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랍비 조너선 색스의 <매주 오경 읽기 영성 강론>

조회 수 2367 추천 수 0 2022.04.20 12:17: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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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간안내

 

 

성서심층연구 시리즈 01

 

매주 오경 읽기 영성 강론

하나님보다 앞서 걸어라

 

랍비 조너선 색스 지음, 김준우 옮김, 한국기독교연구소, 신국판, 382, 59일 발행, 18000,

ISBN 978-89-97339-85-3 94230 (세트) ISBN 978-89-97339-86-0 94230

원서 STUDIES IN SPIRITUALITY: A Weekly Reading of the Jewish Bible (Maggid Books, 2021)



1. 책소개

 

템플턴상 수상자 랍비 조너선 색스(1948-2020)의 마지막 저술인 이 책은 매주 오경(토라) 읽기 본문에 따라 오경의 영성을 52회에 걸쳐 강론한 책이다. 그는 언약과 대화시리즈 다섯 권을 통해 오경의 의미를 오늘의 삶의 현실과 관련시켜 해명한 후에, 마지막으로 이 책을 통해 유다이즘 영성의 핵심을 정리했다. 오늘날 많은 사람들이 종교에 대해 점차 무관심하게 되는 탈종교화 시대에, 저자는 오랜 공부와 경험을 바탕으로, 삶을 더욱 풍성하게 만들고, 이상적인 사회를 만들기 위해 우리가 무엇을 어떻게 할 수 있는지를 정리했다. 하시디즘 전통의 아브라함 요수아 헤셸과는 달리, 랍비 조너선 색스는 방황하는 자들을 위한 안내서를 쓴 마이모니데스의 전통을 따라, 성서의 어려운 질문들에 대한 설명에 초점을 맞춘다. 그래서 미드라쉬, 미슈나, 탈무드 등 유대인들의 주석 자료들뿐 아니라 기독교인들이 거의 묻지 않았던 질문들을 통해, 오경을 새롭게 이해하도록 도와준다. 예를 들어, “하나님은 왜 당대에 가장 의로웠던 노아가 아니라, 무명의 아브라함을 통해 이스라엘 백성을 시작하셨는가?” 하는 질문이다. 모든 이야기들의 맥락과 의미에 대해 꼬치꼬치 캐물음으로써 그 이야기 속에 들어 있는 깊은 영적인 의미를 찾아낸다. 따라서 이 책은 유대인들이 매주 오경 읽기를 통해 어떻게 믿음의 조상들의 이야기를 되새기며, 일상 속에서 거룩하게 살아가는 방법을 배우는지를 보여준다. 그들은 오랜 박해와 고난의 역사를 통해 불안과 불확실성이 가득한 위기 속에서도 오경을 통해 영원한 순간을 살아가는 지혜를 배웠다. 오경이 자신들의 삶을 비춰주고, 자신들의 삶을 통해 하나님과의 대화를 새롭게 써나가는 길을 찾았기 때문이다.

 

2. 저자

 

랍비 조너선 색스(1948-2020)는 영국 정통파 랍비로서, 세계적으로 존경받는 종교지도자이며 철학자, 성서주석가로서, 영국연방에서 가장 큰 회당 조직인 연합히브리회중의 영적 지도자인 최고 랍비(1991-2013)와 랍비 대학 총장을 역임했다. 최고 랍비에서 은퇴한 후에는 뉴욕대학교와 예시바대학교, 런던 킹스칼리지의 유대학 교수를 역임했으며 라울발렌버그 인권센터의 정회원이었다. 30권 이상의 책을 저술한 그는 인생의 영적 차원을 가르친 특별한 공헌을 인정받아 2016년에 템플턴상을 수상한 것을 비롯해서 예루살렘 상, 라디슬라우스 라츠 에큐메니컬과 사회적 관심 상 등 많은 상을 받았으며, 열여덟 개 대학에서 명예박사학위를 받았다. 2005년에는 영국 왕실로부터 기사 작위를 받았다.

런던에서 폴란드 이민자의 아들로 태어난 그는 케임브리지 곤빌앤카이우스 대학에서 실존 철학을 공부한 후 옥스퍼드 뉴칼리지와 런던 킹스칼리지에서 공부하여 1981년에 박사학위를 취득했으며, 유대인 대학과 예쉬바 에츠 카임에서 랍비 안수를 받았다. 1978년에 런던 골더스 그린 회당의 랍비로 임명된 후, 1983년에는 센트럴 런던의 웨스턴 마블 아취 회당의 랍비가 되었다. 1970년에 일레인과 혼인했으며, 세 명의 자녀와 여러 명의 손주들이 있다.

