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비안들의 세상 살아가는 이야기. 부담없이 서로의 생각과 이야기를 나누는 공간이 되었음 합니다.

일상의 묵상

조회 수 1050 추천 수 0 2021.12.11 09:55: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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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의 묵상


학산발라 수돗가에서 김장을 하더니 누군가가 무 꽁댕이를 담에 올려 놓았다. 지나가다가 사진을 찍었다. 저 무청 말린 시래기는 김장을 한 주인이 가져갈까? 아니면 그냥 쓰레기통에 들어갈까? 무청의 운명을 누구도 알 수 없다.
내년에 그동안 찍은 사진 중에서 봄, 여름, 가을, 겨울 사진을 나누어 네 권의 사진, 묵상집을 만들려고 준비중이다. 내가 사진작가는 아니니 퀄리티 높은 작품사진집은 아니고 그냥 ‘일상 사진으로 만나는 하나님의 리얼리티(Reality)’라는 부제로 평범한 일상 사진 아래 원고지 한 장짜리 짧은 묵상을 배치한 책이다.
어떤 분이 “전도사님은 일상의 사물을 특별하게 보는 눈을 가지셨나봐요. 사진들이 다 공감이 갑니다. 정겹고 하나님의 따스함이 느껴져요.”라고 하셔서 용기를 내 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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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님은 예술가


아내가 양파를 다듬어 바구니에 담아 놨는데 하루 지나니 양파 줄기가 조금 자라 있었다. 양파는 정말 잘 자라는 식물인가봐. 나는 그것보다는 잘라낸 부분의 기하학적인 모습이 너무 신비하고 예쁘다는 생각이 들어서 사진을 찍었다.
하나님은 인간이 도저히 흉내 낼 수 없는 예술가이시다. 인간은 기껏 어느 한 장면을 캔버스에 그리거나 조각으로 만들 뿐인데 그러나 그 작품에는 ‘생명’이 없다. 그러나 하나님의 작품은 똑같은 것이 하나도 없이 다 다르다. 또 생명이 있어서 순간순간 그 모양이 달라진다. 사람의 눈에는 보이지 않지만 변하지 않는 것은 없다.
하나님은 자신의 살아계심을 그렇게 일상 가운데 드러내신다. 사람들은 하나님을 보여달라고 하지만, 그렇게 보여지는 일상이 하나님의 살아계심인 것은 깨닫지 못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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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깨비바늘


“아이고... 이런 건 어디서 붙여 가지고 온 거에요. 밖에 나가서 탈탈 털고 들어오세요. 고양이도 몸에 이런 것을 붙여 가지고 다니드만” 아내가 바지에 잔뜩 붙은 도깨비바늘을 보고 한마디 한다.
용수천변 운동을 하면서 쓰레기 줍는다고 풀섶으로 내려갔더니 거기에서 붙었나 보다. 도깨비바늘이라고 부르는 우슬초 열매(?)이다. 사람이나 동물의 몸에 붙어서 퍼져나가는 특성이 있다. 열매의 끝에 갈고리 같은 것이 있어서 아무데나 잘 달라붙는다. 어릴 적에는 ‘옷도둑놈풀’이라고도 불렀었다.
한때 ‘우슬초’가 관절염에 좋은 한약재라고 하여 사람들이 전국 산야로 우슬초를 채취하러 다녔던 적도 있었다. 그때 나도 우슬초를 캐서 용돈벌이를 했던 기억이 난다. 성경에도 ‘우슬초’가 나오는데 우리나라의 ‘우슬초’와는 완전 다른 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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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보자료


한때 10년 동안 1년에 1권씩 주보자료집, 주보파일을 만들어서 한국교회에 제공했었다. 주보자료 사역을 그만둔지 벌써 몇 해가 지났는데 아직도 연말이 되면 주보자료집을 찾는 교회들이 꽤 있다.
오늘 아무개 목사님으로부터 자기는 10권을 다 사용할테니 앞으로도 계속 주보자료집을 판매해 달라는 전화를 받고 고민이 생겼다.
요즘에 나오는 컴퓨터나 노트북에는 cd가 없다. usb로 바뀌어가는 추세이기 때문에 이제 주보자료파일을 cd에 구워줄 수가 없다. 그래서 주보자료집 사역을 10권으로 마쳤었는데...
일단 주보자료집을 교보문고를 통해 출판하고 자료 파일은 다운받을 수 있는 링크를 책 안에 넣어서 다운 받게 하는 방법으로 책을 계속 유지시켜야 겠다. 주보자료집을 찾는 교회가 있다면 책을 살리는 게 맞다고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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십자가


