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비안들의 세상 살아가는 이야기. 부담없이 서로의 생각과 이야기를 나누는 공간이 되었음 합니다.

교수님 질문있습니다..

조회 수 3121 추천 수 15 2004.10.01 20:23: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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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수님 수업을 듣고 있는 오명균입니다.

오늘 수업에서 설교는 쉽게~라고 질문했다가..카운터 펀치받은 학생이요..^^:;

저번 수업시간에..미처 질문하지 못한 것이 있어서요..

십계에 보면 안식일을 지키라 라고 쓰여있는데..

주님께서는 안식일을 어기시면서..병자를 고치셨습니다..그런 주님께..바리새인들은 죄를 지었다 했고

주님을 해하였습니다..

그렇다면 십계명에 있는대로 행한 바리새인을 나쁘다고 할 수 없지 않습니까? 그리고 주님이 메시아인

것도 몰라고 지금도 오지 않았다고 믿는 유대인을 어떠한 시각에서 바라봐야하는지..알고 싶습니다.

강력한 펀지 기다리겠습니다..^^

[레벨:6]유희탁

2004.10.01 21:39:19
*.230.181.250

유대인들은 안식을일 잘 지켰습니다. 하나님의 약속이라고 믿었기 때문이죠. 그런데 그들은 안식일의 형식은 잘 지켰지만 그 의미를 상실한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안식일은 쉼의 날입니다. 그런데 그 쉼은 무엇 때문인가요? 제가 보기에는 생명을 위한 것입니다. 그러기에 종도, 짐승도, 객도, 이방인들도 안식일을 지키라고 했겠지요.
그런데 유대인들은 안식일이라고 해서 생명을 살리는 일 위에서 말한 병자를 고치는 일도 여기에 속하겠죠. 그것보다 안식일 자체를 지키는 것을 소중히 여겼던 것이지요.
그러나 예수님은 안식일 자체보다는 그 정신을 지키신 것이지요.
마가복음 2:27 "또 가라사대 안식일은 사람을 위하여 있는 것이요 사람이 안식일을 위하여 있는 것이 아니니"
마가복음 3:4 "저희에게 이르시되 안식일에 선을 행하는 것과 악을 행하는 것, 생명을 구하는 것과 죽이는 것, 어느 것이 옳으냐 하시니 저희가 잠잠하거늘"
이런 말씀들을 미루어 볼 때 예수님은 역시 그 정신-생명사랑의 정신을 본 것이며, 유대인들은 그 율법 자체에 얽매여 있는 것은 아닐까 생각합니다.
그저 지나가다 한 마디 해봤습니다. 잘했는지 모르것네요..^^;;

[레벨:6]유희탁

2004.10.01 21:46:23
*.230.181.250

이것에 대해 한 가지더 덧붙입니다.
"이 이상 더 안식일과 율법의 요구가 으뜸자리에 서있지 않고 인간과 그의 필요가 안식일 계명보다 더 높이 평가 된다"(E.Lohse)
"모든 안식일 장면들은 제의일에 비하여 인간의 중요성을 강조한다.(H.Braun)"
-김창락/한국신학연구소/새로운 성서해석 무엇이 새로운가 에서 재인용-
profile

