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비안들의 세상 살아가는 이야기. 부담없이 서로의 생각과 이야기를 나누는 공간이 되었음 합니다.
관련링크 : |
---|
후텁지근한 날이 지속되고 있습니다.
습도가 올라가니 곱슬머리 제 머리도 덩달아 춤을 춥니다.
(아.. 짜증..-.-)
이길용 교수님의 특강을 몇달 전부터 준비해왔는데
(준비라고는 해도 별 것은 없고 섭외만 일찌감치 마친 상태)
참석 인원이 많지 않아서 저는 시무룩했었어요.
"왜들 관심이 없지?"
강의 전날까지도 희망의 끈을 놓지 않았지만 참석 인원은 10여명 정말 소수였습니다.
교수님을 모셔놓고 이게 참 무슨 모양 안나는 상황인가, 스스로가 창피하더라고요.
그렇지만 이길용 교수님은 당신 말씀대로 아주 쉬운 남자였습니다.ㅎㅎ
처음 섭외할 때부터 "저, 쉬운 남잡니다" 하셨던 말씀대로
몇 명이 앉아있건 상관없이 열강을 하시더군요.
이길용 교수님은 루터 전공자가 아니라서 처음에는 출판 제의를 거절하셨다고 해요.
재직 중인 대학에 루터 전공하신 다른 분을 추천하셨던 거죠.
루터에 관한 책들이야 사실 어려워서 그렇지 마음만 먹으면 얼마든지 구할 수 있죠.
기행문 형식으로 된 쉽고 재미있는 루터 이야기를 제안받으셨고,
700여만원이라는 거금의 여행 지원금을 왜 거절하냐는 아내의 엄명(?)에 따라 제의를 수락하고 독일로 가셨다는군요.
(역시 남자들은 아내 말을 잘 들어야 자다가도 떡이... 아니 돈이 생깁니다.ㅋㅋ)
난세에 영웅이 난다더니 루터가 그냥 루터가 된 것은 아니더군요.
잘 아시겠지만 페스트와 여러 전쟁, 그리고 교회의 타락과 분열,
이런 환경적 요소와 시대적 요구에 부응하여 루터가 개혁을 이룰 수 있었고
사실 그 개혁의 바탕에는 악어와 악어새의 관계처럼
루터의 개혁을 전적으로 지지할 수밖에 없었던 프리드리히 3세가 있었고,
무엇보다 수녀 출신의 열 여섯 살이나 어린 아내 카타리나의 역할이 지대했었다는 것도 알게 됐습니다.
루터는 결점도 많았던 인물이더군요.
(외모도 사실 제 스타일은 아닙니다만ㅋㅋ)
여자를 낮추어 보았지만 아내 카탈리나의 도움은 그렇게나 많이 받았고
참된 믿음이 무엇인가 몸부림쳤지만 유대인 혐오주의는 벗어나질 못했습니다.
16세기 독일 농민들의 피폐해진 현실에 대해서도 그저 기계적 중립만을 지켰다고 해요.
어쩌겠습니까.
그도 중세 안에 살던 한 인간이었던 걸요.
재미있었습니다.
두 시간 넘는 강의를 쉼 없이 목이 쉬도록 열강하시더니
또 바람처럼 지하철 타고 가셨어요.
언제든지 불러만 달라고 하시면서 말이지요.
여러 다비안들도 함께 하셨더라면
얼마나 좋았을까요?ㅎㅎ
부디 다음엔 함께 할 수 있기를 바랍니다.
유튜브로 생중계 했으면 좋지 않았을까라는 아쉬움이 남습니다.
지방에서 생중계 시청 그리고 나중에라도 재시청 했을텐데라는 생각도 듭니다.
다음 특강에서는 지방의 다비안을 위해 유튜브 생중계 부탁 드립니다.
서울 샘터 교회에는 능력자들이 많아서 충분 할 수 있다고 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