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현혁 선교사가 들려주는 인도 이야기

이름도 없이 빛도 없이

인도의 길 조회 수 3442 추천 수 0 2009.04.07 09:03:53
이름도 없이 빛도 없이
(부제: 어느 무명선교사님의 귀국을 보며)

 

"이후에 예수께서 각 성과 촌에 두루 다니시며 하나님의 나라를 반포하시며 그 복음을 전하실쌔 열두제자가 함께 하였고 또한 악귀를 쫓아내심과 병고침을 받은 어떤 여자들 곧 일곱 귀신이 나간 자 막달라인이라하는 마리아와 또 헤롯의 청지기 구사의 아내 요안나와 또 수산나와 다른 여러 여자가 함께 하여 자기들의 소유로 저희를 섬기더라." (눅 8:1-3)


뉴델리는 인도의 수도입니다. 무갈제국이 1858년을 기하여 대영제국에 멸망하면서 델리는 역사무대에서 한동안 사라지는 듯 하였습니다. 그러나 독립전후 캘커타에 공산정권이 들어서면서 캘커타의 商權은 봄베이(現 뭄바이)와 델리로 옮겨지게 되었습니다. 특히 델리는 현재의 코넛트 플레이스를 중심으로한 계획도시를 건설하면서 인도의 행정 중심지로 자리잡게 되었습니다.  

 

이 뉴델리에 인도의 초대수상이었던 자와렐랄 네루는 자기의 이름을 따서 인도의 인문사회과학분야 최고 지성인을 위한 '자와렐랄 네루대학'을 건설하였습니다. 약 3천5백명의 학생중의 거의 대다수가 석.박사과정중에 있고 학사과정은 오직 언어과정 밖에 없습니다. 학생 전원은 인도의 114개의 江중에 대표적인 강의 이름을 딴 호스텔에 머물고 있습니다. 교수 및 다른 직원들도 기숙사를 할당받아 살고 있으며 결혼한 학생들은 '마하나디'호텔에 살고 있습니다. 방한칸, 부엌하나, 화장실하나 달랑 있는 10평내외의 구조입니다.  

 

이 마하나디 호텔에 1993년경 환갑이 넘은 모친을 모신 한국인 유학생 선교사부부가 세 자녀를 데리고 살고 있었습니다. 막내딸이 태어나자 도저히 선교역사와 유학생활을 감당해가며 어린 아이 셋을 양육하기에 벅차하는 아들 부부를 차마 그냥 볼 수 없었던 선교사님의 어머니가 노구를 이끌고 인도로 오셨습니다. 여섯식구가 거하기에는 너무 좁은 단칸 방에 편히 뉘이실 공간이 없어 50센티 좁은 베란다에 임시로 나무 침대를 만들고 어설픈 모기장을 쳐서 잠자리를 만들었습니다. 그 좁은 방에 살면서도 어머니는 조금도 불평을 하지 않으셨습니다. 오히려 늙은 몸이라도 써 주시는 하나님의 은혜에 늘 감사하시면서 자라나는 손녀딸들을 기도로 키워 오셨습니다. 할머니의 뒷바라지는 늘 성장하는 하나님의 역사에 눈코 뜰 새없이 바쁜 아들 며느리 선교사 부부의 커다란 힘이 되었고 이런 할머니는 가장 최고의 선교 동역자이셨습니다.  

 

당신이 힘드시고 또 지칠 연세이신데도 불구하고 끊임없이 드나드는 한국인, 인도학생들을 늘 환하신 웃음과 평안함으로 맞아주셨습니다. 저의 부부가 가끔씩 방문하는 때면 할머니의 진국한 음식맛이 우러나오는 식사를 대접하시며 육이오 한국 동란의 포탄속에서 구원하신 하나님, 한국에서의 즐거웠던 신앙생활을 이야기 해 주셨습니다. 젊은 나이임에도 쉽게 지쳐 버리는 뉴델리의 폭염에 입술이 나와 있다가도 오히려 위로해주시며 격려하시는 할머니를 보며 많은 도전정신과 새 힘을 얻곤 하였습니다.  

 

이 할머니의 눈물의 수고와 헌신으로 아들 부부가 힘써 섬긴 하나님의 역사는 거목으로 자라게 되었습니다. 10년전 태어났던 셋째 손녀도 이제는 자기 손으로 자기 몫을 챙길 수 있게 되었습니다. 더구나 7순이 훨씬 넘어 가시면서 몸의 곳곳에 적신호가 생기고 할머니 스스로 마음에 많은 기도가 되셨습니다. 기도가운데 하나님의 응답을 받아 이제는 한국에서 중보기도 지원을 주로 하고자 결단하시고 한국으로 돌아가시게 되었습니다. 오래전부터 할머니의 노후를 위해 기도로 준비해온 아들부부가 사방변통으로 천안에 마련한 전세로 얻은 집에 혼자 사시며 남은 여생을 기도로 보내고자 귀국하셨습니다.  

