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비안들의 세상 살아가는 이야기. 부담없이 서로의 생각과 이야기를 나누는 공간이 되었음 합니다.

(펌) 세족 목요일

조회 수 11766 추천 수 0 2010.04.01 14:54: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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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족 목요일

대야에 물을 떠서 제자들의 발을 차례로 씻고 허리에 두르셨던 수건으로 닦아주셨다. (요한13:5)

장사가 되지 않는다는 재래시장에 정치인이 나타났다면 그건 틀림없이 선거철이 가까웠다는 증거입니다. 얼굴 가득 웃음을 머금은 그들은 마음에도 없는 물건을 매만지며 민심을 얻으려 합니다. 그들은 때때로 텅 빈 농촌을 찾아가기도 하고 쓰러질듯 위험한 달동네로 발걸음을 옮기기도 합니다. 어김없는 건 그들의 눈앞에 커다란 카메라가 정신없이 움직이고 있다는 사실이지요.

정치인만 나무랄 게 아닙니다. 노약자에게 자리를 양보하고 가난한 사람들을 위해 연탄을 나르며 모금함에 돈을 넣기도 하는 우리, 카메라 앞에 있는 한 양보와 구제와 기부는 어려운 일이 아닙니다. 하지만 쉴 새 없이 터지던 카메라 불빛이 사라지면 상황은 달라집니다. 양보 대신 조는 척 눈을 감는 사람들이 태반이고 연탄을 나르던 손은 슬그머니 먼지를 털어냅니다. 모금실적도 영 신통치 않습니다.

이런 우리에게 오늘 성경은 가히 압권입니다. 주님의 고난이 가까운 유월절 직전, 예수님과 제자들이 함께 모인 자리, 집안 공기는 왠지 무겁고 떠먹는 밥은 자꾸만 목에 걸립니다. 이윽고 식사 중 누군가 자리에서 일어납니다. 겉옷을 벗고 수건을 가져다 허리에 찹니다. 예수님의 제자 중 한 명일까요? 곧 돌아가실 주님을 위해 대야에 물을 붓고 발을 씻겨드립니다. 그런데 땀방울 맺힌 제자의 얼굴을 자세히 들여다보니까 아니, 제자가 아닙니다. 수건을 두르고 발을 닦아 주는 건 제자가 아니었습니다.

제자가 둘러야 할 수건을 주님이 두르신 것입니다. 제자가 들고 있어야 할 대야를 주님이 들고 있습니다. 제자가 스승을 마땅히 닦아드려야 하는데, 주님이 제자들을 몸소 닦아주고 있습니다... 당신과 나, 우리를 더욱 놀라게 하는 사실, 여기엔 신문기자도 카메라도 찾아볼 수 없습니다...

(주님, 주님을 닮고 싶습니다. 저희를 변화시켜주십시오!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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