랍비 색스는 그의 사역을 인정받아 여러 차례 국제적인 상을 받았다. 2016년에 템플턴 상을 받은 것을 비롯해서, 1995년에는 디아스포라 유대인의 삶을 위한 그의 공로로 예루살렘 상을 받았고, 2011년에는 이스라엘 벤구리온 대학교로부터 라이슬라우 라츠 에큐메니칼 및 사회적 관심 상을 받았다. 바일란 대학교의 잉게보르그 레너르트 예루살렘 학문센터로부터 시온 수호자 상을 받았으며, 2014년에는 이스라엘의 현대생활에서 할라카에 대한 그의 실천적 분석과 적용에 공헌한 것을 인정받아 카츠 상을 받았다.

그의 저서들 가운데 차이의 존중: 문명의 충돌을 넘어서사회의 재창조: 함께 만들어가는 세상을 찾아서가 번역되었다.

 

3. 목차

 

<성서심층연구 시리즈>를 발간하면서 __ 11

서문: 우리들 자신의 이야기를 써넣기 / 시반 라하브 메이르 __ 15

서론: 시간의 한복판에서 영원을 느끼기 __ 21

 

창세기

듣기의 기술 __ 31

불확실성 속에서 살아갈 용기 __ 38

세대를 거쳐 이어가는 여정 __ 43

우리들 사이의 공간을 축복하는 일 __ 49

미래에 대한 믿음 __ 55

아버지의 사랑 __ 61

빛은 어떻게 스며드는가 __ 67

두려움을 느낄 때 __ 73

세상을 어떻게 바꿀 것인가 __ 80

절망하지 않고 기다리기 __ 86

틀을 새로 짜기 __ 92

미래를 예측하지 않기 __ 98

 

출애굽기

저주를 축복으로 바꾸기 __ 107

물질적 세상에서의 정신 __ 113

영적인 자녀 __ 119

새롭게 하는 에너지 __ 125

생각하기 전에 감사하기 __ 131

행위와 듣기 __ 137

줌으로써 받는 선물 __ 144

영감과 수고 __ 150

가까이 계신 하나님 __ 156

사회적 동물 __ 163

앉아 있지 말고 걸어라 __ 169

 

레위기

의미 찾기 __ 177

희생제사 이해하기 __ 183

열광주의의 위험성 __ 189

수치심의 힘 __ 195

실수를 인정할 용기 __ 202

유대인의 정체성을 찾아서 __ 208

거룩한 시간들 __ 216

가족의식 __ 224

방향감각 __ 230

 

민수기

침묵의 소리 __ 239

사랑의 축복 __ 246

절망에서 희망으로 __ 254

두 종류의 두려움 __ 261

위계질서와 정치: 결코 끝나지 않는 이야기 __ 267

사별의 트라우마를 치유하기 __ 274

무엇이 하나님을 웃으시게 만드는가 __ 282

모세의 실망 __ 289

우리의 약속 지키기 __ 297

인권의 복잡성 __ 303

 

신명기

백스무 살까지: 늙어도 젊게 사는 길 __ 313

?”라는 물음의 힘 __ 319

귀 기울임의 영성 __ 327

기쁨의 깊은 힘 __ 334

겸손의 위대함 __ 341

사랑의 한계 __ 347

우리의 예배와 정체성 __ 355

하늘에서가 아니다 __ 363

우리의 날을 새롭게 하기 __ 369

도덕적 우주의 호 __ 376

 

4. 책 속으로

 

(14) 제도 종교의 영적인 파산”(존 캅)에도 불구하고, 개인의 영적인 변화 없이는 사탄의 체제와의 투쟁이 실패할 수밖에 없다(월터 윙크). “대량파괴의 가장 큰 무기는 인간의 마음”(조너선 색스)이기 때문이다. 또한 성서해석이 흔히 문자에 매여 과거 지향적이 됨으로써, 당면 위기와 미래를 위한 과제를 무시한 채, 기존질서를 옹호하는 수구적 태도를 조장해왔다. 특히 성서가 자본주의 사회에서 탐욕과 혐오와 차별을 정당화하는 빌미가 되지 않도록 성서의 심층적 의미를 배우고, 기존질서를 비판하고 저항함으로써 새로운 문명을 선도할 책임이 부족했다. 일차적으로 신학자들의 책임이다. (발간사 중에서)

 

