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비안들의 세상 살아가는 이야기. 부담없이 서로의 생각과 이야기를 나누는 공간이 되었음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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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충일기056】 한우갈비
어젯밤에 딸1호와 2호가 서울에서 내려왔다. 밝은이는 퇴근하는 길에 곧바로 터미널에서 언니를 만나 고속버스를 탔다고 한다. 실컷 자고 일어난 밝은이가 첫 월급 탄 기념으로 ‘한우갈비’를 사겠다고 한다.
아르바이트를 해서 돈을 번적은 있지만 정식으로 취업을 해서 첫 월급을 받았으니 엄빠 '빨간 내복'을 사드려야 하나 고민을 하다가 그냥 최고급 '빨간 한우'갈비로 쏘겠다고 한다.
그 돈이 어떻게 번 돈인지 알기 때문에 그냥 간단하게 칼국수 먹자고 했더니, 첫 월급 타서 엄마아빠에게 한우갈비 사드렸다는 말을 평생 하려면 꼭 먹어야 한다고... 그래, 나도 딸이 첫 월급 타서 한우갈비 사줬다는 말을 평생 하고 살려면 먹어줘야지...
근데, 내 평생에 한우갈비를 먹어본 기억이 안 난다. 어쨌든 오늘은 밝은이 덕분에 기록으로 남길만한 역사적인 날이다.
【대충일기058】 커다란 비단잉어?
나는 같은 곳을 몇 년 동안 걸어도 재미있는데 아내는 늘 새로운 곳을 걷자고 한다. 그래서 계룡산 동학사 입구에 차를 세워놓고 동학사 벚꽃길을 한 바퀴 돌기로 했다.
평일이라 사람들도 차도 없어서 걷기에 너무 좋았다. 걷다가 기름에 튀기지 않은 호떡이 있어서 하나씩 사 먹었다. 동학사 매표소까지 갔다가 돌아 나오는데 “붕어빵~ 붕어빵~” 하면서 누가 부른다.
식당들이 모여있는 곳 어느 가게에서 붕어빵을 팔고 있었다. 아내에게 1000원을 빌려 붕어빵 한 마리 사먹으려고 갔더니 한 마리에 2천원이다. 그런데 붕어 한 마리의 크기가 어른 손바닥보다도 더 크다. 우와! 세상에 이렇게 큰 붕어빵도 있었다니...
작은 붕어빵 네 마리를 한 번에 먹어 버린 셈이다. 호떡에 붕어빵에 오늘 저녁은 안 먹어도 되겠다.
【대충일기062】 포크 베이크?
코스트코에 회원증 사진 갱신하러 갔다가 갑자기 베이크가 먹고 싶어졌다. 햄버거나 튀긴 음식 종류를 끊은지 2년이 다 되어간다. 그동안 내 몸이 많이 깨끗해졌는데, 갑자기 식탐 뱀이 나를 유혹한다.
“오늘 하루만 먹어~. 괜찮아~ 그리고 앞으로 안 먹으면 되잖여~”
음.. 먹을까 말까 망설이다가, “에라~ 모르겠다. 오늘만 속세의 음식을 먹고 타락해 버리자.” 그런데 3900원짜리 ‘치킨베이크’와 ‘불고기배이크’가 없어지고 새로 생긴 ‘포크베이크’가 4900원이다.
접시에 담겨 나오는 포크베이크를 보고 또 놀랐다. 전에는 접시 밖에까지 나가는 몽둥이 크기였는데, 접시 안에 쏙 들어갈 만큼 크기가 아담하게 줄어들었다. 옛날 베이크 어디갔어?
물가가 너무 올랐다. 돼지고기 베이크는 내 입맛에는 살짝 안 맞는 것 같다. 앞으론 진짜 베이크 안 사 먹을 듯.
【대충일기065】 아내가 있을 때
“아이고매~~ 먼 밥상이 날마다 황제 밥상이여.”
아내가 밥상을 차리면 항상 냉장고에 있는 반찬 다 꺼내어 상에 쫙 깔아 막 열 가지씩 된다. 그냥 젓가락이 반찬 그릇에 한 번씩만 다녀가도 밥그릇은 비고 배는 빵빵 해진다.
아내는 밥이나 반찬 남기는 것을 ‘맛이 없다’는 것으로 알기 때문에 반찬이나 국은 무조건 다 먹어야 한다. 짜다느니, 싱겁다느니 어쩌고 했다가는 순식간에 밥그릇 뺏기고 밥상에서 쫓겨나기 때문에 그런 말은 아무도 없는 대나무숲에 가서 해야 한다.
요즘 아내는 <7대3 법칙>이라는 책을 읽고 채소 반찬의 개수를 막 늘리고 있는 중이다. 대신 3이라는 숫자는 단백질 비율인데... 아무리 찾아도 단백질은 1도 안 된다. 완전 10대 0밥상이고만...
그래도 이 얼마나 감사한 일이냐! 복 받은 일이다!
【대충일기066】 아내가 없을 때
점심이나 저녁은 나 혼자 해결하는 날이 많다. 오늘 점심은 국에 밥 한 숟갈 말아서 간단하게 뚝딱 먹었다. 반찬도 귀찮아서 하나도 안 꺼냈다. 반찬이 없으니 젓가락도 필요 없어서 놓지 않았다.
아침을 푸짐하게 먹었으니 점심은 그냥 간단하게.
김치찌개를 커다란 냄비로 한가득 끓여 놓으면 그냥 그거 퍼서 밥 한 숟갈 놓아서 랩 씌워 전자렌지에 1분 동안 돌리면 근사한 한 끼가 된다. 나는 김치찌개가 다 떨어질 때까지 몇 번이든 똑같이 반복해서 먹을 수 있다.
삼시세끼 아내가 차려주는 푸짐한 밥을 먹다가는 순식간에 뚱땡이 돼지가 되고 말 것이다. 그나마 한두 끼 정도 대충 식사를 하기에 이 정도 몸매(?)를 유지하는 것 아닌가?
그래도 이 얼마나 감사한 일이냐! 복 받은 일이다! ⓒ최용우
ㅎㅎ 온통 먹는 이야기군요.
먹는 것도 道니까 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