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수 어록(172) 8:23

너희는 아래에서 났고 나는 위에서 났으며 너희는 이 세상에 속하였고 나는 이 세상에 속하지 아니하였느니라.

 

너희는 이 세상에 속하였고예수를 거부하는 바리새인들은 철저하게 세상의 논리로 살았다. 그 논리는 나쁜 게 아니라 오히려 세상의 합리적인 작동방식이다. 바리새인들이 수호하는 율법만 해도 그렇다. 오랜 역사 경험을 통해서 축적된 삶의 질서를 상대화하기 시작하면 세상이 카오스로 떨어진다. 율법은 세상이 야만으로 떨어지지 않게 하기 위한 최소한의 규범이다. 서기관들과 바리새인들은 자신들이 율법을 좀 더 분명하게 체계화하고 확대하며 현실에 적용하는 방식으로 하나님의 뜻을 실현한다고 생각했다. 오늘날의 법관과 검찰과 변호사, 법대 교수 등의 생각과 같다.

아무리 선한 법질서라고 하더라도 그것이 삶을 다 담아내지는 못한다. 예를 들어 안식일을 거룩하게 지키라는 십계명의 네 번째 항목만 보더라도 이게 분명하다. 안식일에 환자가 생겼을 때 치료받으러 가야 하는지 아닌지를 결정하기가 어렵다. 환자라고 하더라도 어느 정도 아프냐에 따라서 판단이 달라진다. 살인하지 말라는 항목도 마찬가지다. 이 계명을 문자적으로 지키려면 전쟁은 성립하지 않는다. 유대인들도 전쟁을 많이 벌였다. 여리고 성에 사는 이방인들을 남녀노소 가리지 않고 죽였다. 그것을 하나님의 명령이라고 그들은 생각했다. 사람은 법과 규칙을 얼마든지 이용할 수 있다는 점에서도 율법은 절대적인 규범이 못 된다. 이런 한계를 인정하지 않는다면 율법은 세상을 살리지 못한다. 바리새인들은 평균적으로 볼 때 다른 이들에 비해서 훨씬 모범적이었지만 율법의 범주에 묶였기에 세상에 속한 사람들이다.

나는 이 세상에 속하지 아니하였느니라.” 예수는 율법 패러다임에 종속되지 않았다. 율법, 즉 세상의 보편적 질서를 부정하지는 않았으나 거기에 제한받지 않았다. 율법이 드러내려고 한 생명과 구원과 해방이 예수 존재의 근거였다. 그래서 그는 안식일에도 장애인을 고칠 수 있었다. 예수가 의도적으로 안식일 법을 어기려는 게 아니었다. 율법 형식에 떨어져서 율법의 본질을 놓치거나 외면하는 유대 종교 집권층의 위선을 들추어내는 행위였다. 예수 이전이나 이후에도 율법을 개혁하려는 노력이 유대교 역사에서 벌어졌으나 예수는 전무후무의 차원에서 율법을 넘어섰기에 제자들과 초기 기독교인들은 예수를 하나님의 외아들, 그리스도, 심판자라고 믿을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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