(27) 역자주: 저자는 창세기가 의도적으로 비철학적 방식으로 쓰여진 철학이며, 철학이 체계로서의 진리인 것과 달리, 창세기는 이야기로서의 진리라고 말한다. “오경이 모두를 위한 보편적 책이기 때문이다. “성서의 위대한 주제 중 하나는 엘리트들, 특히 지식 엘리트들에 맞서는 한결같은 전투다. 토라는 이스라엘을 제사장들의 나라와 거룩한 민족’(19:6)으로 정의한다. 즉 모든 구성원들이 적어도 은유적으로는 제사장들이 되려고 열망하고, 거룩한 민족이 되려는 나라로 정의한다. 유다이즘은 거룩함을 민주화하는 것이며, 누구나 종교적 지식에 접근할 사회를 만드는 것에 관한 것이다. 따라서 모두가 이해할 수 있는 이야기들이 중요한 것이다라고 말한다. 또 이야기에는 많은 층들이 있어서, 나이가 들수록, 세대가 바뀌어도 새롭게 캐내는 층이 있고, 서스펜스가 있어 결정론을 거부하며, 예상하지 못한 일들이 일어난다고 말한다. 또한 창조와 인간의 악이 확대되어 생명의 미래를 위협하게된 과정에 뒤이어, 가족 이야기 중심의 창세기가 민족 탄생 이야기인 출애굽기보다 앞에 놓인 이유는 개인적인 것이 정치적인 것보다 우선함, 즉 거대담론이 해결할 수 없는 복잡한 개인의 마음과 가족의 평화를 우선적으로 해결할 필요성을 보여준다고 지적한다. Jonathan Sacks, Genesis (Meggid Books, 2009), 6-11.

 

(31) 인간이 저지른 첫 번째 죄는 정확히 무엇이었는가? 선과 악을 알게 하는 지식의 나무는 무엇이었는가? 선과 악을 아는 지식이 그토록 나쁜 것이라서 금지해야만 했으며, 또한 죄를 통해서만 얻을 수 있는 지식이었는가? 선과 악의 차이를 아는 것은 인간이 되는 데 본질적인 것이 아닌가? 그것은 가장 높은 형태의 지식 가운데 하나가 아닌가? 분명히 하나님은 인간이 그런 지식을 갖기를 원하셨을 것 아닌가? 도대체 왜 하나님은 그 나무 열매를 먹지 못하게 금지하셨는가?


(36) 아담과 하와의 드라마는 비유대인들이 해석해왔던 것처럼 타락이나 원죄, 사과나 섹스에 관한 것이 아니다. 그것보다 훨씬 깊은 것이다. 그것은 우리가 살도록 요청받는 도덕에 관한 것이다. 우리는 다른 사람들을 지배하는 도덕에 지배당할 것인가? 마치 도덕이 정치인 것처럼, 대다수의 의지에 지배당할 것인가? 우리 감정의 지평이 명예와 수치심이라는 두 가지 뿌리 깊은 사회적 감정에 국한될 것인가? 우리의 가장 중요한 가치가 남들의 눈에 보이는 우리의 모습인가? 아니면 전혀 다른 것, 즉 하나님의 말씀과 의지에 귀를 기울이는 것인가? 에덴동산에서 아담과 하와가 직면했던 것은 인간의 원형적 선택, 즉 그들의 눈이 본 것(선악과나무와 그 열매)과 그들의 귀가 들은 것(하나님의 명령) 사이에서 선택해야 하는 것이었다. 그들이 전자를 선택했기 때문에 수치심을 느꼈다. 죄의식이 아니었다. 그것은 선과 악을 아는 지식의 한 형태이지만, 유대인들의 관점에서 보면 그것은 잘못된 형태다.

 

(40) 이것은 물론 고대 전통의 일부분으로서 라쉬(1040-1105)가 그의 주석(6:9)에서 언급한 것이며, 하나님이 도대체 왜 유대 민족을 노아에서부터 시작하지 않으시고 아브라함에서부터 시작하셨는지에 대한 그 현자의 이해에서 핵심적인 이유였다. 노아는 하나님과 동행했다”(6:9). 그러나 하나님은 아브라함에게 너는 나보다 앞서 걸어라(Walk on ahead of Me)”(17:1)고 말씀하셨다. 따라서 그 요점은 새로운 것이 아니었지만, 그 미드라쉬의 드라마와 힘은 정신을 아찔하게 만들 정도였다. 그 순간 나는 갑자기 이것이 유다이즘에서 믿음의 중요한 부분임을 파악했다. 믿음은 개척할 용기를 갖는 것, 새로운 무엇을 할 용기, 남들이 별로 걷지 않는 길을 걸어갈 용기, 알지 못하는 것 속으로 감히 나아갈 용기를 갖는 것이다. 이것이 바로 아브라함과 사라가 그들의 땅, 고향, 아버지의 집을 떠날 때 가졌던 믿음이다. 이것이 바로 이스라엘 백성이 모세 시대에 광야로 들어가는 여정을 시작할 때 가졌던 믿음이었고, 그들은 낮에는 구름기둥과 밤에는 불기둥의 인도만 받았다.

