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비안들의 세상 살아가는 이야기. 부담없이 서로의 생각과 이야기를 나누는 공간이 되었음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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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두막일기4】 친근한 고양이
어릴적부터 동네 개들이란 개들은 죄다 몰고 다니던 작은딸이 지금은 동네 고양이들을 죄다 몰고 다닌다. 시골에서는 개를 풀어 키우기에 지맘대로 돌아다니는 개들이 많은데, 도시에서는 끈에 묶어서 주인이 끌고 다니기 때문에 아무 개나 만지면 큰일난다.
그래서 개 대신 이제는 동네 고양이들과 친해져서 고양이들을 죄다 쓰다듬고 다닌다. 유독 개나 고양이가 따르는 사람이 있다. 음... 내 생각에는 개나 고양이도 얼굴을 보는 것 같다. 이쁜 사람은 좋아하고 미운 사람은....흥!
개나 고양이가 나를 보는 눈빛은 밝은이를 보는 눈빛하고 사뭇 다르다. 배가 나오기 시작한 이후로 개나 고양이들이 나를 보는 눈빛이 심상치 않다. 내가 맛있게 생긴 사람으로 보이는지 침을 흘린다.
나도 너그들 맛있게 먹을 수 있으니 조심해. ⓒ최용우
[오두막일기72] 30배 줌 사진
야생 길고양이는 경계심이 많아서 사진을 찍기 위해 핸드폰을 꺼내면 그냥 도망쳐버리는 경우가 많다. 신성아파트 옹벽 아래가 영역인 고양이 두 마리가 있어 시진을 찍고 싶은데 하도 경계심이 많아 지금까지 제대로 된 사진을 찍어본 적이 없었다.
오늘은 신성 아파트 언덕을 내려가는데 저 멀리 담 위에 고양이 두 마리가 앉아서 눈을 감고 묵상을 하고 있었다. 그래서 아주 멀리 떨어진 곳에 서서 줌으로 쭉 당겨 사진을 찍었다. 100배로 당겼더니 고양이 발가락밖에 안 보여서 그냥 30배로 당겨서 찍었다.
고양이가 전혀 눈치채지 못할 정도의 먼 거리인데도 가까이서 찍은 사진처럼 선명하다. 노이즈가 전혀 없는 것은 아닌데, 이 정도면 만족스러운 사진이다.
눈 떠라! 너희들은 이미 다 찍혔다! ⓒ최용우
【오두막 일기115】 너는 누구냐?
늦은 저녁 시간에 아내와 함께 동네 한 바퀴 도는 운동을 한다. 주로 오일장 장터 안 골목을 두어 바퀴 돌고 새로 생긴 공원에 가서 운동기구에 매달려 허리 좀 돌리고 온다.
닭갈비집 앞을 지날 때마다 두리번 두리번 고양이를 찾는다. 식당에서 밥을 주는 길고양이가 근처에 있기 때문이다. 오늘도 고양이가 길 한가운데 앉아서 부르니 고개만 돌리고 쳐다본다. 딱히 고양이를 해꼬지 하는 개체가 없는지 고양이의 얼굴이 평온하다.
이 세상은 인간과 함께 새와 벌레와 고양이와 온갖 생명체들이 어울려 살아가는 세상이다. 만약 인간들의 탐욕으로 이런 생물체들이 사라지고 나면 인간들은 가전제품과 차와 컴퓨터와 로봇에 둘러 쌓여 괴물처럼 살아갈 것인가? 생각만 해도 끔찍하다. 경제만을 최고의 가치로 여기는 세상이 결코 만능은 아니다. ⓒ최용우
【오두막 일기139】 고양이는 있다 없다?
한 인터넷 언론에서 ‘여성’의 ‘목사 안수’에 대한 찬반 논란이 진행중이다. 여성의 목사 안수를 반대하는 교수님의 글에 “딱히 성경에서 여성에게도 안수를 했다는 기록을 찾을 수 없다. 예수님도 남자들만 제자로 삼았다.”고 한다.
