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비안들의 세상 살아가는 이야기. 부담없이 서로의 생각과 이야기를 나누는 공간이 되었음 합니다.

나를 키운 건 팔할이 바람이다.

조회 수 8046 추천 수 0 2012.02.10 08:09: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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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자화상

 

애비는 종이었다. 밤이 깊어도 오지 않았다.

 

파뿌리같이 늙은 할머니와 대추꽃이 한 주 서있을 뿐이었다.

 

 

어매는 달을 두고 풋살구가 꼭 하나만 먹고 싶다 하였으나..... 흙으로 바람벽한 호롱불 밑에

 

 

손톱이 까만 에미의 아들.

 

 

갑오년이라든가 바다에 나가서는 돌아오지 않는다하는 외할아버지의 숱많은 머리털과

 

 

그 커다란 눈이 나는 닮았다 한다.

 

 

 

스물세 해 동안 나를 키운 건 팔할이 바람이다.

 

세상은 가도가도 부끄럽기만 하더라.

 

어떤 이는 내 눈에서 죄인을 읽고 가고

 

어떤 이는 내 입에서 천치를 읽고 가나

 

나는 아무 것도 뉘우치진 않을란다.

 

 

 

찬란히 틔워오는 어느 아침에도

 

이마 위에 얹힌 시의 이슬에는

 

몇 방울의 피가 언제나 섞여 있어

 

볕이거나 그늘이거나 혓바닥 늘어뜨린

 

병든 수캐마냥 헐떡거리며 나는 왔다.

 

 

 

 

서정주시인의 자화상

이 시를 보기위해 검색을 하다가 여러 가지 글들을 보게 되었습니다.

어떤이는 풍파를 이겨낸 천년의 나무사진에 천년이 되는동안 나를 키운건

팔할이 바람이었다는 말을 붙였고,

또 어떤이는 자신의 나이 스물두살이 되는동안 자신을 키운건 바람이었다고

재인용하였습니다.

어떤이는 친일파 서정주시인의 이 시를 단지 문학적으로만 볼뿐 그분의 성향을

판단하지 않고자 한다고 하였고요..

또 어떤이는 자신을 키운것은 팔할이 독서였다고 고백하였습니다.\

또 어떤이는

어린시절 나를 키운건 팔할이 후레쉬맨이었다

중학시절 나를 키운건 팔할이 바람이었다. (바람의나라)

고등학생시절 나를 키운건 팔할이 판타지소설이었다.

라고 할 정도로 자신이 좋아했던것을 말하는군요...

또 어떤이는 나를 키운것은 팔할이 바람이었다는 뜻이

종노릇하는아버지,늙은할머니,빈곤에시달리는어머니가이할을키운것이라면나머지팔할은젊음의방황과시련이키운것이라는뜻이라고 해석하고요..

또 어떤이는 아래의 글을 올려놓았군요...

시구연구

애비는 종이었다 : 화자의 가족사에 대한 솔직한 고백(시인의 부친은 인촌 김성수 선생 댁의 농노였다 함)

달을 두고 : 임신을 하고

꼭 하나만 먹고 싶다 : 겨우 살구조차 마음대로 먹을 수 없는 가난한 살림

흙으로 ~ 에미의 아들 : 어린 시절 가난한 화자의 삶의 모습

갑오년 : 갑오 동학혁명이 있었던 1894년

외할아버지의 ~ 닮았다 한다 : 억압적 현실에 저항하던 외할아버지의 기상을 닮음

팔할 : 80%

바람 : 고독, 방황, 시련

세상은 ~ 하더라 : 가문의 신분과 가난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부끄러움

죄인 : 동학에 가담했던 외할아버지의 손자로서의 평가

천치(天痴) : 천한 노비의 아들로서의 평가

나는 아무것도 ~ 않을란다 : 굴욕적 삶에 당당히 맞서고자하는 의지

찬란히 틔워 오는 어느 아침 : 고통을 극복한 후의 인간적인 삶

시의 이슬 : 고통 속에서 이루어지는 창조의 열매

피 : 벗어날 수 없는 숙명적 유전성

혓바닥 늘어뜨린 : 힘들고 고통스러운 삶의 모습

병든 수캐마냥 ~ 나는 왔다 : 비록 힘들고 고통스러웠지만 의지를 가지고 살아왔음을 고백

핵심정리

성격 : 낭만적, 상징적, 격정적, 관념적

심상 : 시각적 심상과 상징적 심상이 다분히 서사적인 표현 속에 반복되어 있음

운율 : 4음보가 기본 율조이나 산문적임

표현 : 가능한 한 간접적인 묘사 방식을 피하고 바로 대상과 관념에 직핍(直逼)하는 표현 방식을 택하고 있음

주제 : 역사의 시련기를 겪으면서 고통스럽게 살아온 삶에 대한 회고

 

지난 화요일 군종목사수련회에 참석해서 들은 정용섭목사님의 강의중 나온 이야기입니다.

종종 정목사님의 강의에서 들은 몇몇 이야기에 감동을 받기도하고 서정주시인의 자화상도 듣긴 하였지만 이렇게 정작

찾아보기는 처음인것 같습니다.

 

부끄럽게도 이 아침 사무실에 홀로 앉아서 이 시를 여러번 읽으며 눈물을 토해냈습니다.

어려운곳도 있습니다.  그래서 여러번 읽어보았습니다.

 

정목사님의 강의를 들으신분들은 아시겠지만 이 바람이라는 뜻을 정목사님은 성령으로 연결하십니다.

성령은 생명을 주는 바람 그 바람은 숨을 쉬는 그 숨에 붙어 있고,  우리의 생명을 좌지우지하지요.

근원,숨,생명,바람,성령.........

 

 

 


[레벨:17]까마귀

2012.02.10 10:23:50
*.154.230.91

.

profile

[레벨:14]웃음

2012.02.10 18:39:16
*.220.45.170

정목사님께서 알려주셔서 겨우 알아갑니다.

어렸을때 닭도 드셨군요... ^^

23년은 나이인가봐요..  그 시를 쓸때...

궁금도 갑자기 하셔요? 앞으로는 천천히 하세요^^

까마귀목사님 보고싶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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