 

(48) 역자주: 저자는 창세기의 주인공들은 놀랍게도 인간이다. 그들은 신화의 영웅들과는 한참 떨어진 세계다. 그들은 막강한 전사들이나 기적을 일으키는 사람들이 아니다. 그들은 군대를 지휘하고 전설적 승리를 쟁취하는 통치자들이 아니다. 그들은 평범한 사람들이 하나님을 기꺼이 따르려 함으로써 비범하게 된 사람들이다. 우리는 그들의 망설임과 의심, 두려움과 불안을 듣는다라고 말함으로써, 창세기 주인공들이 그리스 신화의 주인공들과 대조적 성격임을 지적한다. 또한 저자는 아브라함이 (1) 아담과는 달리 개인적 책임을 받아들여 하나님의 부르심에 순종했다는 점, 즉 아담은 하나님의 뜻과 반대로 에덴에서 쫓겨나 유배되었지만, 아브라함은 일종의 자발적 유배를 통해 하나님의 음성에만 의존했다는 점, (2) 가인이 형제를 지키기를 거부했던 것과 달리, 도덕적 책임을 받아들여, 조카 롯을 구출했다는 점, (3) 노아와 달리, 소돔 주민들을 위해 기도하고 하나님께 도전함으로써 집단적 책임을 받아들였다는 점, (4) 바벨탑 건설자들과 달리, 아브라함은 하나님의 명령에 응답하는 존재론적 책임을 받아들였다는 점에서, “새로운 인간 유형이며, 그와 더불어 새로운 신앙이 태어났는데, 그것은 책임성의 신앙이라고 말한다. 저자는 오늘날처럼 온갖 책임 회피가 만연한 희생자 문화에서 책임성의 신앙이 왜 중요한지를 인간의 자유와 연결시켜 설명한다. 즉 마르크스는 인간이 지배계급의 이해관계에 따라 형성된다고 주장했는데, 그래서 하나님은 아브라함에게 지배계급에게 가장 중요한 땅을 떠나라고 하셨다. 스피노자는 인간이 타고난 본능에 의해 형성된다는 유전적 결정론을 주장했는데, 그래서 하나님은 아브라함에게 네가 난 곳을 떠나라고 하셨다. 한편 프로이트는 인간이 아동 초기의 경험, 특히 아버지와의 적대관계의 영향을 받고 있다고 주장했는데, 그래서 하나님은 아브라함에게 너의 아버지의 집을 떠나라고 하셨다고 설명한다. Jonathan Sacks, Genesis (2009), 10, 67-71.

 

역자주: 저자는 하나님께서 아브라함에게 떠나가라고 하신 첫 번째 명령의 여러 차원을 이렇게 요약한다. (1) 그것은 너 자신을 위해(for yourself) 떠나라는 명령으로서, 그에게 중요한 것들, 그가 속한 익숙한 곳을 떠나 미지의 세계로 가서, “네가 될 수 있다고 믿는존재가 되라는 뜻이다. (2) “너 자신과 함께(with yourself) 가라는 뜻으로서, 너의 영향력을 한 장소가 아니라 많은 장소로 확장시키면서, 하나님이 한 장소에 매인 분이 아니라 우주 전체의 창조자이며 주권자임을 증언하라는 것, 즉 너의 믿음, 너의 생활방식과 함께 가라는 뜻이다. (3) “너 자신에게(to yourself) 가라,” 영혼의 뿌리로 가라는 뜻으로서, 우리를 다른 어떤 누구로 만드는 모든 것을 떠나 진정한 우리 자신을 발견할 수 있는 외로운 여정을 시작하라는 뜻이다. (4) “너 혼자 가라(by yourself)”는 해석으로서, 혼자, 독특한 존재가 될 각오를 한 사람만이 독특하신 한 분 하나님을 예배할 수 있다는 뜻이다. 저자는 역사의 법칙 안에 사는 사람은 누구나 역사의 법칙의 지배를 받고, 또 자연적인 것은 해체와 몰락을 겪으며, 이것이 모든 문명에서 벌어지는 현실이지만, 아브라함은 쇠퇴하거나 몰락하지 않는 영원한 백성(am olam)의 아버지가 되었다고 말한다. 따라서 너 혼자 가라는 명령은 남들과 다르게 될 용기를 갖는 것, 시대의 우상들에 도전하는 것이라고 말한다. 다신론 시대에는 그것이 우주를 하나의 창조적 의지의 산물로 보는 것을 뜻했다. 노예제 시대에는 그것이 하나님 이름으로 현상유지를 수용하기를 거부하는 것을 뜻했고, 대신에 하나님 이름으로 그것에 도전하는 것을 뜻했다. 권력을 숭배하는 시대에는, 그것이 힘없는 이들, 과부와 고아와 낯선 이들을 돌보는 사회를 건설하는 것을 뜻했다. 전쟁이 인류를 시험할 때는 그것이 평화를 위해 수고하는 것을 뜻했다. 오늘날처럼 철저한 개인주의 시대에는 그것이 우리가 소유한 것이 우리를 규정하는 것이 아니라 우리가 나누는 것이 우리를 규정하며, 우리가 구매하는 것이 우리를 규정하는 것이 아니라, 우리가 주는 것이 우리를 규정한다는 것을 안다는 뜻이며, 기호와 욕망보다 더 높은 무엇이 있다는 것을 안다는 뜻이다라고 설명한다. Jonathan Sacks, Genesis (2009), 77-80.