“가톨릭도 남자만 신부가 될 수 있는데, 그 이유는 첫째 예수님께서는 오직 남자들만 제자로 선택하신 점, 둘째 여성 사제에 대한 성경의 기록이 없음, 셋째 교회가 남자들만을 사도들의 후계자로 선택해온 관례 때문이다.”(가톨릭신문 신동철 신부)
그러니까 기독교는 가톨릭에서 뛰쳐나왔으면서 가톨릭의 논리를 그대로 따라 ‘여성 안수’를 거부하는 일부 보수 교단들이 있다.(그런데 우리나라에서 가장 큰 교단이다.)
궁금한 것이 있다. 고양이는 있는 동물인가 없는 동물인가? 고양이는 ‘성경에 기록이 없으니까’ 고양이를 있다고 하면 안 되죠? 성경에 없으니 고양이 없~다. ⓒ최용우
【오두막 일기145】 말랑이
아내가 오랜만에 다이소에 다녀오더니 뭐를 잔뜩 사 와서 와르르 쏟아놓는다. “젤루 비싼 것도 1만원이 안 넘지?” 하면서 부담 없이 막 담아왔다고 한다. 내 것도 하나 있었다.
생쥐 한 마리를 늘 손안에 넣고 쓰다듬으며 살다 보니 ‘손목터널증후군’이 생겨서 손목이 보통 아픈 게 아니다. 책상 모서리에 수건을 대고 사용할 때도 있다.
그런데 오우, 마누라가 남편 손목까지 생각해서 2천원짜리 ‘말랑이 손목쿠션’을 사왔다.... 막 감격의 눈물이 나오려는 찰라 “좋은이 책상에도 있더라구. 이뻐서 하나 사봤어.”
고양이 인상이 좋아 보여서 내 쥐를 잡아먹지는 않겠다. 말랑이를 마우스 패드 위에 놓고 사용해 보니 손목을 부드럽고 편안하게 받쳐 준다. 진즉 하나 살걸. ⓒ최용우
【오두막 일기155】 넉살좋은 고양이
한두리대교 아래에서 살아가는 치즈 고양이가 있다. 꼬리 끝이 구부러진 길고양이인데 넉살이 좋다. 그렇다고 아무한테나 막 다가가는 고양이는 아니다. 다리 아래 의자에 앉아 있으면 슬그머니 다가와 나에게 영역 표시를 하는 것처럼 몸을 비비고 의자 위로 올라와 내 무릎에 턱을 살그머니 올려놓는다.
그러면 머리를 살살 긁어준다. 고양이는 굉장히 자기중심적인 동물이라서 자기가 좋아하는 사람과 싫어하는 사람을 명확히 구별한다고 한다. 그러고 보면 나는 고양이가 좋아하는 사람이 분명하다.
고양이는 행동이 느긋하고 먼저 고양이에게 손을 내밀어 어떻게 하려고 하지 않는 사람을 좋아한다고 한다. 고양이가 경계를 풀고 먼저 다가올 때까지 고양이에게 무관심한 척하면서 기다려주는 것이 고양이와 친해지는 비결 아닐까? ⓒ최용우
맨 아래 사진에 나오는 손은 누구의 손인지 모르겠으나 인상 깊네요.
그간 어른 고양이 세 마리만 우리집에 들리더니
며칠 전부터 새끼 고양이 세 마리를 데리고 등장했습니다.
한 주먹보다는 크고 대략 두 주먹 크기에요.
그 친구들이 아직 똥 처리를 배우지 않았는지
마당 이곳저곳에 흔적을 남기는군요.
어른 고양이는 사람 눈에 띠지 않는 곳을 파서 똥 누고 흙을 덮잖아요.
최용우 님의 고양이 이야기 재밌게 읽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