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비안들의 세상 살아가는 이야기. 부담없이 서로의 생각과 이야기를 나누는 공간이 되었음 합니다.
관련링크 : |
---|
'식사 기도하는 오스트프리슬란트 농부들' 은 19세기 후반, 막스 리버만의 작품입니다.
리버만은 유대계로서 2차 대전 전까지 독일 인상파와 예술계에 큰 영양을 끼쳤습니다.
위의 작품은 전체적으로 어둡고, 가볍지 않은 느낌으로 다가옵니다.
누추한 실내에 식탁을 가운데로 해서 가족으로 보이는 네 명의 남녀가 둘러앉아 있습니다.
조촐한 음식을 앞에 두고 그들은 소박한 기도 중에 있는데,
특히 이 집의 가장으로 보이는 오른 쪽 인물의 모습이 인상적입니다.
노동으로 지친 몸을 의자에 깊숙히 앉히고
쓰고 있던 모자를 벗어, 거칠 것이 분명한 손으로 모아 쥐고 머리를 숙인 채 입니다.
투박하고 커다란 나막신은 그의 삶과 노동이 가볍지않다는 느낌을 더해주는군요.
장식 없는 어두운 실내와는 달리 문 밖은 약동하는 푸름으로 환합니다.
식탁과 인물들에게 비춰지는 빛으로 짐작한다면 오른 쪽에도 창문이 있는 것 같군요.
특별히 눈을 끄는 것은 식탁 가운데에 있는 환한 빛을 머금은 음식입니다.
감자로 추정이 되는데, 저 문 밖의 밝은 곳에서 거두어 들인 것이 분명합니다.
이 가족의 단촐하고 소박한 음식을 보는 순간,
'주기도'에 나오는 '일용할 양식'이 이런 것이구나 하는 생각이 먼저 들었습니다.
과하지도 않고 필요한 만큼의 양식...
저 문 밖에 펼쳐져 있을 들에서 햇빛, 공기, 물, 흙, 이 가족의 땀,
그리고 이 모든 것들 위에 임하는
생명의 근원으로부터 주어지는 보이지않는 힘을 생각해 봅니다.
예수 그리스도가 특별히 성만찬이라는 방식을 통하여
자신을 기억하도록 한 것에 대하여는
예전에 '안데스 산맥 조난기'에서 나름으로 짚어본 적이 있습니다만,
이 그림은 만찬에 사용되는 '빵과 포도주'라는 재료를 생각하게끔 합니다.
어두움 가운데 환하게 빛나는 저 양식를 만들어 낸 것은
전혀 저 형태를 짐작도 할 수 없는 것들로 부터 입니다.
어떤 햇빛, 공기, 물은 빵과 포도주를 만들었고,
또한 어떤 것들은 사람의 몸을 만들기도 했습니다.
그리스도의 성만찬에 사용되었던 빵과 포도주는,
사람의 몸으로 오신 그리스도의 그 몸을 이루기도 했고
또한 우리의 몸을 지탱하도록 하는 같은 것으로 부터 만들어졌습니다.
햇빛, 공기, 물, 흙과 그 위에 생명의 근원되는 힘 ....말입니다.
그리고, 이 가족들의 기도를 보는 순간
의외로 작은 것을 두고 큰 기도를 한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그들의 초라한 식탁에 놓인 음식은
남지도 않고, 몸에서 지방으로 쌓일 수도 없을 정도의 양으로 보이는데
그 집안의 가장은 모자를 벗어 예를 표하며
가장의 권위 조차 느끼지 못할 정도의 소박한 모습으로 기도에 머무릅니다.
'작은 것에 큰 기도를 하는 거 같아....'
이런 말을 떠올리는 저 자신이 부끄러울 따름입니다.
예술의 힘이라는 건 참 대단합니다.
많은 생각을 하게 하고, 그 생각의 깊이로 빠져들어 이내 자기 자신을 보게 만드니까요.
이번 그림을 보면서도 나 자신을 들여다보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그림을 보며 드는 상념들...
문 밖의 밝기로 보아, 때는 아직 저녁은 아닌 것 같고, 아마 점심이든지 우리 식으로 얘기하면 새참일 수도 있겠네요.
지나가던 길손이 마침 창문 너머를 들여다보다 눈에 띈 장면 같이 보입니다.
또 우리 식으로 얘기하자면 얼른 카메라를 꺼내 셔터를 눌러 그 순간을 잡아낸 장면 같기도 하고요.
재미있는 것은 뒷모습을 보이고 있는 여인은 걸상을 들어 올리고 약간은 불안하게 앉아있습니다.
우리도 그런 경험이 있듯이 여인의 습관이 나타난 게 아닌가 생각합니다. 그래서 아주 자연스러운 장면이 됐습니다.
출입문을 열어 둔 것은 등이 없어 그랬겠지만 누구든 들어와 함께 식사하자는 따뜻한 마음이 배어 있는 것 같습니다.
소박하고 고된 삶이지만 그 속에서 누릴 수 있는 행복이란 이런 게 아닐까 싶습니다...
꾸미고 거추장스런 모습이 아닌
고단하지만 숭고함이 깃들인 소박한 모습으로
삶을 살아내는 것이 우리들의 본 모습 아닐까요?
콘크리트, 유리를 통과하는 빛, 비가 와도 감지한되는 고층,
깨끗한 듯 해도 온통 인위적 인 우리 주변의 시설물들
편하고 청결? 풍족 이런 것들로 우리가 치루어내야하고
감당해야 하고 빼앗긴 너무나 소중한 것.......
같은 평면에서 호흡할 수 있는 햇빛, 공기, 물, 흙. 모든 것들과 공유하는 저 장면,
생존에만 관심을 두고 오로지 하나님께만 쏠려 있는 식사 기도 시간
친숙하면서도 부러운 모습입니다. 열려있고, 따뜻함까지 있다면!!!
대지와 밀착된 곳에서 몸을 눕히고,먹고 마시는 때가 오기는 할까요?
'그림 해설' 많은 것을 느끼게 하고, 무언의 깨달음도 있고
대단하십니다. 감탄x100~~~~~~
일상의 한 순간을 포착한
어찌보면 평범할 수 있는 그림이
이렇게 많은 걸 전해주는군요..,!
유니스님의 영혼의 프리즘을 통과하니.
식사를 하는 곳이 부엌인지 헛간인지
모를 허름한 곳에서 음식을 마주하고
경건히 기도를 올리는 가족의 모습에서
누추한 마구간 태어나신 아기예수님이,
경배드리는 동방박사들이 겹쳐 떠오릅니다.
그리고 우리 일상에 이렇게 함께 계시는 주님을..
유니스님의 그림이야기를 대하다보니
저도 어느새..^^
아무래도 코너를 따로 만들어야 할 것 같지 않으세요?
명화와 명해설을 두고 두고 감상하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