 

이런 할머니 선교사님의 지난 10년의 이름없이 역사의 그늘에서 기력이 쇠잔해질때까지 헌신하신 모습과 그 열매들을 돌아보면서 하나님의 역사에 끼치는 여인의 영향력이 얼마나 중요한 것인가를 다시 깨닫습니다. 역사가이며 의사였던 누가는 하나님의 역사를 기록하면서 하나님의 역사에 여인의 중요성에 대하여 깊이 깨닫고 특별히 여인들의 이름을 기록하고 그들의 섬김을 간단하게 기록하였습니다. 본문은 예수님이 유대 각지방에 두루 다니시며 하나님의 나라의 좋은 소식을 전하실 때 열두제자와 함께 한 몇 몇 여인들이 자기 소유로 하나님의 역사를 섬겼다는 것을 기록하고 있습니다. 이들의 섬김은 밖으로 드러나지 않고 유명세도 타지 않았지만 복음역사를 이루어 나가는데 없어서는 안될 절대적인 것이었습니다.

 

인도 영화를 볼때나 인도 신화나 철학의 곁자락을 스칠 때마다 인도 남성들의 여인에 대한 절대적인 의존과 여인의 중요성을 느끼게 됩니다. 독립운동을 이루어오던 한 때 인도의 국가로 불리워서 당시 인도 무슬림이 간디를 공격하는데 일조를 했던 '반데 마타람'의 제목 자체가 '우리나라(母國) 만세'입니다. 차나 오토릭샤의 뒤에 쓰여져 있는 '자이 마타 디'란 펀잡어도 동일한 의미입니다. 영화의 주인공이 어려움에 처할 때마다 힘을 주는 것은 '마~'의 존재입니다. 마하트마 간디도 그의 힌두로서 신앙을 깊이 지니게 되었던 것은 충실한 힌두였던 그의 어머니의 영향이 컸기 때문이라고 말합니다. 이런 인도의 어머니는 곧 조국이다라는 등식을 만들 때 인도가 변하려면 인도의 어머니들이 변해야 합니다. 자매의 변화와 성장이 복음역사의 관건이 됩니다. 캠퍼스 시절에는 청바지에 티를 어렵잖게 입고 다니다가도 일단 결혼을 하게 되면 펀자비에 사리를 두른 전통복장으로 갈아입는 여인들, 생로병사의 삶의 고비마다 치루어지는 전통과 관습에 숙명적으로 따르는 여인들을 볼 때 인도 선교가 아득하게 보일 때가 많습니다.

 

선교사들이 엄연히 필요한 안식년이 있는 줄도 모르신 채로 이름없이 빛도 없이 지난 10년 한알의 밀알로 살며 한줌의 소금으로 인도 학원 선교에 녹아드신 칠순 할머니 선교사님의 귀국을 보며 이름만 내걸고 제대로 하나님의 역사를 심령을 다해 섬기지 못하는 자신에 대해 깊은 회개의 심정을 갖습니다. 동시에 난공불락처럼 보이는 인도자매 선교를 바라보며 하나님께서 이 할머니 선교사님같은 헌신적인 힌두.무슬림 자매들을 많이 일으켜 주시기를 기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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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벨:11]이방인

2009.04.07 11:41:10
*.118.129.226

할머니 선교사님의 헌신의 삶에 숙연해집니다...
profile

[레벨:29]유니스

2009.04.07 23:03:10
*.217.40.87

할머님의 헌신적인 사랑에 가슴이 뭉클합니다.
더운 날씨와 열악한 환경에도 많은 사람들의 힘의 공급처가 되셨을 것을
상상하니 그 은근하고 식지않는 사랑을 하실 수 있다는 것이 부럽습니다.
세 명의 손주들에게도 자라면서 할머니의 기억이 많은 힘이 될겁니다.
저만해도 권사이셨던 제 외할머니를 지금도 가끔 생각합니다.
특히나, 몸이 불편했던 저를 어릴 때부터 여러 곳을 같이 다니셨고
자다가도 깨어보면 옆에서 말씀을 보시며 기도를 하셨던 기억이 있습니다.
그래서 제 삶의 어떤 순간순간에 궁금해서 묻습니다.
할머니께서 나 어렸을 적에 무슨 기도를 어떻게 하셨을까...
그 기도처럼 살아가고 있는걸까?....하면서요.

외적으로는 가부장적인 힌두와 무슬림 사회에서
모계의 영향력은 큰가봅니다.
선교사님의 당부대로 자매들의 변화를 위해 기도하겠습니다.
선교사님, 아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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