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비안들의 세상 살아가는 이야기. 부담없이 서로의 생각과 이야기를 나누는 공간이 되었음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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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님, 저는 오늘까지 평생 목사로 살았습니다. 세상의 쓴맛을
모르고 단맛도 모르며, 그 복잡다단한 세상 물정도 모른 채 새파랗게
젊은 시절부터 교회 울타리 안에서만 살았습니다.
그런데도 목사라는 사실이 여전히 몸에 맞지 않는 옷처럼 느껴집니다.
신자들이 기대하는 것만큼 인격적이지 못하고, 영원 구원에 대한 열정도
턱없이 부족하며, 목회활동에 희생적이지 못할 뿐만 아니라 설교를
하면서도 늘 불안한 마음을 감출 수 없습니다. 신학공부를 시작한 지
40년, 목사로 살아온지 30년이 넘었으면 아무리 목사로서의 카리스마
(은사)가 없었다 하더라도 목사의 일에 익숙해질 만한 때가 되었건만
여전히 초보 목사처럼 살았습니다.
제가 나름으로 세련된 목사처럼 행동하기에 다른 사람들은 이 사실을
눈치 채지 못하지만 저 자신은 잘 압니다. 저보다도 저를 더 잘 아시는
성령은 더 잘 아십니다. 이제라도 맞지 않은 옷을 벗는게 옳은지요.
아니면 이 정도의 분량이나마 끝까지 감당하는 게 옳은지요. 저는 판단
능력이 없고 용기도 없으니 성령께서 선한 길로 인도해 주십시오.
"나를 따르라" 불러주신 예수 그리스도의 이름으로 기도드립니다. 아멘.
- 정용섭 / 매일 기도하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