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현혁 선교사가 들려주는 인도 이야기

초심으로 이끄는 곳

인도의 길 조회 수 4648 추천 수 0 2009.09.21 13:26:49

이웃의 한 선교사님은 마음이 허허로와 질때마다 화장터를 찾습니다.

요즈음은 방향이 살짝 바뀌어 낚싯대를 들고 몇개 안되는 낚시터를 간다고 하더군요.

저는 일이 잘 안풀리고 마음이 답답하면 근처에 있는 네루 플레이스를 찾습니다.

컴퓨터를 중심으로한 전자상가이지요.

인도생활의 초기의 추억이 어린 곳이기도 하고

이곳에 오면 마음이 한결 편안해지기도 하기 때문입니다.


93년 7월 용산선인상가에서 인도에서 먹고 살 밑천으로

컴퓨터 386DX 한세트를 사서 80만원으로 조립,

비싼 관세를 물고(250불) 들여왔었습니다.

그리고 이곳을 오가면서 조립판매, 한국인을 상대로한 컴퓨터 가정교사 등으로

월 2만7천원정도의 삭월세 단칸방세를 지불하며 삶의 기반을 잡아나갔죠.

그때의 주 활동무대가 바로 이곳이었기 때문에 찾을때마다 기억이 새롭습니다.

그 네루 플레이스를 돌아보며 서민들이 사는 모습 더듬어 보겠습니다.


corn3.jpg

홍난파 작곡의 친숙한 동요 "우리 아기 불고 노는 하모니카는 옥수수를 가지고서 만들었어요..." 가 생각나는 옥수수 구이입니다. 무더운 여름을 지내고 난 옥수수가 이렇게 숯불에 구워집니다. 왼쪽의 봉지에 싸인 것은 레몬입니다. 뿌려서 먹지요.


date.jpg

아 오토바이를 타고온 연인들, 달콤시큼한 간식거리를 같이 나눠먹는 모습이 좋아

손을 흔들었더니 좋아라고 포즈를 취해주더군요.



director&rakesh.jpg

아.. 다이렉터 컴퓨터, 그리고 사장 라케쉬씨. 십수년전에는 굉장히 날씬했는데 어느덧 저렇게 배가 둥그스름하게 나왔군요. 그 사이 결혼해서 아이가 둘이고.. 직원도 3명이나 고용했지요. 제가 쓰는 컴퓨터 소모품 전용공급원입니다.

컴퓨터 장사할때 주로 거래하며 신용을 쌓았던 곳이죠. 지금도 친형제처럼 지냅니다.




gapafamily.jpg

시계등 잡화상을 파는 가족입니다. 웃는 여자아이의 웃음이 너무 이쁘죠?





gapan.jpg

짜이 한잔에 인도판 호떡.. 단맛이 아닌 야채와 함께먹게 되는 밀전병이 될까요?






ggunie.jpg끈끈이 장수 아저씨. 한 장찍어 달라고 부탁해서 찍었는데 온갖 징그러운 동물들이 드글대죠?

쥐뿐만 아니라 도마뱀과 바퀴벌레도 이 끈끈이 하나면 박멸.



gola.jpg

골라~ 골라~ 싸구려 중국산 공산품들이 이곳에서도 판을 치고 있지요.



ink.jpg

역시 프린터보다 카트리지값이 비싸서... 칼러잉크젯 카트리지 뿐만 아니라 레이저까지..

그런데 레이저는 조금 쓰다보면 질이 많이 떨어지죠. 



jabhwa.jpg

머리뒤에 조금 달랑 남겨진 꽁지가 눈에 확 들어오죠? 가까운 가족중에 상을 당한 분이 계신 모양입니다.

삭발을 하되 다는 하지않는 그런 풍습이 있지요. 마음이 아프더라도 목구멍이 포도청이라 오늘도 길거리에 나섰습니다.


memory.jpg

저렇게 본체를 들고 비닐백에 HDD, FDD를 들고 다니는 모습이 바로 16년전의 제 모습이었습니다.

