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비안들의 세상 살아가는 이야기. 부담없이 서로의 생각과 이야기를 나누는 공간이 되었음 합니다.

8월 다비아 대구오프 후기

조회 수 7672 추천 수 0 2009.08.19 14:47: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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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구의 무더운 날씨에 지친 다비안들이 어제도 어김없이 모였습니다.
공부한 본문은 판넨베르크 설교집 '믿음의 기쁨'  中  '하나님은 영이시다! (요 4:19 - 24)' ...
본문은 예수께서 수가성의 여인과 우물가에서 나누신 대화의 장면입니다.
오프 전에 미리 설교문을 읽으면서 서문에서부터 주목이 갔습니다.

"기독교 전승의 내용들이
일상적 노동세계와 소비행태 안에서 꼼짝하지 못하는
우리를 해방시켜낸다는 사실을 생각하지 않는다면
우리는 지금 이 자리에 모이지도 않았을 겁니다."

일상적 노동세계와 소비행태 안에서 꼼짝하지 못하는...
이 문제로 요즘 고민 중이었거든요.
한 곳에서 6년째 일을 하면서 주님께 내년을 기약하는 기도를 드리는 중이었습니다.
'7년째는 땅의 지력을 회복하기 위해 안식을 한다는데 저도 좀 어떻게 안될까요?..'
하면서 1-2년 정도 떠나있을 한두 나라 정도를 생각하고 있었습니다.
사실 근본적인 내면이 해결되지않는다면 일상적인 삶의 틀을 깬다고 해서 해결이 되지않을 수도 있지만
외부적 환경의 변화로 도와줄 수도 있다는 생각이었지요.
시기 적절한 도전적인 서문이었습니다.

요한복음의 본문에 대하여 판네베르크는 세가지의 질문으로 진행을 하였습니다.
첫째, 이 본문에서 종교와 하나님의 예배에 대한 질문이 어떻게 제기되는가?
저도 예수님과 수가성 여인의 대화가 갑작스럽게 근본적이고 영적인 내용으로 깊이 들어가는 것에 대하여
주목하던 부분이었습니다. 오히려 3장에 니고데모가 근본적인 질문거리를 가지고 예수님을 찾았을 때보다
더 급격한 속도감으로 심연을 향하여 내려가는 것에 대하여 늘 의외의 느낌이었거든요.
판교수는 먼저, 겉으로는 숨겨져 있지만 원래는 참된 리얼리티의 심연을 인식하고 해석할 능력이 예수님에게
있다는 점을 언급합니다. 이것은 단순히 예수님의 초월적 능력만으로 설명할 것이 아니라 영적으로 깨어있는 사람에게
존재하는 영적 통찰력으로 말해질 수 있겠지요. 드러나 있는 현실과 다르게 그 사물의 본질이 무엇인지를 설명할
수 있는....비단 제 개인에게도 요구할 수 있고 영적으로 깨어있음이 전제된다면 가능하리라고 생각되는 대목이었
습니다. 영적인 프로파일러 라고나 할까요...ㅎㅎㅎ  예수님께서 여인의 삶을 통찰하셨을 때 그녀의 반응은  하나님을 
경배함의 참됨이 유대냐 사마리아냐 라는 질문이었습니다. 판교수는 그 여인의 질문이 잘못되었다고 하지만 저는
그 여인의 현실에도 불구하고 그 질문으로 나가는 것에 대하여 높은 평가를 하고 싶습니다. 그녀는 타는 목마름이
영적인 것과 닿아있다는 것을 알고 있다는 것입니다.
예수께서는 종파적 전통을 떠나 하나님을 예배하는 것의 진지함과 중요함에 대한 것으로 답하십니다.
판교수는 하나님을 경배함은 세속화된 일상과 소비적 삶의 형태 속에서 우리가 예상할 수 없는 차원으로의 시각을
열어 준다고 설교합니다. 일상의, 우리에게 너무나 익숙한 것들을 뛰어 넘어가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가...?
우리가 예배한다, 경배한다 라고 흔하게 쉽게 말하는 그 행위에 대하여 그 깊은 것을 인식해 가는 것으로부터 모든
종교적 전통이 형성된다는 것입니다.  이 '모든' 이라는 단어에서 '올바른'으로 나아가야겠지요. 다음 질문...

