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섹스 볼란티어 (Sex Volunteer)
기억에 남는 명대사
황천길: 배는 안 고파요. 사람이 고파요.
눈에 띄는 캐릭터
모텔에서 두 남자와 한 여자가 경찰에 의해 검거된다.
상황으로봐서는 쓰리썸을 했을 법한 성매매 현장이라 생각하고 덮친 경찰들은
진술과정에서 어이없는 상황에 직면한다.
두 남자 중 한명은 '신부님'(God Father)였고 한 명은 지체1급 장애인이었으며
여자는 전도유망한 영화감독지망생이었다.
이들은 돈을 목적으로 한 성관계도 아니었으며,
협박에 의한 강제적인 성관계도 아니었고,
사랑에 의한 성관계는 더더욱 아니었다.
이들의 진술에 의하면 이 성관계는
자원봉사, 즉 '섹스 자원봉사'(Sex Volunteer)이었다.
성매매 취재를 나온 여기자는 이 사건에 대해 흥미를 갖고 계속 취재를 하기 시작한다.
성직자인 신부가 어떻게 일반적인 상식으로는 이해될 수 없는 행위를 도왔으며
이에 대한 죄책감은 없는지
또 집창촌 여성(창녀)들의 인권을 위해 일하는 엄마를 둔 여대생
예리에게는 어떤 생각을 갖고 이런 일을 하게 되었는지
편견이 매우 짙은 질문을 던지는 여기자에게
예리는
자원봉사라는 것을 한 번 이라도 해 본 적이 있느냐고 묻고
장애인을 만나본 적이 있으냐고 물었고
또,
창녀와 기자님이 뭐가 다르다고 생각하냐고 물었다.
예리는 도움이 필요한 사람들 도와주는 자원봉사를 중1때부터 일주일에 한 번씩 꾸준히 해왔으며
장애인들을 만나고 그들의 삶에 대해 남들보다 조금 더 알게 되면서
그들의 일상에서 배변, 식사 등을 도와주는 것이 자원봉사라면,
가장 기본적인 욕구 가운데 하나인 '성욕'을 해결하도록 도와주는 것 또한 자원봉사의 영역에 들어갈 수 있다고 보았다.
우리는 여기서 주인공 예리를 일반적인 남자들의 물건으로만은 만족하지 못하는
섹스에 미친 혹은 기이한 성벽을 가지고 있는 섹스중독자 정도로 생각할 편견과 오해의 소지가 다분히 있다.
집창촌 여성을 주인공으로 한 첫 영화를 찍기 위해 예리는
직접 홍등가를 찾아가서 일주일 정도 생활을 하며(장사를 하지는 않았다.) 그녀들의 모습을 보고 경험하였다.
이를 알게 된 예리의 엄마는
자신이 보살펴 주던 집창촌 여성인 '민주'(가명)를 찾아가서
어떻게 감히 내 딸에게 그런 일을 시켰냐며 불같이 화를 낸다.
여기서 나는 딸을 사랑하는 어머니의 모습 보다도
자신이 옳다고 믿는 신념과 실제 그녀가 이해하고 있는 관념에서 오는 모순에 역겨움을 느꼈다.
예리는 후에 섹스 자원봉사 경험을 소재로 영화를 찍게 된다.
남자친구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영화에 대한 열정이 먼저인 그녀는
영화를 기획하고 또 중간에 펑크를 낸 여 주인공 역할을 결국 그녀가 직접 맡아
영화 속에서 또 한번의 'Sex Volunteer'를 하게 된다.
섹스도 자원봉사의 영역에 들어갈 수 있다고 믿는 예리의 큰 이야기 한줄기가 이 정도 였다면
그 다음은 이 영화의 진짜 주인공이라 할 수 있는 장애인, 그들의 성에 대한 이야기가 또 영화의 한 줄기를 담당하고 있다.
여기서는 주로 지체 1급 장애인들이 나왔는데
이들은 몸이 불편할 뿐 생각하고 읽고 듣고 쓰는 데는 일반인과 다름이 없다.
처음 경찰서까지 갔던 주인공 '황천길'씨는 3년만에 독학으로 초중고 검정고시를 통과하고
주옥같은 시들도 많이 써낸 시인이었다.
그런 황천길씨를 신부님은 '황시인'이라고 부르며 여느 사람과 다르지 않게 대하지만,
가끔 그가 겪는 고통들에 마음이 아플 때면
주님에게 '어차피 다른 사람과 다르게 살 수 밖에 없게 만드셨으면, 다른 사람들이 느끼는 것(성욕)도 다르게 만드셨어야 한다'고
슬픈 한탄을 한다.
