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비안들의 세상 살아가는 이야기. 부담없이 서로의 생각과 이야기를 나누는 공간이 되었음 합니다.

2021년은 전혀 얘기치 않은 일로 시작되었다.

조회 수 1905 추천 수 0 2021.01.16 19:31: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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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웃낀일기002-1.2】 경구투여


“식후에 경구 투여하십시오.” 친구가 전화로 ‘경구투여’가 뭔 말이냐? 치질약을 샀는데 혹시 똥꼬에 쑤셔 넣었는데 맞는거냐? 하고 물었다. 나도 잘 모르겠으니 약국에 물어보라고 했더니 약사가 여자라서 혹시 똥꼬에 넣으라 할까 봐 창피해서 못 물어보겠다고 나한테 전화를 했다고 한다.
경구투여? 어딘가 구멍에 넣으라는 말 같은데 구글에서 검색해 보니 ‘약이나 세균 따위가 입을 통하여 몸 안으로 들어감.’ 하하, ‘경구’라는 말이 입에 넣으라는 뜻인가 보다. 그럼 ‘투여’는? ‘경구’라는 단어 안에 투여한다는 뜻이 들어있는데 ‘역전앞’도 아니고... 뭐지?
우체국에 있는 제세동기(除細動器)가 뭔지 집에 와서 검색해 보니 ‘심장충격기’여서 충격을 받은 적이 있는데.. 그나저나 내 친구 치질약을 경구에 투여하지 않고 똥꼬에 투여했데...


【웃낀일기009-1.9】 놀리면 안돼


갑자기 날씨가 추워지고 기온이 영하 18도까지 떨어지니 온몸이 움추러들면서 움직이기가 싫다. 며칠 전부터 몸의 특정 부위가 엄청 아팠다. 혹시 우리나라 수술 1위라는 그거 아닌가? 싶어서 하루종일 인터넷을 검색하며 공부(?)를 하다가 도저히 아픔을 참을 수 없어서 항외과의원이라는 곳을 찾아갔다.
다행히 내가 상상하며 공부했던 것은 아니다. 날씨가 추우면 몸의 약한 부분에 혈액이 뭉쳐 부풀어 오르는 울혈인가 뭐라고 설명을 하면서 혈액주머니 두개가 생겼다고 한다. 그러면서 약을 먹으면 붓기가 빠진다며 약을 잔뜩 지어준다. “그래도 아프면 다시 오세요.”
내 친구 O진이가 “경구투여가 뭐여?” 해서 잘못 가르쳐 줘서 치질약을 똥꼬에 쑤셔넣었다고 웃었더니, 지금 그 벌을 받나? 아내가 아픈 사람 놀리면 안 된다고 했는데 진짠가봐! 


【웃낀일기011-1.11】 15분 수술


며칠 전에 지어준 약을 벽에 줄줄이 붙여놓고 하나씩 따 먹는데도 의자에 앉지 못할 정도로 똥꼬가 아파서 할 수 없이 항외과의원에 다시 찾아갔다. 울혈은 간단하게 시술을 할 수 있다며 막 서두르더니 어떻게 마음의 준비를 할 틈도 없이 후다닥 끝났다. 점심시간에 걸리지 않으려고 서둘러 달려갔더니 의사선생님도 빨리 끝내고 점심 먹으러 가려고 그랬는지 일사천리로 끝났다.
내가 병원에 들어간지 채 20분이 안 되어서 ‘퇴원 후 주의사항’을 들으며 양손에 뭔가를 잔뜩 들고 병원을 나왔다. 오늘과 내일은 째고 꿰맨자리가 엄청나게 아플거라며 그럴 땐 얼른 진통제를 먹으라 한다. 첫 번째 대변 눌 때는 아기를 낳을 때와 비슷한 통증을 느낄 것이니 간접적으로 출산의 고통을 느껴보라는 농담을 들으며 집에 왔다. 덜덜덜.... 똥 누기가 무, 무섭다.



【웃낀일기012-1.12】 그저 웃지요


 왜 이 산속에 사느냐 물으신다면 그저 웃지요. -이백
 왜 사냐건 웃지요 -<남으로 창을 내겠소>김상용
 그저 웃지요. 웃지요. 그냥 웃어불어요. -최용우
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
어디 앉을 수가 없이 아퍼. 서 있어도 아퍼. 걸어도 아퍼. 말만 해도 아퍼. 밥을 먹어도 아퍼. 책을 읽어도 아퍼. 무얼 씹어도 아퍼. 어디 엉덩이를 대기만 해도 아퍼. 아퍼서 방구도 꿀 수 없어. 그냥 아무것도 안 해도 아퍼. 숨만 쉬어도 아퍼. 아퍼. 아퍼...
재채기라도 하면 그냥 죽어ㅠㅠ.
조금이라도 항문에 힘이 들어가면 극한 통증이... 괄약근의 힘을 빼고 그저 웃지요. 나 지금 그냥 허허 웃고 있다. 하도 어이가 없어서.... 불과 5일 전만 해도 내가 그저 웃는 사람이 될 줄 몰랐다. 그래서 치질수술을 하면 마취를 하고 2박씩 입원을 하나 보다.
자판기를 두들겨도 그 미세한 충격에 아프어. ㅠㅠ



【웃낀일기013-1.13】 골반방석


생리통으로 고생하던 좋은이가 구입해서 사용하다가 던져놓은 구멍뚫린 방석이 눈에 들어왔다. 인터넷에서 검색해 보니 ‘골반방석’이라는 것이었다. 골반의 하중을 분산시키고 회음부와 항문을 보호하는 방석이라는데 생각보다 꽤 비싼 물건이다.
음... 난 보호할 회음부가 없으니 그냥 똥꼬를 보호하는 용도로 의자에 올려놓고 살그머니 앉아보니 조....좋다. 어쨌든 당분간 이녀석의 신세를 좀 져야겠다.
피는 멈추었는데 아직 진물이 많이 나온다. 통증도 간헐적으로 아팠다 안 아팠다... 알고보니 진통제의 약효가 6시간이다. 어쩐지 알약 개수가 많더라니... 진통제를 하루에 네 번 꼬박꼬박 안 챙길 수가 없다. 안 먹으면 즉시로 아퍼~! 그저 웃지요. 흐흐흐흐
2021년은 전혀 얘기치 않은 일로 시작되었다. ⓒ최용우


[레벨:29]모모

2021.01.17 02:19:50
*.39.151.111

<얘기> 를 <예기> 로~
일부러 그렇게 쓰셨는지 모르겠습니다.ㅋ
profile

[레벨:29]최용우

2021.01.17 03:05:11
*.107.101.242

만약 그렇게 썼다면 제가 잘못쓴 것이겠죠.

profile

[레벨:100]정용섭

2021.01.17 22:01:25
*.137.91.228

최용우 님은 모든 일을 있는 그대로 직관하는 능력이 있어서

다른 이들에게 늘 통쾌한 즐거움을 주시네요.

대변이 힘드실 때 좋은 방법을 알려드릴까요?

첫째, 밥을 아주 적게 먹는다.

둘째, 설사(낫는이 아니라 나는)약을 먹는다.

수고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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