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비안들의 세상 살아가는 이야기. 부담없이 서로의 생각과 이야기를 나누는 공간이 되었음 합니다.

푸줏간에 걸린 커다란 살점이다

조회 수 8838 추천 수 0 2009.02.16 14:59: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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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민영진 목사님의 강의에서
김춘수 시인의 <나의 하나님>을 말씀하셨습니다

"사랑하는 나의 하나님
 당신은 늙은 비애다
 푸줏간에 걸린 커다란 살점이다..."

그리고 그 푸줏간에 걸린 커다란 살점이란 표현을
렘브란트의 그림 <도살된 소>와 연상하셨습니다
저는 여기에 프란시스 베이컨의 <십자가 책형 습작>을 덧붙입니다

민목사님 말씀대로
오히려 교회 밖에서 하나님의 물화된 낮아짐이
더 또렷해 지는 걸 까요

렘브란트의 <도살된 소>에서 십자가 예수의 살점이,
베이컨의 <십자가 책형 습작>에서
생명이 내포하는 끔찍함과 죽음이 그려집니다

도대체 하나님은 "왜" 그리하실 수 밖에 없던 걸 까요?

[레벨:13]콰미

2009.02.16 15:10:03
*.54.206.24

시와 그림님이 원시인을 자극하시네요 ~  푸주간의 고기  그것도 먹음직스러운 커다란 살점으로 표현한 것으로 보아

인간의 먹이가 되어버린  무능한 예수를 표현한 것으로 보이네요

이런 신학적 해석이 제대로 된 것인지는 모르겠으나 말구유에 누우신 아기예수를 통해서

복선처럼 제시되는 예수의 운명  그것은 바로 인간의 생존을 위한 먹이었다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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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벨:8]시와그림

2009.02.16 20:24:50
*.109.72.74

전에도 느낀 거지만, 콰미님께선
'아기예수'의 묵상이 좀 되십니다 그려~ㅎ
'커다란 살점'과 '아기 예수'...더 갈 때가 없군요

[레벨:13]콰미

2009.02.16 22:30:39
*.54.206.24

더 갈 때가 없다는 말씀은 곧 막장 ??  역시 시와 그림님은 센스쟁이~ 

덕분에 사진 잘 봤슴다.
profile

[레벨:33]우디

2009.02.16 15:24:37
*.141.79.12

어제 민영진 목사님의 강의를 듣고 꼭 보고싶은던 그림을 소개해주셨네요.
그림을 보면서 시를 다시 읽어봅니다.
저는 특히 아침에 출근하면서도 "늙은 비애"라는 말이 계속 맴돌았어요.

나의 하나님   (김춘수)

사랑하는 나의 하나님
당신은 늙은 비애다.
푸주간에 걸린 커다란 살점이다.
시인 릴케가 만난
슬라브 여인의 마음 속에 가라앉은 놋쇠 항아리다.
손바닥에 못을 박아 죽일 수도 없고
또 죽지도 않는 사랑하는 나의 하나님
당신은 또 대낮에도 옷을 벗는 어리디 어린 순결이다.
3월의 젊은 느릅나무 잎새에서 부는 연두빛 바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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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벨:38]클라라

2009.02.16 19:30:15
*.216.132.150

우디님,
시 감사하네요.
저도 궁금해서 검색하려던 참이었습니다.

저는  어제  "당신은 또 대낮에도 옷을 벗는 어리디 어린 순결이다"는 말씀에
필이 딱 꽂혔습니다.
글구..강의 하시는 민영진 목사님과, 시인이 표현하고자 했던 "그분'이 자꾸
오버랩 되던걸요?^^
이렇게 후덕하신 분의 강의를 듣는게 얼마만이던가 싶었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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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벨:8]시와그림

2009.02.16 20:30:26
*.109.72.74

우디님, 그렇죠? 너무나 종교적인, 틀에 박힌 단어보다
한 꺼플 상투를 깨는 날 카로운 표현들이
우리 인식을 한 걸음 더 걷게 만들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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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벨:29]유니스

2009.02.16 17:38:40
*.104.195.135

민목사님의 특강은 듣지못했지만
시그림님의 글과 그림 덕에
생각할  기회를 얻었습니다.

렘브란트와 베이컨의 그림은 
옛기억을 떠올려주는군요, 구약 말입니다.
제사장이 제물을 죽이고,
피를 받고, 각을 뜨고, 태우고..
레위기에서 여호와께서 받으실 제사의 형식을
상세히 기술한 것을 보면, 왜 이래야 하나 싶지만
인간의 죄를 대신 도말하기 위한 절차에서
얼마나 인간이 갈기갈기 찢겨져야하나 싶기도 합니다.
우리는 짐승을 죽일 때 '잡는다'라는 표현을 하는데
심하게 말하자면 인간이 예수를 '잡은 것입니다.'
그렇다면 위의 세 그림에서 적절하게 묘사된 것이구요...