스쿠터뒤에 저걸 싣고 걸고 델리지역을 누볐지요.



papaya.jpg

빠빠야 장수입니다. 저렇게 빠빠야를 이쁘게 잘라서 은박지 접시에 담아 레몬을 살짝 뿌리면

더위와 허기가 한꺼번에 가시게 되지요.




shue&dog.jpg

구두 닦는 아저씨가 잠시 막간을 이용하여 군것질로 허기를 달래는 그 뒤에 앉아있는 주인없는 개.

몬순이 지났다고 하나 아직도 더위가 만만치 않음을 보여주는 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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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벨:29]유니스

2009.09.21 14:01:37
*.104.196.208

사땨님께서 인도의 거리 풍경을 잘 소개해 주셨군요.

초심으로 이끄는 곳...

그래서 저에게도 초심으로 이끄는 곳이 어딘가 생각했는데

지금 제 주변에는 없네요.

그럼 초심 조차도 없었던가 싶어서 잠시 당황했습니다.

서울에라도 한번 올라가서 초심을 기억해내야 할 것 같아요.

저도 파파야를 무척 좋아하는데 저렇게 껍질을 깍으면 힘들텐데요.

길이로 반을 딱 나누고 또 반을 나누어서

개구리알 같은 씨들은 털어내고

과육에 칼집을 낸 후에 껍질을 슥 도려내면 될텐데요.

소금을 약간 뿌리면 더 달콤하게 먹을 수 있어요....츠릅츠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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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벨:26]사띠아

2009.09.21 22:09:15
*.173.232.127

유니스님. 오늘 박사논문을 인쇄하는 루비님을 만났습니다.

인도 화가분과 결혼하신 한국인 화가분 가족과 같이

커피점에서 만나 유학하고 있는 한국학생의 전학건을 상의하고

'마하바라타' DVD'를 전달하였습니다.

아마 다 보시자면 작심하고 보더라도 밤낮 1주일은 걸릴 것입니다.


빠빠야에 인도사람들은 소금보다 레몬을 더 즐겨 뿌리더라구요.

새콤달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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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벨:100]정용섭

2009.09.21 14:55:15
*.120.170.243

인도 사람들의 일상이 생생하게 드러나는군요.

게다가 사탸 님의 지난 흔적도 드러나구요.

김혜란 님이 전해주는 영국의 모습과

정말 대조적입니다.

지난 월요일에 친구 목사와 함께

인도 영화 <블랙>을 보았습니다.

주인공 미셀의 집은 대저택이더군요.

고단한 일상을 버텨내는 인도 사람들에게 주님의 위로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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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벨:26]사띠아

2009.09.21 22:16:32
*.173.232.127

 목사님. 사도신경해설 전반부를 인쇄하여 같이 사역을 섬기는 분 가족들에게 드렸습니다.

어디를 펼치더라도 신앙인의 핵심을 치고 들어오는 판넨베르크의 영성에 감격합니다.

다음 주 본문인 야고보서 끝부분 말씀을 공부하면서

다시 오실 주님, 모든 것의 완성의 그날을 기대하며

야고보 선생님이 가르쳤던 교회공동체에서 간단없이 담당해야할 일상과

또 더불어 세상속에서도

가열차게 감당해야할 일상의 영성에 많은 생각을 하였습니다.


사도신경 성령론 공부이후

모든 살아있는 것에 함께하시는 생명의 영, 성령의 역사에 대해

더 많이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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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벨:38]클라라

2009.09.21 18:00:26
*.234.41.70

선교사님, 제가 젤루 좋아하는 것 중에 하나는 여행지 가서 시골장 돌아 댕기는 거예요.

식사도 거의 난전에서 해결하지요.

옥수수 보니, 우리네 시골장과 별반 다르지 않네요.

레몬즙 뿌려 먹는다는 것만 빼고요.

근데, 그게 뭔 맛일까요?

 

마지막 구두닦이 아저씨는 삶이 참 무거워 보이네요.