(170) 역자주: 랍비 예후다는 비유를 들어 설명한다. “왕에게 두 아들이 있었는데, 하나는 성년이고, 하나는 아이였다. 아이에게는 왕이 함께 가자고 말하지만, 성년 아들에게는 앞서 가라고 말했다. 마찬가지로 아브라함에게 하나님은 너는 성심껏 행하니까 내 앞에 가라’(17:1)고 말씀하셨다. 그러나 노아는 하나님과 동행했다’(6:9)고 오경은 말한다.”(Bereschit Raba 30:10). Jonathan Sacks, Genesis: The Book of Beginnings (Meggid Books, 2009), 47.

 

(57) 어떻게 아브라함은 그 트라우마와 비통함을 극복했는가? 당신이라면 아들을 거의 잃을 뻔 했고, 평생을 함께 한 아내를 실제로 잃어버릴 경우, 다시 일어나 일을 계속할 에너지를 갖고 있을 것인가? 무엇이 아브라함에게 회복력, 살아남을 능력을 주었으며, 그가 넋을 잃지 않게 만들었는가? 내가 이 문제에 대한 답을 배운 것은 도덕적 용기에서 나의 스승들이 된 사람들, 내가 만나볼 수 있었던 홀로코스트 생존자들로부터였다. 나는 그들이 자신들이 보았던 것, 알게 된 것에도 불구하고 어떻게 계속 살아갈 수 있는지 궁금했다.

 

(62) 진짜 문제는 왜 이삭이 쌍둥이 아들 가운데 큰아들 에서를 사랑했는가 하는 점이다. 에서는 사냥꾼이며 집밖에 사는 아들이지, 깊이 성찰하거나 하나님의 사람이 아니라는 것을 이삭이 몰랐는가? 그가 에서를 사랑한 것이 단지 그가 사냥해온 고기에 맛 들린 때문일 수도 있었다. 그러나 그가 좋아하는 음식이 그의 정신과 가슴을 지배했는가? 이삭은 에서가 어떻게 자신의 상속권을 죽 한 그릇에 팔아넘기고, 상속권 자체를 어떻게 대수롭지 않게 여겼는지”(29-34)를 몰랐는가? 그에게 아브라함의 영적인 전통을 맡겨도 좋을 사람이었는가? 이삭은 분명히 그의 큰아들이 순간의 감정에 휘둘리는 변덕스런 성질이라는 것을 알았다. 이것은 헷 족속과 가나안 족속, 그리고 그들의 종교, 문화, 도덕과 거리를 두어야만 했던 아브라함의 계약(언약)을 이어갈 사람이 취할 행동이 아니었다. 그러나 이삭은 분명히 에서를 사랑했다.

 

(276) 주석가들은 모세가 정확히 무슨 잘못을 했는지에 대해 논쟁했다. 모세가 백성들에게 화를 참지 못한 것인가?(“너희 반역자들은 들어라”[10]). 그가 물이 나오도록 말로 하는 대신에 바위를 친 게 잘못인가? 그가 바위를 친 것은 물에 대한 책임이 마치 하나님에게 있는 것이 아니라 모세 자신과 아론에게 있는 것처럼 보이게 만들었다(“우리가 이 바위에서, 너희가 마실 물을 나오게 하랴?”[10]). 더 어리둥절하게 만드는 것은 도대체 왜 모세가 그 순간에 자신을 통제하지 못했는가 하는 점이다. 그는 전에도 똑같은 문제에 직면했었지만, 그가 결코 화를 참지 못하지는 않았다. 출애굽기 15장에서 이스라엘 백성들은 마라에서 물이 써서 먹을 수 없다고 불평했다. 출애굽기 17장에서는 마사와 므리바에서 백성들이 물이 없다고 불평했다. 그때 하나님은 모세에게 지팡이를 들어 바위를 치라고 하셨고, 바위에서 물이 흘러나왔다. 따라서 이번 주 오경 읽기 본문에서 하나님이 모세에게 너는 지팡이를 잡아라. 저 바위에게 말하여라”(8)고 하실 때, 모세가 이번에도 바위를 치라는 뜻으로 생각했다는 것은 분명히 용서받을 수 있는 실수였다. 그것이 바로 하나님께서 지난 번에 말씀하셨던 것이기 때문이다. 모세는 선례를 따랐던 것이다. 만일 하나님께서 바위를 치라는 뜻이 아니셨다면, 도대체 왜 모세에게 지팡이를 잡으라고 명령하셨는가?

