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비안들의 세상 살아가는 이야기. 부담없이 서로의 생각과 이야기를 나누는 공간이 되었음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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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냥일기163-6.11】 드디어 달린 방울
뭐든 키워보고 싶어했던 아내가 화분에 흙을 가득 담아달라고 한다. 처가의 밭에서 흙을 몇 자루 퍼 와서 화분에 채워 처마 밑에 쪼르르 놓고 모종 가게에 가서 여러 가지 종류의 방울 토마토 모종 1만원 어치를 사다가 심었다.
“정말 1만원 어치 이상 따 먹을 수 있는거여?”
그렇게 심어놓고 아침저녁으로 물을 주며 애지중지... 그런데 ‘프로 농사꾼’인 2층 할머니가 보고 ‘초보 농사꾼’의 밭이 한심스러웠던지 “맨 아랫순은 따주는 거여.” 하면서 토마토 키우는 방법을 이것저것 알려주신다.
그렇게 키운 토마토에 드디어 빨간 방울이 딱 하나 달렸다. “와~~ 드디어 첫열매다. 첫열매는 목사님 갖다 드렸었는데...” 아내가 유심히 보더니 “그건 모종 살 때부터 붙어있던 거여.” ⓒ최용우
【그냥일기169-6.17】 무당벌레
뭐든 키워보고 싶어했던 아내가 여러 종류의 방울토마토 10그루를 화분에 심어놓고 아침저녁으로 들여다보며 애지중지하고 있다. 나는 물을 주는 역사적인 사명을 부여받고 오늘도 열심히 충성스럽게 청지기의 사명을 다하고 있다. 깜빡 했다가는 아후~ 큰일난다.
앗! 그런데 아내의 토마토를 노리는 놈들이 있었으니 어느날 잎사귀에 까만 무당벌레가 달라붙어서 녹즙을 빨아먹고 있었다. 토마토 잎사귀가 점점 그물처럼 앙상하게 변해갔다. 무당벌레는 진딧물을 잡아먹고 사는 익충으로 알고 있었는데, 검색을 해보니 식물의 잎을 먹고 사는 돌연변이도 있다는 것이다.
지까짓것들이 그 작은 입으로 오물거리며 얼마나 먹으랴 싶었는데, 워매~ 요놈들이 먹방을 찍는다. 할수없이 잔인하기는 하지만 싹 잡아서 발로 비벼버린다. 일이 하나 더 늘었다. ⓒ최용우
【그냥일기177-6.25】 토마토 꽃
뭐든 키워보고 싶어 했던 아내가 화분에 심은 10그루 방울토마토가 잘 자라고 있다. 모종을 살 때 종류별로 골고루 섞어 10포기를 샀다. 방울토마토는 품종이 굉장히 다양하다. 루 비볼, 뽀뽀, 꿀, 페페, 미니캐롤등등 이름도 재미있다.
자라는 모습도 제각각이다. 키는 작은데 열매를 많이 맺는 놈도 있고, 키만 쭉쭉 크고 정작 열매는 몇 개 없는 놈도 있고, 처음부터 지금까지 비실비실한 놈도 있다. 동골동골한 열매도 있고 약간 길쭉한 열매도 있다. 꽃은 감자꽃 비슷한데 노란 꽃이 옹기종기 모여 핀다. 그래서 흥부네 식구들처럼 방울도 옹기종기 달린다.
창문을 열면 창밖으로 바로 방울이 달린 모습을 볼 수 있다. 아내가 “아이들 있을 때 저런 모습을 보여줬어야 하는데, 그때는 토마토 키울 생각을 왜 못했는지 모르겠다”고 한다. ⓒ최용우
【그냥일기183-7.1】 알록달록
뭐든 키워보고 싶어했던 아내가 화분에 심은 방울토마토에 알록달록 열매가 맺혔다. 카메라를 땅바닥에 대고 위를 향해서 토마토가 나오도록 사진을 찍어본다. 사진 찍는 자세가 마치 똥 싸려고 쪼그려 앉은 것 같은 민망한 모습이지만, 토마토를 이쁘게 찍어주려면 어쩔 수 없지.
애초에 방울토마토 모종을 화분에 심을 때 열매를 따먹기 위해서라기보다는 그냥 방울이 자라는 것을 보고 사진도 찍고 초록이 주는 ‘정서적인’ 안정감을 받고 싶어서였다.
아내가 “지지대 세워라, 해 넘어가면 물 줘라, 무당벌레 잡아라...”시시때때로 명령을 내리는 것이 병아리 눈물만큼 찍끔 스트레스이지만 방울토마토를 키우면서 얻는 즐거움이 1억배는 더 크기 때문에 그 정도는 얼마든지 감내할 수 있다. ⓒ최용우
【그냥일기195-7.13】 방울 수확
뭐든 키워보고 싶어했던 아내가 화분에 심은 방울토마토를 드디어 첫 번째로 수확했다. 서너가지 품종을 골고루 심었더니 열매도 색깔이나 모양도 제각각이다.
방울토마토를 붉은색이 될 때까지 그냥 두었더니 가운데로 쫙 쪼개지면서 곯는 것이었다. 아... 가게에서 파는 방울토마토는 미리 따서 운반하는 과정에 빨갛게 익어가는 것이었구나.
뭐든 때가 있는데, 방울 토마토도 따야 될 때가 있음을 배운다. 아침저녁으로 열심히 수확해서... 누가 다 먹지? 나는 토마토를 별로 안 좋아하니까... 모종을 사다 심은 사람이 다 먹어야지뭐^^
방울 토마토 나무가 처음엔 비실비실 했는데, 땅심을 받더니 어느새 열매가 가지마다 주렁주렁 열렸다. 우리는 물만 주고 벌레만 잡아 주었고 나머지는 하나님께서 다 키워 주셨다. ⓒ최용우
나무에 달린 토마토 색깔이 너무 이뻐요~~
나무에서 익은 토마토는 달잖아요.
자꾸 드시다 보면 그 맛을 좋아하게 되실겁니다.
재밌는 일기 자주 올려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