그 무게는 온 우주의 무게일까요?

울 목사님은 그렇게 말씀하세요.

제 눈에도 쬐끔 그렇게 보이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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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벨:26]사띠아

2009.09.21 22:22:27
*.173.232.127

라라집사님.

언젠가 국내의 S여대 교수님을 하시던 분을

인도 재래시장으로 안내한 적이 있었습니다.

생선가게에 들렀었는데

가게 주인이 흔드는 털개에 자욱하게 날아오르는 파리를 보고

그 분은 기겁을 하셨었지요.

제가 사진을 찍은 이곳은 그중에 점잖은 곳이랍니다. 


한 생명이 감당해야 할 삶의 무게

그것이 바로 우주의 무게이지요.

그걸 사진으로만 보고서도 느끼시는 라라집사님의

삶의 깊이로 들어가는 영성은 늘 경이입니다.

수천 수만개의 흔들리는 나뭇잎 하나하나와

오고가는 사람들 몸짓 하나하나에 담긴 무게들이

마음깊이 치고들어올때 그 존재감에 소스라치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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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벨:38]클라라

2009.09.22 00:04:09
*.234.41.70

선교사님, 아닙니다, 깊이라니요!

택도 없습니다. 단지 저는 스승님을 흉내내는 것 뿐이어요.

요새 와서 부쩍 그런 생각에 빠져 있습니다.

열심히 라면만 끓여대고 있다고..

(많이 울적하답니다. 라면만 끓이다 종치는 거 아이가  싶어서요.ㅋㅋ)

 

여기는 비바람을 동반한 가을비가 제법 내렸어요.

빗길 위에 나뒹구는 은행 몇알이 툭툭 제 발끝에 와 닿았습니다.

넌 어디서 왔니? 먼 우주에서?  지가 말을 걸어 봤지요!!

그러니, 그 놈이 마구 신기하게 보였습니다.

겨우내엔 가지만 앙상하더니 어느새 새끼들을 주렁 주렁 매달고, 지 앞에서 한껏 자랑이네요!!

목사님 표현을 빌리자면, "우주의 신비, 바로 그 자체"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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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벨:43]웃겨

2009.09.21 21:13:44
*.173.134.102

아.., 인도!

삶이 고되다고는 해도

사람 사는 맛이 물씬 나네요.

사진 속에서 매캐한 먼지 냄새, 매연냄새, 사람냄새까지

풍겨오니 왜 조화지요?

사티아 님, 사진과 글 잘 보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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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벨:26]사띠아

2009.09.21 22:26:56
*.173.232.127

인도 사람, 인도의 거리를 보시는 것만으로도

인도의 거리를 걸으셨던 웃겨님의 기억의 편린을 자극하셨나 봅니다.

거기다 인도의 모든 냄새들까지...


웃겨님의 사진담긴 글을 편하게 보고 읽으며 아이디어를 얻었고

전번 포토갤러리에 올리신 이방인님의 제안도 있고 해서 

겸사겸사 아예 사진을 담은 글을 올려 보았습니다.

ninetofive의 삶에서 벗어나는 때가 있다면

종종 이런 시도도 괜찮은 듯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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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벨:38]클라라

2009.09.23 22:18:48
*.234.41.70

선교사님, 사진 올려 주시니 이렇게 좋을 수가요!!

마음이 허허로와 질때마다 화장터를 찾으신다는

선교사님이 갑자기 궁금해져서 다시 들어 왔습니다.

어떤 분일까?? 어떤 분일까??emoticon

가까운데 계시다면, 꼭 한번  뵙고 싶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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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벨:26]사띠아

2009.09.24 01:55:44
*.162.5.235

라라집사님의 궁금증을 풀어 드리기 위해 11년전 써 두었던

화장터 탐방기 글을 꺼냅니다.

주인공이 바로 그 화장터 찾으시던 분이시죠.

사도신경해설 전반부 프린트해서 드린 두 분중에 한 사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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