이러한 면에서
유태인들이 예수 그리스도를 영접하게 된다면
우리가 물화된 그림만으로도 특별한 실감을 느끼는데
그것과는 아주 다른 깊은 영적 울림이 있을 것입니다.
시그림님, 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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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벨:8]시와그림

2009.02.16 20:36:04
*.109.72.74

그리스도를 죽인 유대..
그리스도를 영접한 유대...
참으로 유대와 하나님은 애증의 관계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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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벨:100]정용섭

2009.02.16 17:55:48
*.139.165.19

와, 저게 <도살된 소>군요.
어디서 한번 보긴 했는데요.
어제 민영진 박사님의 강의를 통해서 받은 그 느낌이
오늘 시그림 님이 올려준 그림과 글을 통해서
훨씬 밀도 있게 다가오는군요.
근데 더 소는 거꾸로 매달린 거 맞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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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벨:8]시와그림

2009.02.16 20:41:58
*.109.72.74

거구로 매달렸냐는 목사님 질문을 읽으니
베드로의 십자가가 연결되어지네요
까라바지오 <성베드로 십자가 형>
첨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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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벨:38]클라라

2009.02.16 19:15:54
*.216.132.150

저도 어제 강의 들으면서 저 그림이겠구나 싶었는데..
다시 보니 시와 그림(^^)이 더 알쏭달쏭 해지는데요?
민 영진 박사님은 역시 참 멋지시네요.
김춘수님의 코멘트가 없었음에도 렘브란트 그림과
매칭 시켜 이해 하시다니요!!
신학자의 눈은 참 남다르시군요.

하이고. 근데 저  베이컨이란 분은 그림을 또 뭉게 놨군요.^^
우째 저러실까요?^^
글구..목사님, 맞습니다. 꺼꾸로 매달린 소입니다.
꽁지가 천장을 향해 있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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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벨:8]시와그림

2009.02.16 20:44:16
*.109.72.74

ㅋㅋ 베이컨이 그림을 뭉게지 않으면 베이컨이 아니겠죠 라라님?^^emoticon

[레벨:6]평민

2009.02.16 19:40:38
*.90.49.136

닉 그대로 "시와 그림" 님이 물 만난 것 같내요
그림은 볼줄 모르지만  real 하게 섬뜩하내요
"物化" 란 말 보다는 "肉化" 말이 더욱 뜻을  표현하지 않을가요?
시와 그림도 감상도 중요하지만 그 감동을 살아내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肉化 하는 삶)
민 목사님이 말씀 하신것에 대하여--기독교인(신학자, 성직자, 교인 ...) 들은 신학과 교리라는
틀에 얶매여 자유로운 사색을 할 수가 없겟지요. 

사실상 "하느님의 肉化"  어느 틀에도 얶매이지않는   "바람" 같은 자유라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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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벨:8]시와그림

2009.02.16 20:52:59
*.109.72.74

하나님의 육화도 바람 같은 자유라는 말씀
절절히 공감합니다
물론 그 깊은 의미를 차차 알아가겠다는 전제하예서요!

[레벨:16]안희철

2009.02.16 20:52:22
*.206.197.103

렘브란트의 그림에 베이컨의 그림을 덧붙이시다니, 대단한 혜안입니다.
뮌헨에 들렸을 때 미술관에서 베이컨의 "교황" 관련 그림을 본 적이 있어요.
베이컨의 그림은... 사실 무엇을 그려냈다기보다는
덩어리를 찍어낸 듯한 기분이 들죠.
사실 잘 뜯어보면 그림의 대상은 그저 물감덩어리에 불과한데
우리에게 그건 공포와 두려움, 온갖 핏덩이와 살점들이 난무하는 것으로 느껴지는데
물질성이 느껴진다고 할까요. 물감의 그런 물질성이 어쩜 그리도
인간이나 생명체의 물질성과 연결고리를 가질 수 있을까.
정말 베이컨은 대단한 화가가 맞는 것 같아요.
profile

[레벨:8]시와그림

2009.02.16 21:04:27
*.109.72.74

베이컨 그림을 실제 본적이 없어서..
보시니 두께감이 있던가요?
사진으로 만 보면
장 포트리에 와 같은 두꺼운 물질감과는 다른
목사님 말씀하신대로 생명의 물질성이 느껴집니다
세계대전을 겪은 유럽인들의 인간을 바라보는 시선 일까요?
profile

[레벨:23]모래알

2009.02.16 21:22:18
*.116.154.86

시와그림 님 올리신 그림과 또 덧글들을 읽다 보니
서울오프에서 들려주셨다는 민영진 박사님의 말씀이 참 궁금하군요.
다양한 각도로 주님을 생각하도록 이끌어주는 다비아가 참 좋습니다.
감사합니다!!
profile

[레벨:33]우디

2009.02.16 22:38:18
*.141.21.47

모래알님께서 아래 주소로 들어가시면
설교본문과 동영상을 통하여
민영진 목사님의 김춘수 시인의 시에
관한 해석을 다시 들으실 수 있을겁니다.
말씀과 육신
profile

[레벨:23]모래알

2009.02.16 23:43:13
*.116.154.86

우디 님!  참 감사합니다.
연두빛 바람 생각을 하니 마음이 떨립니다.
profile

[레벨:8]시와그림

2009.02.16 23:53:38
*.109.72.74

모래알님, 저의 생각과 다름이 없군요
저도 예수를 찾되 세상과의 소통을 소홀히 않는
다비아가 참 좋습니다

[레벨:13]콰미

2009.02.16 22:32:20
*.54.206.24

아싸~  단기강좌 흥행수표가 되실  그분을 좀 아껴야 겠습니다.  자 이제는 신비주의 컨셉으로 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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