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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들에게 희망을

조회 수 5343 추천 수 0 2020.10.29 07:13: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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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들에게 희망을

 

 

얼마 전에 꽃들에게 희망을이라는 책을 처음 보았다. 외손들이 추석이라 내려왔을 때 가지고 온 책이다. 외손들이 잘 때 내가 이 책을 읽었다.

 

이 책을 한마디로 한다면 두 마리 애벌레의 성장일기이다. 이 책의 줄거리를 간단하게 요약해 보자.

 

처음 알에서 나온 작은 호랑 애벌레가 세상을 향해 인사한다. “세상아 안녕! 햇빛 속으로 나오니까 정말 환하구나.”


초록 잎을 마음껏 먹으며 자신을 키워가던 애벌레는 어느 날 문뜩 이런 생각을 한다. “그저 먹고 자라는 것만이 삶의 전부는 아닐 거야. 이런 삶과는 다른 무언가가 있을 거야그러던 중 애벌레 기둥을 발견한다. 수많은 애벌레들이 기둥을 오르는 걸 보면 기둥 꼭대기에는 틀림없이 특별한 게 있을 거라고 생각한다.


오르는 동안 애벌레들은 서로 경쟁자가 되고 빨리 오르기 위해 서로를 짓밟고 앞만 보고 올라간다. 그러다 노랑 애벌레를 만나서 행복한 시간을 보내지만 호랑 애벌레는 애벌레 기둥에 대한 미련을 버리지 못한다. 호랑 애벌레는 노랑 애벌레를 두고 다시 애벌레 기둥을 오른다.


그러던 어느 날 노랑 애벌레는 털투성이 자루 속에 갇힌 채로 거꾸로 매달려 있는 늙은 애벌레를 보게 된다. 늙은 애벌레는 나비가 되려면 이렇게 해야 한다고 말한다. “겉모습은 죽은 듯이 보여도 참모습은 여전히 살아있단다.”


노랑 애벌레는 묻는다. “어떻게 하면 나비가 되죠?” “간절히 원해야 돼. 하나의 애벌레로 사는 것을 기꺼이 포기할 만큼.” 노랑 애벌레는 모든 것을 포기해야 한다는 생각에 덜컥 겁이 났다. 하지만 노랑 애벌레는 나비가 되기 위해 용기를 내었다.


한편 애벌레 기둥의 끝까지 올라간 호랑 애벌레. 그렇게 올라간 꼭대기에는 무엇이 있었을까? 그곳에는 아무것도 없었다. 그럼에도 다른 애벌레들은 말한다. “우린 지금 저들이 올라오고 싶어 하는 곳에 와있다.”라고. 거기서 호랑 애벌레는 자신의 주위를 맴도는 노랑나비를 발견한다. 그리고 자신도 고치가 되어야 한다는 것을 깨닫는다. 그리고 어느 날 호랑나비가 된 애벌레와 노랑나비는 만나게 된다.


외손들이 읽던 책이 나에게 큰 감동으로 다가왔다. 요즘 아이들이 다 그렇듯 우리 외손들도 어려서부터 많은 학원을 다닌다. 이전부터 이에 대해 회의가 들기 시작했다. 과연 이렇게 치열하게 아이들을 키우는 게 맞는 것인가? 그러면서 이 책에 있는 그림이 자꾸 머릿속에 생각이 난다. 애벌레 기둥 과연 기둥 꼭대기에 무엇이 있을까?


우리 외손들이 무엇이 될지도 모른 채 다른 애벌레들이 올라가니까 딸도 덩달아 외손들에게 애벌레 기둥을 오르게 강요하고 있지는 않은가? 의미 없는 경쟁을 하며 서로를 짓밟고 조금이라도 앞서가기 위한 경쟁으로 외손들을 딸이 내몰고 있지는 않은가 하는 고민이 전부터 있었다.


애벌레가 자신이 나비가 될 수 있다는 것을 알지 못했듯이 우리도 모르고 있는지 모른다. 내가 가진 가능성을 말이다. 내게 주어진 희망은 과연 뭘까? 나의 진정한 가치와 내게 주어진 소명은 과연 무엇일까?


나는 올해 새로운 준비를 하고 있다. 그 일은 내가 오래전부터 하고 있었던 일의 연장선에 있는 것이다. 하지만 적지 않은 나이에 무언가를 새로 시작한다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정말 많은 용기가 필요하다. 예전에는 남들이 하는 거면 나라고 못하겠어?”하는 자만도 있었지만 지공(지하철 공짜) 세대가 되어 가니 점점 자신감이 떨어지고 두려워진다.

 

애벌레가 나비가 되는 과정은 또 다른 나로 다시 태어나는 것이다. 나비가 되기 위해 어둡고 답답한 고치 안에서 애벌레가 몇 년간 숨죽이며 버텨야 하듯 나에게도 감내하고 기다려야 하는 힘든 과정이니 기다리고 있을 것이다. 하지만 애벌레가 편안한 애벌레의 삶을 포기하고 기꺼이 나비가 되기를 택하듯이 나도 나비가 될 준비를 하려 한다. 몇 년이 지난 후에 반드시 힘차게 날아오르는 나비가 되기를 바라면서.

나비가 되기 위해 준비하는 모든 이들에게 이 글을 전한다. “나비는 미래의 네 모습일 수도 있단다. 너는 아름다운 나비가 될 수 있어. 우리는 모두 너를 기다리고 있을 거야. 꼭대기에 오르려면 기어오르는 게 아니라 날아야 하는 거야.”

 

이 책은 우리에게 변화에 대해 말해 준다. 변화는 애벌레가 나비가 되는 것이다. 헬라어로 변화라는 단어 ‘metamorpheo’에서 애벌레가 나비가 되는 변태라는 영어 단어가 ‘metamorphosis’가 파생되었다. ‘meta’‘trans, ‘morpho’‘form’으로 ‘metamorpheo’는 변화이다. “허물을 벗지 못한 뱀은 죽는다.”고 말한다. “탈피하지 못한 뱀은 죽는다.”고 말한다. 허물을 벗고 탈피하지 않으면 결코 애벌레가 나비가 될 수 없다. 애벌레의 삶이냐, 나비의 삶이냐는 허물을 벗고 탈피하느냐 못하느냐에 달려 있다. 허물을 벗고 탈피하기 위해 나는 나날이 새로워지고 있는가? 나날이 허물을 벗고 탈피하지 못하면 매너리즘에 빠져 결국 변화되지 못하여 한 번 날아 보지 못하고 멸망하게 될 것이다. 변화는 영광에서 영광에 이르는 신진대사적인 과정의 결국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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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벨:100]정용섭

2020.10.29 20:53:38
*.137.91.228

앗, 제가 지난 설교 시간에 언급했던 책을 자세하게 , 깊이 있게 설명해주셨군요.

젊은 시절 느꼈던 감흥이 브니엘남 님의 글을 통해서 되살아납니다.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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