사진 파일을 정리하다 보니 언제 어떻게 찍힌 사진인지 모를 파일 하나 들어 있었다. 그런데 십자가 사진이다. 천정에 있는 십자가 모양의 엘이디등이 방바닥에 비친 모습인데, 손으로 핸드폰을 들고 가다가 나도 모르게 우연히 찍힌 것 같다.
십자가다. 내 심장을 뛰게 하는 십자가! 십자가의 도가 멸망하는 자들에게는 미련한 것이요, 구원을 받는 나에게는 하나님의 능력이다. 주님! ‘누구든지 나를 따라오려거든 자기를 부인하고 자기 십자가를 지고 나를 따를 것이니라’고 하셨습니다.
주님! 저에게 주어진 십자가가 무겁다고 멀리하지 않게 하시고, 힘들다고 벗어버리지 않게 하소서. 사도 바울처럼 주의 십자가를 자랑할 만한 큰 믿음을 주옵소서.
우연히라도 찍힌 사진이 ‘십자가’라서 다행이다. ⓒ최용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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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벨:29]최용우

2021.12.20 08:48:45
*.166.148.64

정 목사님의 글 의 기저에 깔려있는 '생명의 리얼리티'라는 말에 격하게 공감하며 저 또한 삶 가운데에서 하나님의 리얼리티를 찾아내는 즐거움을 날마다 누리고 있습니다. 그러서 말인데요, 제가 뭐 한가지 부탁을 드리고 싶습니다.

제가 그동안 찍은 사진 중에서 봄, 여름, 가을, 겨울 사진을 나누어 네 권의 사진, 묵상집을 만들려고 준비중입니다. 제가 사진작가는 아니니 퀄리티 높은 작품사진집은 아니고 그냥 ‘일상 사진으로 만나는 하나님의 리얼리티(Reality)’라는 부제로 평범한 일상 사진 아래 원고지 한 장짜리 짧은 묵상을 배치한 책입니다. 이미 편집은 다 끝났는데 앞쪽에 한면을 비워놓았습니다. 책 추천사 겸  '생명의 리얼리티'에 대한 설명을 넣고 싶은데 아무리 생각해도 글이 안떠오르는 군요. 아마도 목사님께서 잘 설명하실 것 같아서 감히 부탁드려 봅니다. 연말에 바쁘신데 부담이 되신다면 안하셔도 됩니다. 메리크리스마스  겨울묵상.pdf

첨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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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벨:100]정용섭

2021.12.20 20:55:56
*.137.91.155

옛, 순종하겠습니다.

성탄절 전까지 여기 대글란에 올리겠어요.

단 조건이 있는데,

사진을 대구샘터교회 주보 표지 사진으로 

가끔 사용하도록 허락해주세요.

pdf로 올린 사진과 짧은 글을 보니 

저의 영혼에 평화가 찾아오는 듯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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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벨:29]최용우

2021.12.21 12:12:02
*.166.148.64

옛, 감사합니다.

사진을 사용해 주시면 제가 더 영광이지요.

댓글에 올릴 수 있는 파일의 용량이 3mb밖에 안 되어서 그에 맞추다 보니

책의 샘플이 몇페이지 못 올라갔습니다.  나중에 파일을 전부 드리겠습니다.

감사하고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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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벨:100]정용섭

2021.12.25 19:21:51
*.137.91.155

저는 마당이 있는 시골 단독 주택에 살기에 거미줄을 자주 봅니다.

거미는 처마밑이나 나무 사이, 또는 창문에 걸쳐서 거미줄을 칩니다.

그들의 거미줄 짓기 신공을 보노라면 

저의 영혼 깊은 곳에서 어떤 전율 같은 게 느껴집니다.

그들이 쳐놓은 거미줄은 바람의 세기에 따라서, 햇살의 각도에 따라서,

그리고 구름의 두께와 대기의 습도에 따라서 미묘하게 다른 모습으로 변합니다. 

그런 미세한 차이를 실제로 느껴보셨는지요? 

우리가 매일 만나는 평범한 일상과 풍경에서 

창조주 하나님을 찬송하고 싶다는 강렬한 충동을 경험하셨는지요?

저는 우리의 일상에 하나님의 창조 능력이 내재한다고 믿습니다. 

그 능력은 곧 하나님의 현실(reality of God)입니다. 

그 하나님의 현실은 "생명의 리얼리티"(reality of life)입니다.

아주 세심하면서도 사랑 가득한 마음으로

나무에 관한 글을 쓰고 그림을 그린 헤르만 헷세에게서 보듯이(헤르만 헤세의 나무들』 참조)

일상의 여러 순간에 마주친 생명의 소소한 리얼리티를 

구도적인 태도로 사진과 묵상글로 묶어낸 이가 바로 최용우 님이 아닐까,

하고 저는 생각합니다.

정용섭 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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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벨:100]정용섭

2021.12.26 06:55:00
*.137.91.155

성탄절까지 글을 쓰겠다고 해서 일단 올린 글인데

조금 다듬을 데가 있으니

아직 가져가지 마세요.

오늘 밤 12시까지 다시 올리겠습니다.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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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벨:29]최용우

2021.12.26 14:17:41
*.166.148.64

ㅎㅎ 고맙습니다. 목사님 사랑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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