다른 사람들과 겉모습이 달라서 겪는 수많은 모욕들을
다른 사람들과 다를 바 없는 일반적인 정신상태로
그 모든 것들을 이겨내야 하는
황천길 씨를 보며 자꾸만 눈물이 났다.
결혼은 커녕 제대로 된 사랑조차 꿈꾸지 못하고
하지만 그들이라고 누군가를 가슴에 품어본 적이 없을 리가 만무한데
장애인과 일반인은 커녕, 장애인과 장애인의 사랑도 힘든 현실이
그들에게 얼마나 큰 벽으로 다가올지 조금 느낄 수 있었다.
단순히 섹스라고 하면, 어둡고 추잡한 것만을 먼저 떠올리는 파렴치한 일반인들의 관념에서
이 영화는 더럽게 혹은 매우 불편하게 밖에 느껴질 수 없을 것이다.
황천길씨가 마지막 유언으로 남긴 말은
"배는 안 고파요. 사람이 고파요" 였다.
그들에게 우리가 해줄 수 있는 것은 무엇일까?
[위글은 퍼왔습니다.]
섹스자원봉사 가와이 가오이 저서, 육민혜 옮김 도 비슷한 내용입니다.
일본인 가와이 가오이는 충격적인 비디오를 시청하는것으로 이야기를 시작합니다.
자신의 몸을 움직이기 힘든 중증장애인의 성적욕구를 해결해주는 자원봉사자들의 이야기와 유럽의 몇개 나라에서 시행하는 장애인섹스권리에 대한 지원제도에 대해서 이야기 하지요... 중증장애인들끼리 결혼은 했는데 성생활이 원만하지 못하니 그걸 돕는 자원봉사자도 있습니다. 장애인들의 체위를 돕는다거나 삽입을 돕는일도 있죠.. 나라별로 약간은 다르더군요.. 직접 섹스로 봉사하는것을 금하는 나라도 있고, 매매춘 비용을 지불해주는 나라도 있고, 또 자위를 돕는 사람들도 있습니다. 그리고 직접 나서서 섹스를 해주는 사람도 있지요...
장애인아이들을 둔 부모들이 낸 책도 있더군요..
이런 불편한 이야기를 꺼내는것은 바로 동성애에 대한 질문의 연장입니다.
매춘 강간 변태 소아기호증등 어느것 하나 정확하게 정죄할수 있는것은 없습니다.
그 단어들 속에는 무한히 많은 변수들이 자리잡고 있기 때문입니다.
저도 약간의 장애가 있어서 장애에 대한 조금의 관심이 있습니다.
그래서 가끔 구약을 설교하시는분들이 하루이내에 도착할수 있는 도피성에 대해서 이야기 할때 짜증이 납니다.
하나님께서 도피성을 누구든지 하루에 갈수 있도록 6군데에 만들어 놓으셨다고 자랑할때 말입니다.
존재가 의식을 규정한다는 마르크스의 말이 옳습니다. 자신들은 한번도 다리저는 사람들이 갈 거리인가에 대한 질문을 하지 않은것이지요... 비장애인은 잘도 도망쳐서 도피성으로 피했겠지만, 장애인은 도망가다 잡혀 죽어야 하는것인지요...
묻혀서 간과하고 있었던 얘기를 다루었군요...그것도 한국 영화에서..
저는 오히려 자랑스럽습니다..역시 예술분야가 다르군요..
예전에 장애인들의 성 얘기를 진지하게 토론한 바 있었습니다만 그러고 곧 잊었었는데...
장애인이란 사실 나와 다른 사람들이 아니죠...
그 보다는 사회가 다수와 다르다는 이유로 내몰죠..
사회가 여러 유형의 사람들이 함께 살아가기에 불편함이 없도록 균형을 갖춰가며 발전해야 하는데..
효율성의 논리만을 내세우다보니 그러지 못하죠..
섹스에 대한 편견...사실 저도 그런 편견에서 벗어나진 못하지만
섹스 사실은 삶의 일부인 거죠...기피도 은폐도 혐오의 대상도 아니죠...
사실 장애인에 대한 자원봉사에서 섹스자원봉사라 해서 뭐 별반 이상할 게 있나요...
장애인에 대한 편견 못지 않게 섹스에 대한 편견을 가진 게 아닐까요...
그런데 과연 영화는 잘 될지...
잘 된다는 의미는 제작자들의 의도가 영상에 잘 담겨 있을지 모르겠네요.
어쩌면 이런 물음도 다 예상하고 만들었겠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