 

(375) 따라서 가장 위대한 예언자가 자신의 죽음에 직면한 순간에, 하나님께서 그에게, 또한 우리에게, 단지 하늘에서만이 아니라 이 땅 위에서 불멸하는 비결을 알려주신 것이야말로 얼마나 정확한 타이밍이며, 또한 얼마나 아름다운가? 모세는 죽었지만, 그가 가르친 것과 그가 추구한 것은 계속 살아있다.


[레벨:15]흰구름

2022.04.23 14:45:32
*.244.150.114

역자주: 저자는 이야기의 기능과 중요성을 이렇게 말한다. “오경은 본질적으로 율법 책이다. 그런데 왜 그 안에 이야기를 담고 있는가? 공감이 없는 율법은 함께 아파하는 자비심이 없는 정의와 같기 때문이다. 라쉬는 이렇게 말한다. ‘원래 하나님은 정의라는 속성을 통해 세상을 창조하려고 계획하셨지만, 정의만으로는 세상이 살아남을 수 없음을 보셨다. 그래서 하나님은 정의와 함께 자비심이라는 속성으로 시작하셨다.’ 이것이 바로 하나님이 행동하시는 방식이며, 우리가 행동하기를 원하시는 방식이다. 이야기는 우리가 다른 사람들의 내면세계 속으로 상상력을 통해 들어가는 가장 강력한 방식이다.” Jonathan Sacks, Judaism’s Life-Changing Ideas (Maggid Books, 2020), 94.

[레벨:15]흰구름

2022.04.23 14:47:14
*.244.150.114

역자주: 홀로코스트가 칸트, 헤겔, 바흐, 베토벤, 괴테, 쉴러의 나라에서 발생했다는 점에서 휴머니즘은 인간을 인도적인 존재로 만들지 못했다는 사실을 강조하는 랍비 조너선 색스는 히브리성서가 인류에게 준 가장 큰 선물이며 세상을 바꾼 사상이 모든 인간이 하나님의 형상으로 지음받은 평등한 존재라는 사상과 안식일 개념이라고 밝힌다. 가톨릭 역사가들(Paul Johnson, Thomas Cahill, William Rees-Mogg)뿐 아니라, 유다이즘에 대한 가장 날카로운 비판자이자 유대-기독교 윤리의 폐기를 주장한 프리드리히 니체를 인용하면서, 인류가 철저한 논리적 사고엄격한 추론을 배운 것은 유대인들로부터였다는 점을 강조한다. 이것은 기원전 1세기부터 힐렐 학파(율법 준수에서 관용적 입장)와 샴마이 학파(율법 준수에서 극단파)의 완전한 반대 입장에도 불구하고, 반대 입장부터 철저히 배우고 토론해왔던 결과다. 저자는 특히 하나님이 천사들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인간을 창조하시면서, “지상의 생명을 파괴할 능력을 지닌존재를 창조하는 것이 하나님 자신에게 얼마나 큰 모험이었는지를 지적한다. 이런 점에서 인간 창조를 설명할 수 있는 유일한 길은 하나님이 인간에 대한 믿음을 갖고 계셨다는 점이라고 말한다. 오경은 하나님에 대한 인간의 책이 아니다. 인간에 대한 하나님의 책이다. 하나님은 우주 창조에는 단지 34개 구절을 쓰시지만, 이스라엘 백성이 작고 일시적이며 들고 다닐 수 있는 성소인 회막(Mishkan)을 만드는 데는 무려 500 구절을 사용하신다. 하나님은 우리를 믿고, 사랑하시며, 우리에게서 최상의 것을 희망하는 일을 결코 중단하시지 않으신다... 우리는 절망할 수 있지만, 하나님은 우리에 대한 희망을 포기하지 않으신다... 하나님이 우리를 믿으신다는 것을 믿으면, 우리는 어둠에서 빛으로 가는 길을 발견한다고 말한다. Jonathan Sacks, Judaism’s Life-Changing Ideas (Maggid Books, 2020), xvii-xxi, 5-8.

