 다를 바 없다. 성경 역시 고대인들이 즐겨 사용하던 방법으로 이스라엘의 역사를 이야기로 기록했는데, 이 이야기 속에 두 가지 형식을 빌려 기록했다. 두 가지 형식 곧 히브리 말로 이야기란 뜻의 학가다’(Haggadha)법전이란 뜻의 할라카’(Halacha) 형식을 통해 이스라엘의 역사를 기록한 것이 성경이다.

학가다(Haggadha-이야기, 종교적 교훈)는 히브리어로 이야기라는 뜻인데, 이스라엘 조상들의 삶의 이야기를 말하고, 할라카(Halacha-행동 규칙들-계명, 율례, 법도)법전이란 뜻인데, ‘걸어가다라는 뜻의 히브리어 할락(halak)’에서 유래하여 걷는 길’(할라카)이란 뜻으로서, ‘이스라엘 백성이 마땅히 걸어가야 할 길율법을 가리킨다. 학가다(이야기)와 할라카(법전) 형식은 그 당시 고대인들이 가장 선호했던 표현 양식이다.

성경은 한 마디로 스토리 텔링(story telling)이다. 스토리텔링은 단순히 이야기를 전달하는 것을 넘어, 이야기를 통해 사람들에게 감동을 주고, 의미를 전달하며, 특정한 경험을 공유하는 예술적이고 창의적인 과정이다. 이야기는 인간의 역사에서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해왔으며, 문화, 전통, 지식 등을 세대 간에 전달하는 핵심 수단이었다. 현대에도 스토리텔링은 문학, 영화, 마케팅, 교육 등 다양한 분야에서 중요한 도구로 사용된다.

그렇다면 구약 성경의 모든 역사 이야기가 사실일까? 창세기와 출애굽기 더 나아가 다윗과 솔로몬까지의 이스라엘 왕조 역사도 사실일까? 대부분의 근본주의, 즉 문자주의자들은 그것이 그렇다고 하면서 그대로 믿는다. 그러나 성경은 역사책이 아니다. 그것은 우리에게 어떤 것을 말하는 책이다. 그렇게 때문에 성경은 그 의미가 깊다. 그것은 우리에게 어떤 영적인 것을 가르쳐 주고 있기 때문이다.

성경은 팩트(fact)가 아닌 팩션(faction)이다. 팩션은 사실을 뜻하는 영어 'fact'와 허구를 뜻하는 'fiction'의 합성어이다. 사실과 허구가 합쳐진 것으로서 문화계에서 등장한 용어이다. 역사적 사실에 작가의 상상력을 덧붙여 새로운 이야기를 창조해 낸 것인데, 영화, 드라마, 연극 등에서 확대되는 추세이다. 특히 팩션은 역사적 사실을 사용함으로서 많은 사람들이 이미 공감할 수 있는 요소를 확보하고 있으며, 그 사실을 어떤 방식으로 꾸미고, 풀어낼지에 대해서는 작가의 상상력에 따라 그 내용이 완전히 달라지므로 많은 대중에게 큰 인기를 얻고 있다. 우리나라에서도 2000년대 초반부터 팩션류의 영화, 드라마가 인기를 끌기 시작했는데, 대표적으로 2003년에 개봉한 영화 <실미도>, <황산벌> 등이 있다. 하지만 이와 같은 팩션의 유행을 두고 비판하는 목소리도 적지 않다. 문화 콘텐츠들은 경제적 이익과도 관련있는데, 단순히 돈을 벌기 위해 역사적 사실에까지 오락성을 더하는 것은 옳지 못한 일이며 무엇보다도 왜곡된 역사관을 심어줄 수 있다는 지적이 있다.

그러나 성경은 그렇지 않다. 왜냐하면 우리나라에 구전으로 내려오고 있는 전래의 전설의 고향이 그러하듯이 성경은 오랜 세월 입에서 입으로 구전되어 오면서 많은 각색을 거쳤다. 그러면서 그것은 지금까지 우리가 삶을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를 전해주고 있는 정말 멋진 팩션이다. 성경은 그것을 문자적으로 믿지 않는다고 하더라도 전설의 고향이나 팩션과 같은 소설과 비교할 수 없는 영적인 대하 드라마이다. 그것이 하늘에 속한 신령한 영적인 메시지를 우리에게 전해주고 있기 때문이다.