둘째, 참된 하나님 예배는 종교적 전통과 어떤 관계가 있는가?
예수께서는 참된 예배에 대하여 직접적으로 답하지 않으셨지만,
우리가 경험하고 있는 현실과 그 심연에서 하나님의 활동을 지각할 수 있어야 하는데
우리의 종교적 전통이 이런 일에 눈뜨게 해준다고 말합니다.

셋째, 참된 예배 자체에 대한 질문을 어떻게 제기할 수 있는가?
'하나님은 영이시니 예배하는 자가 신령과 진정으로 예배할찌니라.' ( v24)
성서 본분을 인용하는 것이 좋을 것 같아서 적어보았습니다.
불트만의 말을 응용하자면 '영으로서의 하나님'은 놀라운, 완전히 다른, 인간을 놀라게 하는 분이십니다.
영으로 일컬어지는 하나님은 모든 생명을 가능하게 하는 생명의 놀라운 심연이심을 판교수는 역설하는군요.

'하나님을 영과 진리로 예배를 한다는 것은 곧 우리의 생명 안에 도도히 흐르고 있는 하나님의 숨결을 깨달아
아는 것입니다. 그 숨결은 우리의 안과 밖 동시에 존재하며, 따라서 우리를 우리의 위로 끌어갈 수 있는 힘입니다.'

영이신 하나님에게 우리 자신을 안심하고 내맡긴다면 되풀이 되는 일상과 종교적 편협성으로부터 자유케 될 것이라고
판교수는 말합니다. 설교 제일 말미에,

'하나님에 대한 표상이 아무리 변화된다고 하더라도 그것이 우리를 하나님에게서 떼어놓을 수는 없습니다.
오히려 그를 향하여 나아가도록 할 것입니다.'

하나님에 대한 표상이 변화된다는 말은 인간의 한계로 만들어지는 하나님과 예배와 종교적인 형태를
인정하는 것 같습니다. 비록 그러하더라도 예수께서 수가성 여인에게 참된 예배를 위해
사마리아와 유대의 종교 전통을 넘어서기를 명하는 그 말씀으로 용기를 얻습니다.

설교문의 내용이 읽을 때마다(세번 읽음) 좀 다르게 생각되어져서 당황스럽습니다만,
지금은 이렇게 이해를 했습니다.
'꼭 이 설교를 이해를 해야하느냐?' 고 물으신다면 그렇지는 않다고 말씀드리겠지만, 
산의 정상을 오르는 것에 다른 길을 찾는 기분을 알고 싶으시다면 읽어보시라고 권해드리겠습니다.
이번 설교문은 '안심 스테이크'를 먹은 듯한 그득함과 완전히 소화를 못시킨 무거움도 있군요.
이상  '믿음의 기쁨'  149 - 156 쪽이었습니다.

주님의 은총이 더운 날씨와 함께....emotic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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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손은 약손, 네 배는 똥배... 유니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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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벨:100]정용섭

2009.08.20 23:23:52
*.120.170.243

유니스 님은 학교 다닐 때 공부 무지하게 잘 했을 거 같네요.
예습하고,
강의 듣고, 전체 요약하고,
복습까지요.
멀지 않아 신학 프로는 아니라 하더라도
신학 아마로는 고수급에 도달할 겁니다.
토요일에 수련회에서 봅시다.

[레벨:2]Ruby

2009.08.21 01:54:45
*.162.114.187

유니스 언니가 쫌 잘하시죠. ^^

안녕하세요, 목사님? 저는 루비라고, 인도에서 사땨님과 [기꼬?] 공부하고 있습니다.
사땨님 소개로 다비아 site 기웃거리면서 목사님 설교도 종종 읽고 있고요,
최근에 우등상으로 받은 [믿음의 기쁨]을 읽어 가고 있습니다.
말씀을 그리고 번역을 쉽게 하셔서 이해하고 생각하는데 크게 도움이 됩니다.
아, 저도 대구 오프에 함께 하고 싶은 마음이...
혹 인도로 오실 생각은 없으신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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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벨:29]유니스

2009.08.21 09:44:13
*.104.197.113

루비...
목사님을 인도로 모실 생각말고
어서 공부 마치고 귀국하시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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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벨:29]유니스

2009.08.21 09:39:30
*.104.197.113

목사님,
먼저 저의 외로운 꼭지글에 답글 주셔서 감사드립니다.emoticon
모처럼 예습, 복습해서 생색을 좀 낸거구요,
동영상을 다시 부분적으로 들었는데 또 다른 느낌...
저의 근황에 대하여 많은 생각을 하게 하는 설교였습니다..^^