[레벨:15]흰구름

2022.04.23 14:49:47
*.244.150.114

역자주: 저자는 하나님께서 이 땅의 모든 곳에 계시기 때문에 굳이 집(성소)을 필요로 하지 않으심에도 불구하고(“하늘은 나의 보좌요, 땅은 나의 발 받침대다. 그러니 너희가 어떻게 내가 살 집을 짓겠느냐?”-66:1), 왜 이스라엘 백성에게 회막(Mishkan, 성소)을 건설하도록 명령하셨는지를 묻는다. 저자는 회막은 이스라엘 백성이 광야에서 만든 첫 번째 물건이었으며, 회막은 출애굽 이야기의 전환점이라고 말한다. 그 이유는 그 이전까지 모든 일은 하나님이 행하셨다. 이집트인들에게 재앙을 내리고, 이스라엘 백성들로 하여금 바다를 건너게 하시고, 하늘에서 만나를 내려주시고, 바위에서 물이 나오게 하셨지만, 백성들은 감사할 줄 모르고 불평했다. 그러나 백성들이 처음 자기들 손으로 회막을 만드는 데 모두가 참여하여 귀금속과 노동과 기술을 제공하도록 만드심으로써, 그들에게 존엄성과 긍지를 갖도록 하셨고, 단지 물리적인 것만이 아니라 영적이며 거룩한 것을 창조하는 기회를 갖게 하셨다는 설명이다. 그 이후 현자들이 율법 둘레에 울타리를 만들어, 율법의 정신을 보존하기 위해 많은 율법들과 규정들을 덧붙였으며, 거의 모든 세대가 하나의 새로운 노래, 또는 옛말을 위한 새로운 곡조를 덧붙임으로써, 안식일의 유산에 무엇인가를 기여했다고 설명한 후, 이렇게 말한다. “우리는 더 이상 공간 속에 성소를 갖고 있지 않지만, ‘시간 속의 성소인 안식일(Shabbat)을 갖고 있다... 유대인들이 안식일의 거룩함을 창조하지는 않았지만, 그 거룩한 아름다움(hadrat kodesh)을 공동창조했다... 무엇인가를 만들기 위해 우리가 들인 노력이 단지 그 물건만을 바꾸는 것이 아니라, 우리들을 바꾼다. 우리가 들인 노력이 클수록, 우리가 만든 것을 더욱 많이 사랑하게 된다는 설명이다. Jonathan Sacks, Judaism’s Life-Changing Ideas (Maggid Books, 2020), 97-100.    

[레벨:15]흰구름

2022.04.23 18:41:35
*.244.150.114

역자주: 저자는 창세기 1장의 창조 기사와 노아 홍수 이후 9장의 새로운 창조 기사의 차이점에 주목한다. (1) 창세기 1장과 9장에서 일곱 번씩 반복되는 단어가 1장에서는 “(보시기에) 좋았다”(tov)인 반면, 9장에서는 계약(언약)” (brit)이다. (2) 1장에서는 내가 하나님의 형상인 반면에, 9장에서는 다른 사람이 하나님의 형상이다. 계약은 관계에 관한 것이며, 사람들 사이의 도덕적 약정이다. 홍수 이후에 하나님은 더 이상 인간이 하나님의 형상으로서 보시기에 좋기를(선하기를) 기대하지 않으신다(8:21). 그래서 하나님은 홍수 이후에 노아를 통해서 우리에게, 우리 자신이 아니라 다른 사람을 하나님의 형상으로 생각해야만 한다고 가르치셨다.” 이것이 차이의 존엄성(존중)”의 기초다. 하나님은 우리에게 나의 형상과 같지 않은 사람 안에서 하나님의 형상을 보기를 요청하신다.” 이처럼 낯선 사람을 위협으로 볼 것이 아니라 그 사람 안에서 하나님의 흔적을 보는 것이 폭력으로 가득한 세상(6:11-12)을 극복하는 길이라고 저자는 역설한다. Jonathan Sacks, Judaism’s Life-Changing Ideas (2020), 9-12. 