성경만 그럴까? 모든 나라의 설화가 다 그러하다. 우리나라의 설화도 예외는 아닌데, 우리가 잘 아는 단군신화에 나오는 곰과 호랑이 이야기도 그러하다. 단군신화에 나오는 곰과 호랑이 이야기도 고대인들이 우리에게 들려주는 학가다와 할라카 표현양식을 빌어서 우리에게 그 의미를 전해준다. 설화 속에의 곰과 호랑이 이야기는 학가다이고, 쑥 한 줌과 마늘 20개를 먹고 100일 동안 햇빛을 보아서는 안 된다는 금기사항은 할라카양식이다.

곰과 호랑이 이야기에 나오는 쑥은 고통을 상징하고, 마늘은 고통을 끈질기게 감수하는 자세를 상징하고, 마늘 20개는 사람을 의미한다. 사람의 손가락과 발가락 수를 합한 수가 마늘 20개이기 때문이다. 그렇기 때문에 곰과 호랑이에게 마늘 20개를 먹으라라고 한 것은 사람다운 사람이 되고자 할 때, 사람은 자기 나름대로 자기 자신의 구체적인 조건에서 각자 제 몫의 온갖 고통을 끈질긴 인내로 극복해야만 된다.”라는 뜻이다. 결국 사람다운 사람이 되기 위한 싸움은 온갖 고통과 그 좌절을 맞보면서 끝까지 굴하지 않는 인내와 열정을 홀로 간직하고 지켜나갈 때 비로소 가능하다라는 것이다.

100일이란 한국 사람에게 있어서 온전한 숫자, 완전의 완전수인데, “기약할 수 없는 많은 세월을 뜻한다. 37일이란 3의 일곱 제곱으로서, 산모가 출산의 과정에서 받았던 육체적 고통과 타격으로부터 회복하는데 필요한 최소한의 기간이 바로 3·7일로서 21일인 것이다. 우리나라에서는 옛날부터 출산을 하면 산후 조리를 위해 21일 동안 외부인이 들어오지 못하도록 금줄을 쳐 놓았다. 그러므로 곰이 3·7일 만에 사람으로 변신했다는 것은 최소한의 정한 기간을 거쳐 사람다운 사람으로 변모했다라는 뜻이다.

이와 같은 학가다와 할라카를 통해 단군설화는 고조선 사회를 이상화시켜, “사람다운 사람, 이상적인 인간 사회를 소개하고 있다. 우리 민족의 국가 건설의 목적이 그렇다는 것이고, 이를 간략히 요약한 말이 곧 홍익인간(弘益人間)’인 것이다.

예수님은 성경이 학가다(이야기)와 할라카(법전) 형식의 이야기라는 것을 분명히 아셨다. 그에 대한 예를 보자. 예수께서는 내가 무엇을 해야 영생을 얻으리이까?”(10:25)라고 묻는 율법사에게 율법에 무엇이라 기록되었으며, 네가 어떻게 읽느냐?”(10:26)라고 물으신 것이다. 예수님의 말씀에 의하면 기록된 이야기가 아니라, “기록된 내용을 네가 어떻게 이해(또는 해석)하느냐?”라고 물으신 것이다.

그러니까 예수님은 성경은 표면에 나타난 이야기 아니라, 그 안에 감춰진 의미를 어떻게 이해하고, 어떻게 깨달았느냐?”라는 것에 대해 말씀하신 것이다. 겉의 이야기가 아니라 속의 이야기, 표면적 이야기가 아니라 내면적 이야기, 사건이 아니라 사건 속에 담긴 뜻에 대한 이야기라는 것이다. 바로 이 때문에 예수님의 제자들은 성경 속에 담긴 하나님의 이야기를 나누면서 에수님의 해석에 감동을 받았던 것이다.

그러므로 성경이나 설화 속에서 교리를 보지 말고, 그 이야기 속에 담긴 하늘, 즉 하나님의 뜻을 아는데 전심전력해야 할 것이다. 교리는 단지 지식만을 주지만 이야기 속에 담긴 하늘, 즉 하나님의 뜻은 우리가 걸어가야 할 길이기 때문이다. 이것은 단지 성경이나 설화만이 아니라 소설이나 시나 영화나 드라마와 같은 모든 팩션(faction)이 모두 다 그러하다. 그것들은 모두 우리를 하늘, 즉 하나님 앞으로 인도하는 몽학선생, 즉 어린이 인솔자이기 때문이다(갈 3:24-25).

 


[레벨:25]브니엘남

2025.01.27 11:14:45
*.118.113.111

어제 설교 말씀을 듣고 쓴 글 

profile

[레벨:100]정용섭

2025.01.27 21:09:17
*.151.73.227

잘 읽었습니다. 오랫동안 읽기와 사유의 과정을 거쳐온 분의 저력이 느껴지는 글이었습니다.

