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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자와 거북이

조회 수 1276 추천 수 0 2020.07.16 06:43: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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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자와 거북이

나는 좋은 고등학교를 나왔다. 사대문 밖에서는 가장 좋은 고등학교이다. 그래서 성공한 많은 아는 친구들이 있다. 친구들 중에 명문대 나오고 가난으로 인해 노동 운동한 뒤 성공한 사람도 있다.

내가 잘 알지는 못하지만 나와 비슷한 또래인 박원순 시장도 그런 사람이다. 그는 경남 창령에서 가난한 농부의 아들로 태어나 영산 중학교를 나와 경기고등학교에 입학한 수재였다. 서울 대학에 입학하였으나 데모로 퇴학을 당하여 단국대에 다시 입학을 하여 졸업을 하였다.

졸업을 한 후 문재인 대통령과 같은 해에 사법 시험에 합격을 하고 대구지검에 검사로 6개월 근무하다가 사표를 내고 변호사로 개업을 하였다. 개업을 한 후 그는 인권 변호사와 사회운동가로 활동했다. 한국의 시민운동을 대표하는 인물 중 한 명으로서, 참여연대를 설립했고 부적격 정치인 낙선 운동, 소액주주 권리 찾기 운동, 결식 제로 운동 등을 추진하였으며 ‘아름다운재단’과 ‘아름다운가게’를 운영했다.

시민운동가이던 박원순이 정치에 입문한 것은 2011년 10월 서울시장 재보선에서 유력한 후보였던 안철수 당시 교수와 단일화를 통해 지지율이 급상승했고, 이를 바탕으로 선거에서 서울시장에 당선되면서 화려하게 정계에 입문했다. 2014년 제6회 지방선거에서 재선에 성공, 메르스(중동 호흡기 증후군) 사태의 과감한 조치로 인해 한동안은 큰 인기를 누리며 19대 대선 정국 때 더불어 민주당 대선 후보 경선에 뛰어들려 했으나, 당시 국민적 요구와 박원순 시장의 캐릭터가 맞지 않아 유의미한 지지도를 끌어오지 못하고 대선 출마를 포기하기도 했다.

2018년 제7회 지방선거에서 헌정 사상 처음으로 서울시장 3선에 성공하며 당 내의 입지를 굳혔다. 차기 대선 후보 중 한 사람으로 거론되다가 역대 최장기간 서울시장에 재임 중이던 2020년 7월, 하급자에 대한 장기간의 성추행 혐의로 고소당했고, 피소 사실이 보도된 직후 자살한 채로 발견되었다. 향년 만 65세였다. 참으로 한창인 나이인데 아깝다.

그의 일생을 보면서 <장자와 거북이>라는 장자 소요유(逍遙遊) 편에 나오는 글이 생각이 난다. 한번은 장자가 푸 강에서 낚시를 하고 있었다. 그때 초나라 사신 두 사람이 왕의 공식 문서를 받들고 찾아왔다. “왕께서 당신을 재상으로 임명하셨습니다.” 장자는 낚시대를 든 채 여전히 강물을 바라보며 말했다. “나는 초나라에 한 신령한 거북이가 있다는 말을 들었다. 그 거북이는 죽은 지 3천년이 지났음에도 불구하고 왕이 그것을 비단으로 싸고 귀한 상자에 넣어 사원의 제단에 모시고 있다고 들었다. 그대들은 어떻게 생각하는가? 그 거북이는 죽어서 뼈만 남아 3천년 동안 향 연기를 맡으며 왕의 제사를 받기를 원하겠는가. 아니면 진흙 바닥을 꼬리를 끌며 돌아다닐지라도 평범한 거북이로 살아 있기를 원하겠는가?” ​두 사신이 대답했다. “그야 물론 거북이로서는 살아서 진흙 바닥을 꼬리를 끌며 돌아다니는 편이 낫겠지요.” ​장자가 말했다. “어서 돌아가라. 나 또한 진흙 바닥을 기어 다니고 싶으니!”

우리는 우리 자신을 억지로 무엇이 되게 하려고 노력하지 말아야 한다. 그렇게 노력하다간 결국 죽어 뼈만 남게 될 것이다. 죽어 뼈만 남은 자가 향 연기를 맡으며 왕의 제사를 받으면 무엇이 좋겠는가? 우리는 우리 자신을 평범한 거북이로 남게 하자. 산 거북이가 되어 진흙 바닥을 기어 다니는 것이 죽어 뼈만 남은 거북이가 되어 3천년 동안 향 연기를 맡으며 왕의 제사를 받는 것보다 훨씬 좋으니까.

장자는 내편(內篇), 외편(外篇), 잡편(雜篇)으로 구성돼 있다. 이 중에서 ‘내편’은 장자의 직설이다. 그 내편의 첫째 편 제목이 ‘소요유(逍遙遊)’다. 외편의 마지막이 ‘지북유(知北遊)’다. 유(遊)에서 시작해 유(遊)로 끝난다. 장자가 궁극적으로 추구한 건 ‘유(遊)’다. 다시 말해 유유자적한 노님이다. 중국 미학의 절반을 차지하는 게 바로 이 ‘유(遊)’다.

장자는 그의 삶의 모토(motto)를 ‘유(遊)’로 들었다. 놀자는 것이다. 좁은 길로 가면서 그 길에서 놀자. 모든 것을 재미로 하자. 누림으로 하자. 기쁨으로 하자. 그것이 참 인생의 길이다. 어렵고 힘든 길을 가면서도 놀면서 재미로 누림으로 기쁨으로 살자. 이것이 내 인생 철학이다. 그래서 나는 귀천하는 날 “잘 놀다 간다.”고 말하며 갈 것이다.

작년에 돌아가신 아버님이 책에 이렇게 써 놓으셨다. “Be as you are” 이 제목의 시도 있고, 노래도 있다. 번역을 하면 ‘너 자신이 되라.’, ‘있는 그대로’, ‘당신의 참 자아를 찾아라.’ 그 어떤 해석도 마음에 들지 않는다. 여호와, 즉 ‘나는 … 이다(I am).’와 같은 말이다. 그래서 나는 ‘나는 … 이다(I am)가 되라.’고 번역을 한다. ‘내가 … 이다’인데 내가 새삼 또 무엇이 되려고 하겠는가? 그냥 그대로 즐기며 누리며 기쁨으로 놀자. 그렇게 놀다가 가자. 장자는 그것을 ‘유(遊)’라는 단 한 글자로 표현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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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벨:29]최용우

2020.07.16 11:36:42
*.107.101.180

좋은글 감사합니다. 잘 읽고 마음에 남깁니다. 나는 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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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벨:100]정용섭

2020.07.16 21:30:23
*.182.156.135

재미있고 유익한 글을 잘 읽었습니다. 

나는 장자보다는 예수가 마음에 들어서 

"나는 나"로 살기보다는 예수 제자로 살아보려고 발버둥칩니다.

이게 다 비슷한 이야기이기는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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