[레벨:15]흰구름

2022.04.23 18:45:24
*.244.150.114

역자주: 저자는 이스라엘의 가장 위대한 왕이며 또한 그로부터 메시아가 태어날 다윗 왕의 조상이 왜 요셉이 아니라, 하필이면 유다였는지를 묻는다. 창세기 37장에서 요셉을 죽이지 말고 노예로 팔자고 주장했던 유다가 나중에 요셉이 이집트 총리가 된 후, 창세기 44장에서 유다가 동생 베냐민을 위해 고난을 자처한 모습을 통해서, 유다가 오경에 나오는 첫 번째 회개한 사람(ba’al teshuva)이라는 점에 주목한다. 즉 유다는 두 아들의 죽음과 다말의 용기를 통해 자신의 죄를 인식했는데, 이처럼 자신의 죄를 인식한 것은 오경에서 처음 나오는 사례로서, 유다는 의인’(haTzaddik)으로 알려지게 된 이유라고 설명한다. 그래서 요셉은 왕 다음 가는 사람”(mishneh leMelekh)이 되었지만, 유다는 이스라엘 왕들의 아버지가 된 것이라고 설명한다. 저자는 단적으로 이렇게 말한다. “회개한 유다가 선 곳에는 심지어 완벽하게 의로운 요셉조차 설 수 없다. 한 개인이 아무리 그의 성격 덕분에 위대하다 하더라도, 더 위대한 사람은 성장하고 변화할 수 있는 사람이다. 이것이 회개의 힘이며, 그것은 유다에게서 시작되었다.” Jonathan Sacks, Genesis (Meggid Books, 2009), 314.

[레벨:15]흰구름

2022.04.23 18:47: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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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자주: 저자는 20204, 코로나19 팬데믹 현실 속에서 zoom으로 전한 하가돌 안식일(유월절 직전의 특별 안식일) 메시지를 통해, 사회적 거리두기로 인해 사람들이 고립되고 있지만 온 인류가 함께 고통을 겪고 있다는 점에서 우리가 배워야 하는 것은 함께 고통을 나눌 때 모두가 하나가 될 수 있기 때문에, 나의 고통만이 아니라 다른 사람들의 고통을 줄일 수 있는 방법을 찾아야 하는 것임을 강조했다. 그는 고통을 나누는 것이 자유와 구원에 이르는 성서적인 방법이라고 말하면서, 무교병을 나누는 것은 단지 조상들의 고통을 기억하기 위한 것이 아니라, 그 고통의 역사를 통해 다시는 자유를 잃지 않기 위한 자유의 투사들이 되기 위한 것이라고 말한다. 특히 출애굽 당시에 홍해에서 이집트인들이 빠져죽을 때, 천사들이 승리의 노래를 불렀지만, 하나님께서는 그런 천사들을 매우 꾸짖으시면서, 이집트인들의 고통도 하나님의 마음을 아프게 만든다는 사실을 기억하도록 하셨다는 점, 19451월에 아우슈비츠에서 독일 군인들이 병자들만 남기고 도망친 후 열흘 동안 추위 속에 아무 식량도 없이 가장 어려웠던 시기에, 쁘리모 레비가 동료에게서 빵 한 조각을 받아 나누면서 처음으로 죄수에서 인간이 되었음을 고백했다는 점, 그리고 실수로 사람을 죽인 자가 도피성으로 피하였다가 대제사장이 죽으면 그 도피성에서 나오게 했던 것은 대제사장의 죽음으로 인해 모두가 큰 슬픔에 빠지게 되면, 그 피해자의 가족들이 마음에 품고 있었던 개인적 원한조차도 그 슬픔 속에 용해되어 버리기 때문이라고 해석했다. 이처럼 고통을 함께 나눌 때 치유와 자유, 구원이 시작되며, 특히 성서에서 가르치는 자유가 흔히 대다수 사람들이 오해하는 것처럼 개인적 자유가 아니라, 개인적 자유는 결국 무정부주의로 빠지는 것이기 때문에 집단적 자유라는 사실을 역설했다. https:// www.rabbisacks.org/videos/inspiration-for-shabbat-hagadol-and-pesach-2020/

[레벨:15]흰구름

2022.04.23 18:56:33
*.244.150.114

교회가 몰락해가는 지금, 성서가 가르치는 생명 외경과 급진적 분배정의(희년, 예수의 무차별적인 밥상공동체), “지배 없는 섬김과 나눔과 용서의 하나님 나라 공동체와 그에 근거한 체제 비판 정신과 영적 휴머니즘만은 다음 세대에게 물려주고 싶은 것이 마지막 바램이다.

역사를 바꾸는 것은 생각하는 백성의 힘이며, 우리에게 절실한 것은 토론 문화이며, 어둠 속에서 우리를 붙들어주는 것은 구원의 말씀 한 마디이기에, 대선 이후 잠 못 이루는 동지들과 다음 세대를 위한 신앙적 대응책으로 <성서심층연구 시리즈>를 발간하게 되었다. 어둠이 짙어질수록 더욱 영혼의 빛을 밝히고 시대의 광기를 견디어내며 어둠을 돌파할 깨달음의 기쁨을 찾는 데 일조하게 되기를 바라는 마음이다. (성서심층연구 시리즈 발간사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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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벨:30]최용우

2022.04.24 07:52:02
*.166.148.64

소개만으로도 기대가 되는 책이군요. 

한국기독교연구소 정기독자라서 책이 집으로 옵니다.

책이 오면 잘 읽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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