[레벨:100]정용섭

2004.10.02 00:29:36
*.235.145.20

오명균 군,
귀한 손님으로 와서 좋은 질문을 하셨군.
하이데거의 <존재와 시간> 앞부분에 보면
"모든 질문은 일종의 모색이다"라고 했네.
그 질문당하고 있는 사물이나 사태는 이미 어떤 것을 지향하고 있기 때문에
질문을 통해서 우리는 그 지향점을 바라볼 수 있네.
내 말은 '질문'이 신학적 사유에서도 가장 우선적인 작업이라는 거네.
자네는 1학년이지?
앞으로 갈길이 멀군.
그만큼 흥미롭다는 뜻이도 하고
위태롭다는 뜻이기도 하네.
기쁨과 위기는 친구사이이네.
사유의 위기를 거치지 않는 한 인식의 기쁨에,
또는 믿음의 기쁨에 들어갈 수 없지.
용기를 내서 이렇게 질문했다는 것 자체가 매우 바람직한 신학적 행위라는 사실을
잊지 말고 앞으로 그런 자세를 유지하기 바라네.
안식일 문제를 사이에 둔 바리새인과 예수님과의 충돌에 대해서,
그리고 메시야 기다림에 관한 유대인과 기독교인 사이의 갈등 및 긴장에 대해서
질문했지?
위에서 댓들을 단 유희탁 목사님의 대답에서 안식일 문제는 대충 정리가 된 것 같군.
안식일이라!
그것을 생각하면 내 가슴이 뛰네.
인류의 정신문명 중에서 가장 뛰어난 귀한 것이 바로 안식일 제도일 걸세.
가장 혁명적이고, 가장 생명지향적인 질서말이네.
고대 사회중에서 이스라엘 말고는 어느 민족이
남녀 종들까지 의무적으로 일주일에 하루를 쉬게 했겠나.
노동으로부터 철저하게 소외된 사람들마저 해방시키는 사건이지 않나?
물론 자네는 안식일이 종교적 의식이라고 생각하겠지만
모든 종교의식은 '삶의 자리'에서 나왔다네.
인간을 해방시키고 자유롭게 해야 할 요청으로 안식일 제도가 자리를 잡았다는 말이지.
십계명에 있으니까 그걸 반드시 지켜야만 한다는 말이지?
그래야지. 반드시 그래야지. 그것은 옵션이 아니라 '졸렌'(당위)이네.
말 그대로 참된 쉼이야. 모든 인간은 쉬어야 하네.
동물까지 쉬어야 하고
공장도 문을 닫아야 하고
만물이 휴식해야하네.
왜 쉬어야 할까?
그게 바로 생명의 리듬이네.
고대 이스라엘은 인간과 동물과 땅까지 포함해서 모든 생명의 메커니즘이
일주일에 하루, 칠년에 일년을 푹 쉬어야 한다고 생각했네.
그래야만 생명을 얻을 수 있으니까.
결국 우리가 안식일 제도를 통해서 배워야 하는 것은 생명의 절대성이네.
고대 이스라엘은 안식일 제도로 그것을 확보했지만
오늘 우리는 아마 다른 방식으로 꾸준하게 그런 생명을 담보해낼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할 걸세.
구체적으로 그 방법이 무엇인지는 더 생각해보아야 하겠지.
외국인 노동자들의 쉼,
생태학적 쉼,
수능고사에 시달리는 수험생의 쉼,
미혼모들의 쉼,
동성애자들의 쉼이 어디서 나올까?
그 쉼을 통해서 그들이 어떻게 생명의 세계로 들어설 수 있을까?
계속 질문해야하네.
그리고 그 과정에서 대답도 찾고, 실천도 찾아야겠지.
말이 자꾸 빗나간 것 같은데,
핵심은 다음과 같네.
안식일은 인간과 동물, 그리고 지구 전체가 생명을 지속할 수 있도록
쉼을 갖는 제도라는 것이다.
따라서 예수가 안식일에 지체장애자를 고친 행위는 안식을 범한 게 아니라
그 근본을 살려낸 것이다.

메시야 문제는 더욱 복잡하네.
지난 주 '신학입문' 수업시간에 잠간 언급한 것 같은데,
유대 신학자들의 주장은 다음과 같네.
만약 예수가 메시아라고 한다면 이 세상이 명실상부하게 변해야 하는 것 아닌가?
그런데 예수가 오기 전이나, 왔을 때나, 그 이후나 이 세상은 변한 게 하나도 없다.
그들의 주장은 일단 옳다.
예수가 역사에 등장했는데도 이 세상의 문제는 여전하네.
무죄한 자의 고난도 그렇고,
불의한 자의 득세로 그렇고,
시간의 의미나 사물의 모든 존재론도 여전히 안개 속이네.
이 세상을 구원할, 또는 구원한 메시아가 왔는데도 이 세상이 변하지 않았다면
결국 둘 중의 하나이네.
예수가 메시아가 아니든지, 아니면 구원이라는 의미가 다르든지....
우리 기독교의 신앙은 예수가 메시아라는 사실에 근거하고 있네.
대신 예수에 의한 구원은 아직 은폐의 순간을 완전히 벗어나지 않았네.
우리가 모르는 방식으로 예수의 구원은 이루어졌고, 이루어지고 있으며,
종말론적으로 완전히 달성될 것으로 믿고, 그래서 기다리도 있네.
결국 기독교의 구원론은 기다림의 신학이네.
생명의 완성된 그 시간을 기다리네.
그 시간을 가리켜 우리는 종말이라고 하지.
그게 언제일까?
이런 문제를 생각하려면 한 학기 강의가 필요하니까
이만 줄여야겠네.
우리가 구원이 완성되는 때를 기다린다는 점에서
신학도와 목사들이 잊지 말아야 할 사실, 또는 미션은 다음과 같네.
예수 그리스도의 사건이 왜 궁극적인 생명의 사건인지에 대해서
보편적인 언어로, 그런 관점에서 변증하는 노력을 게을리 하지 말아야 하네.

내 설명이 직접적이지 않아서 자네의 마음을 시원하게 해주지 못했을지 모르겠네.
절대 조급하게 생각하지 말고
시나브로 신학적 사유의 세계로 들어갈 수 있도록 노력하게.
어느날 자네의 인식 속에 신비로운 음성이 들려올 것으로 희망하네.

[레벨:6]유희탁

2004.10.02 08:21:26
*.225.129.85

위의 학생을 통해서 제가 더 많이 배웠습니다. 정용섭목사님의 글도 정말 좋았구요..
하나의 질문에 이렇게 성의껏 답변하시는 것도 감사하고...
이 공간을 통해서 많이 배우겠습니다.

나뭇잎과 연필

2004.10.02 11:38:10
*.208.99.46

저도 늘 감사하는 마음과 함께...
마~니 배우고 있습니다...^*^...

[레벨:0]오명균

2004.10.02 22:43:58
*.89.16.80

감사합니다..^^

도움이 되었습니다..보충설명이 필요했던부분이 많았는데..

완전하지는 않지만..이해하는데..많은 도움이 되었습니다..

신학도로서 목자의 길을 걷게 될지도 모르는 학생으로 배우고 또 배우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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