마지막 패러그래프는 오해의 소지가 있으니 다시 정리하는 게 좋을 듯합니다.

성경은 그 안에 설화적 요소가 있으나 그런 네러티브와 똑같이 초등교사라고 볼 수는 없으니까요.

바울이 말하는 초등교사는 성경을 가리키는 게 아니라 율법을 가리킵니다.

[레벨:4]웃음.

2025.01.28 17:21:52
*.201.98.55

인류학자 끌로드 레비스트로스가 우리나라 단군신화를 해석하는것을 보니 아주 신선하더라고요

재미있게 읽었습니다. 

 

[레벨:25]브니엘남

2025.01.29 06:19:10
*.182.114.137

웃음님

들어가 지지 않는데요

[레벨:4]웃음.

2025.01.29 17:46:34
*.201.98.55

퍼온글입니다.

원래는 레비스트로스가 직접말한것으로 아는데 그의 제자가 다시 말하였네요



클로드 레비스트로스의 <신화학>을 번역한 임봉길 강원대 교수는 단군신화를 우리의 일반적인 생각과 전혀 다르게 해석한다. 그는 지난 2008년 11월 ‘레비스트로스-구조주의의 논리체계와 방법론’이라는 논문에서 단군신화를 구조주의로 분석했다.

임 교수에 따르면, 단군신화에는 환웅·태백산·신단수·쑥·마늘·곰·호랑이·삼칠일·굴·백일·단군 등의 용어가 나온다. 이 용어가 단군신화를 구성하는 요소들이다. 신화의 요소를 레비스트로스는 ‘신화소’라 불렀다. 이 신화소들의 관계에 따라 의미가 생겨난다.

먼저 하늘과 땅의 대립이다. 환웅은 천상이고 곰이나 호랑이, 쑥과 마늘은 지상에 사는 동식물이다. 따라서 우주적 코드로 볼 때 하늘/땅의 대립, 식물/동물의 대립, 동물학 코드로 볼 때 곰/호랑이의 대립이 발생한다.

곰과 호랑이는 둘 다 지상동물이지만 곰은 겨울잠을 자는, 즉 동굴 속에 들어가는 동물이고, 호랑이는 잠시 동굴에 칩거하기는 하지만 기본적으로 땅 위의 짐승이다. 여기서 곰과 호랑이는 땅속/땅위의 대립으로 나타난다.

쑥은 지상의 잎을 사용하지만 마늘은 땅속에 있는 부분을 사용한다. 여기서도 땅속/땅위의 대립이 식물과 동물 모두에 짝을 이뤄 나타난다.

이를 표로 만들면 ‘하늘/땅 :: 땅위/땅속’이다.

왜 곰은 여인이 되고 호랑이는 실패했을까? 곰은 땅속에서 겨울잠을 자는데, 이는 인간이 여자의 자궁 속에 들어갔다 나와야 하는 것과 똑같다. 곰이 여성이 된 이유는? 천상의 신이 남자이므로 그의 대립물은 여성이어야 하기 때문이다.

레비스트로스는 신화 분석에서 2개의 대립 항을 연결하는 하나의 중개 항, 즉 매개 항을 상정했다. 이는 정-반-합의 변증법적 사고방식과 같다.

단군신화에도 매개 항이 나타난다. 태백산과 신단수는 하늘과 땅을 매개하는데, 세계 여러 신화나 동화에서 산이나 나무가 같은 구실을 한다. 신화나 설화에 자주 등장하는 동아줄이나 사다리도 하늘과 땅을 연결하는 매개 항이다.

쑥과 마늘은 곰을 인간이 될 수 있도록 하는 매개 항이고, 굴속(땅속)은 곰을 여인이 될 수 있도록 하는 매개 항이다. 매개 항 없이 두 극을 연결할 수 없다. 단군신화에서는 신과 짐승이 매개 항 없이 결합하는 것을 허락하지 않는다. 신화는 먼저 짐승을 인간으로 변형하고 신이 인간으로 변한 후에야 신과 인간이 성적인 매개를 통해 결합함으로써 새로운 인간을 만드는 과정을 이야기한 것이다.

이상과 같은 분석 끝에 임 교수는 다음과 같은 결론을 내린다.

“단군신화로 보아 인간은 결국 하늘과 땅의 결합 산물이다. 신화시대 인간들의 철학으로는 신성(神性)과 수성(獸性)의 결합이 인성(人性)이 된 것으로 볼 수 있다. 그래서 보통 (우리 민족을) 천지인(天地人)이라는 용어를 사랑했던 민족이라고 이야기하는 것은 틀린 것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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