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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라는 덕담(德談) 예찬(禮讚)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이 말은 해마다 이맘때 주고받는 가장 보편적인 덕담(德談)이다. 어떤 때는 이 말이 너무 진부(陳腐)한지라 만사형통(萬事亨通)하세요.”, “더욱 건강(健康)하세요.”라는 다른 덕담(德談)도 의도적으로 해보았지만 역시 좀 어색하다. 그래서 조금 바꾸어서 새해 복 많이 지으세요.”라고 해도 조금 이상하다.

고려 시대에도 복()을 덕담의 가장 중요한 주제로 삼았던 것 같다. ‘동동(動動)’이란 작자 미상의 가요의 서사(序詞)()은 뒤에 바치옵고, ()은 앞에 바치오니 ()과 복()이라 하는 것을 드리러 오십시오.”라고 노래한다. 그 노래의 서사(序詞)를 보면 그때도 ()을 받는 일이 중요한 덕담(德談)이었던 것 같다.

어쨌든 202111일 우리 집에서 바라봤던 그 태양이 202211일에도 똑같은 모양과 색깔로써 무심(無心)하게 떠올랐다. 지구도 코로나 따위에 아랑곳하지 않고 공전과 자전을 계속하여 그 위치를 정확히 돌아왔건만, 그 사이 는 많은 변화를 겪었다. 머리카락은 더 빠지고 색깔은 더 희어졌고 주름은 더욱 깊게 파였고 기억력은 없어져 자꾸 잊어버리고 총기(聰氣)는 조금 흐려졌다. 중국의 유명한 시구를 패러디하면 년년세세 일상사 세세년년 아부동(年年世世 日相似 世世年年 我不同: 해마다 해마다 날은 비슷하건만 해마다 해마다 나는 같지 않구나)’이라고나 할까?

지난 1년 간은 내가 가진 많은 것들을 앗아갔다. 희망, 용기, 체격, 친구 . 이런 현상을 노화(老化)라고 했던가! 그러나 , 참 나에게도 청춘(靑春)이 있었지라는 생각과 함께 우보(牛步) 민태원의 청춘 예찬(靑春 禮讚)’을 떠올리면 갑자기 힘이 난다. “청춘의 피는 끓는다. 끓는 피에 뛰노는 심장은 거선(巨船)의 기관같이 힘 있다.” 그렇지 나의 심장에 뛰는 물방아 같은 고동이 아직 쉬지 않았구나!

유엔에서 새롭게 정한 바에 의하면 내 나이는 아직 중년(中年)’이란다. 그것도 청년(靑年)을 넘긴 지 얼마 안 되는 . 중년(中年)의 나이는 추잡스러운 나이가 아니다. 품격(品格)의 우아함을 가진 빛나는 나이이다. 이 나이에 매일 떠오르는 태양을 볼 수 있고 어디서 끝날지 모르는 여정(旅程)에서도 따스한 눈길을 주고받을 수 있는 지음(知音)들이 아직도 남아 있고, 나의 감성을 자극하고 지식욕을 채워주는 책들이 주위를 둘러싸고 있고, 가족 간에 나누는 애틋한 사랑의 힘이 남아 있기에 아직도 가슴은 벅차고 나는 더욱 행복하다.

이런 복()을 더욱 많이 누리라는 축원(祝願)을 담은 덕담(德談)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라고 해석하고 싶다. 물론 이에 더하여 하늘에 속한 모든 영적인 복도 많이 받으라는 것도 포함되었으면 더 좋겠다.


임인(壬寅) 원단(元旦) 상용(商容)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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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벨:100]정용섭

2022.01.03 21:31: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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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미있는 설명, 잘 들었습니다.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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