[레벨:12]라크리매

2009.08.21 12:38:25
*.41.16.153

유니스님 글에 댓글을 달까말까 두어번 읽으며 망설였는데...ㅎㅎ
사실 판선생의 믿음의 기쁨을 읽어보지 않았거든요
판선생의 세가지 요약을 읽어보니  전통에 대한 논란이나 뒷배경이 있는 글같다는 생각이드네요
독일은 지방색이 많은 국가에요 사투리도 심하구요
중부 북부 남부는 확연히 다른 기후적환경과 그에따른 정서적 차이를 갖고 있어 보였어요
특히 남부는 전쟁시에도 건물이 파괴되지 않고 부유한 도시로 남아 있어서 조금 보수적인 시각이랄까 (제가 있던 중부는 무기와 군수물품을 생산하던 곳이라 옛건물은 거의 파괴되고 도시 곳곳에 포탄흔적이 건물에 남아있었어요)
특히 뮌헨은 한때 유럽지성들이 모여있던 문화적이고 지성적인 도시라
munchener들의 자부심이 대단한 것 같더군요
 베를린필과 뮌헨필의 차이점이 확연한 것도 이런 전통적 배경이 다른이유는 아닐까 싶네요
유니스님의 글을 읽고 판선생이 그글을 쓸때 대한민국의 기독교신자,최소한 유럽외의 기독교신자들이
자신의 글을 읽을거란 생각은 못했던것 같다는 생각이 맨먼저 들었어요....ㅎㅎ(그걸 알았다면 조금 다른방향으로 결론이 나오지 않았을까요...^^)
언제 쓰여진 글인지 모르지만 신학적인 이견으로 의견이 분분한 자들을  향한  글이였을거란 추측이 드네요
사마리아인의 현실적 고통이나 상황을 판샘이 좀더 공감했었으면...아쉬움도 남고...
예수님이야 말로 유대의 신앙적 전통 율법과 할례전통을 깨신 첫 유대인이시니
전통에 대한 의견도 달리 해석될수 있을것 같고... 그렇네요
역시...바른글 옳은말이 내영을 하나님께로 이끄는 것은 아닌가바요
(오프에 참석했더라면 달랐을지도 모르겠죠...^^)
아마도...신앙이 옳고 그름의 판단기준을 제시하는 것이 아니여서겠죠
유니스님의 영이 하나님께로 인도되는 수련회가 되시길 빌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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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벨:29]유니스

2009.08.21 14:10:40
*.104.197.113

라크리매님께서는 독일 생활을 하신 거 같군요.
잠시 지나가며 느낄 수 있는 것이 아닌 걸 아시는 걸 보니 말입니다.
판교수의 설교에서는 그 배경이 정치, 교계, 학내 상황을 자주 반영하는 것 같더군요.
그러나 제가 그 배경을 알지도 못해서 말입니다.
유대와 사마리아 전통을 인용하였으나 오늘 날의 여러 전통의 한계를 반영하였으리라 봅니다.
라크리매님의 말씀처럼 수가성 여인과는 지나치게 틀린 판교수의 상황에서
자신의 시각이 있슴을 느끼기도 했습니다.
그러나 모두 그 여인일 수는 없기에 모티브라도 잡을 수 있으니 다행입니다.
실재로 수가성 여인에서 판교수를 통해 정목사님의 설명을 거친 이 대목이
제게는 실재적인 문제의 해결을 담보한다는 것이 놀랍지요.
긴 글 중에서도 제가 특히 마음이 가는 부분은

1. 일상의, 우리에게 너무나 익숙한 것들을 뛰어 넘어가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가?
2. 심연에서 활동하시는 하나님....
    이 대목에서는(물론 누구나 하나님의 그러하심을 알고 있지만) 단어 선택의 색다름으로
   새로운 느낌이었습니다. 인형극을 할 때 서양에서는 인형의 위에서 줄을 연결하여 인형을 작동시키지만
   '심연' 이라는 단어로 인해 동양의 인형극 방식인 무대 밑에서 인형을 움직이게 하는 느낌을 연상시키며
   각별했습니다.  뭐 우리가 인형은 아니지만 말이지요...^^
3. 하나님의 숨결은 우리의 안과 밖에 존재하며, 따라서 우리를 우리의 위로 끌어갈 수 있는 힘이다.

등이 남는 구절입니다. 라크리매님의 마지막 서너구절도 많은 여운을 주는군요.
바램의 말씀 감사드리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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