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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냥일기] 나팔꽃 이야기

조회 수 870 추천 수 1 2024.09.13 11:20: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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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냥일기231】 나팔꽃 탈출 

파출소 뒤에 빈집이 한 채 있다. 사실은 사람만 안 살뿐 빈집은 아니다. 담너머로 보면 온갖 풀들과 꽃들이 마당과 마당에 딸린 밭에 와글와글 살기 때문이다. 지난번엔 두꺼비도 대문 밑으로 엉금엉금 기어들어가는 것도 봤다. 
만약 사람이 살았으면 절 때 담을 넘을 수 없는 나팔꽃이 전봇대에서 집으로 연결된 전기줄을 타고 담을 넘어 탈출을 시도하고 있다. 거...의 성공? 담을 넘는 긴박한 순간에도 보라색 꽃을 피우는 것을 잊지 않고 군데군데 꽃도 피어있다. 
오래전에 TV 주말의 명화에서 본 <쇼생크 탈출>이라는 영화가 생각난다. 죄수들에게 ‘희망’이 없으니 감옥에서 석방되었다가도 스스로 다시 감옥으로 들어온다는 줄거리였는데, 나팔꽃을 보면서 왜 ‘희망’이라는 단어가 생각났을까? ⓒ최용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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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냥일기235】 나팔꽃 묵상

파출소 뒤에 빈집이 한 채 있다. 빈 집의 담장 벽돌 구멍 사이로 기어나온 넝쿨에 나팔꽃이 피었다. 그렇다. 상황이 바라는 대로 되지 않아도 거기에서 할 수 있는 만큼 최선을 다하면 된다. 
그렇다. 이 세상은 극심한 불평등과 고통으로 가득 차 있다. 그렇다고 해서 움츠러들거나 겁낼 필요는 없다. 깨어있는 마음으로 무슨 일이든 남을 해치는 일만 아니라면 그저 최선을 다해서 성실하게 해내면 마음에 평화가 찾아올 것이다. 
그렇다. 지금보다 한 20배 더 고약한 세상이 된다 해도 그것이 나를 죽이지는 못한다. 뭘 해도 안되면 그냥 가마아아아...안히 있으면 된다. 근심 걱정은 오히려 일을 더 힘들고 복잡하게 할 뿐이다. 
그렇다. 숨 쉬고 웃고 먹고 자고 길을 가다가, 문득 눈에 멋진 장면이 들어오면 그 순간 사진을 찍으면 된다. ⓒ최용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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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냥일기250】 주먹 꽉

파출소 뒤에 빈집이 한 채 있다. 동네 입구에 있는 집이라 하루에도 몇 번씩 오고가며 나팔꽃이 여기저기에서 월담하여 담 밖으로 탈출을 시도하고 있는 모습을 본다. 
나팔꽃은 아침꽃이다. 새벽 3~4시경에 꽃봉오리가 벌어지기 시작해서 오전 9시경에 활짝 피었다가 점심때가 되기도 전에 꽃잎을 오므리고 떨어져 버린다. 나팔꽃은 신기하게도 어둠의 시간(밤)을 겪지 않으면 꽃을 피우지 못한다고 한다.
나팔꽃은 모닝글로리(Morning glory)이다. 이른 아침에 피는 환희, 기쁨, 영광, 찬미의 꽃인데, 서구권에서는 아침에 남자들의 힘이 빨딱 일어서는 발기를 ‘모닝 글로리’라고 한다. 음... 나팔꽃이 주먹을 꽉 쥐고 하루를 마감하고 있다. 안타깝게도 나팔꽃은 피는 시간이 짧고 금방 시든다. 음?.. ⓒ최용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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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냥일기251】 아름다운 지구

파출소 뒤에 빈집이 한 채 있다. 담장 위로 나팔꽃 줄기가 자유롭게 돌아다니고 있다. 아침 햇살이 쨍하니 마치 스포트라이트를 비추듯 나팔꽃을 비추고 있다. 이렇게 광(光)이 풍부한 날은 아무렇게나 찍어도 사진이 잘 나온다.
마침 집에 ‘커피 원두’가 떨어져서 편의점에 가 뜨거운 커피 한잔 텀블러에 내려오는 중이다. 편의점에 있는 종이컵을 쓰면 1500원이고 텀블러를 가지고 가면 1300원이다. 천천히 걸어가고 오면서 주변을 살펴본다. 지구는 참 아름답다.  
이 경이로운 어머니 지구를 밟고서 마음을 모아 한걸음 한걸음 걸으며 눈을 뜨니 사진으로 담아 둘 찰라의 장면들이 너무나도 많다. 사진을 30장도 더 찍었다. 길가에 떨어진 곯은 감조차도 특별하게 보이는 날이다. ⓒ최용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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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벨:100]정용섭

2024.09.14 19:41:13
*.137.91.200

'파출소 뒤에 빈집이 한 채 있다.'는 詩네요.

멀리 이탈리아나 스위스나 프랑스에 가지 않아도 

지구의 아름다움을 만끽할 수 있다는 게 바로 시인의 마음이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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