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날짜 조회 수

물(物) 095- 메모지 file

  • 2022-07-13
  • 조회 수 803

물(物) 095- 메모지 내 방의 달력으로 만든 메모지다. 가로 10센티, 세로 7센티 정도 크기로 자르면 대략 50매 정도 나온다. 한 달 동안 충분히 쓰고도 남는다. 요즘 사람들은 스마트폰에 메모한다는데, 나는 여전히 저런 메모지가 마음에 든다. 요즘 우리 주변에 과분할 정도로, 아니 미안할 정도로 물자가 흔하다. 나도 마찬가지인데, 모든 걸 쉽게 손에 넣고 쉽게 사용하다가 아주 쉽게, 아무 생각 없이 버린다. 성찬의 빵과 포도주를 대하듯이 내 주변의 소소한 물품을 대해야겠다.

물(物) 094- 돌밭 file

  • 2022-07-12
  • 조회 수 828

물(物) 094- 돌밭 우리 집 앞마당의 꽃밭과 뒷마당의 텃밭은 차리라 돌밭이라 하는 게 맞다. 매일 기도하는 마음으로 돌들을 골라내야만 어느 정도 꽃과 채소가 편히 자랄 수 있는 밭이 되지 싶다. 바쁘다는 핑계로, 실제로는 게으르기도 하고, 돌밭에서 자라야 튼튼해진다는 명분으로 돌들을 그냥 내버려 둔다. 돌밭에 떨어진 씨는 곧 싹이 트나 해가 돋자 말랐다(마 13:5,6) 하는데 …

주간일지, 7월10일, 성령강림후 5주 file

  • 2022-07-11
  • 조회 수 766

대구 샘터교회 주간일지 2022년 7월10일, 성령강림 후 5주 1) 아들의 나라- 이번 설교 제목인 ‘아들의 나라’는 ‘바실레이아 투 휘우’의 번역입니다. 하나님의 나라, 하늘나라라는 표현은 종종 들었지만, 아들의 나라는 그렇지 못합니다. 골로새서를 기록한 익명의 저자의 특수 용법으로 들립니다. 그 익명의 저자는 바울에게서 영향을 받은 인물로 보입니다. 하나님의 나라도 마찬가지이지만 아들의 나라가 눈에 보이는 게 아니라서 저런 단어를 들어도 우리의 영혼에 울림이 강하지 않습니다. 거기서 강한 울림을 경험하시라는 뜻...

물(物) 093- 매발톱꽃 file

  • 2022-07-09
  • 조회 수 708

물(物) 093- 매발톱꽃 한 달 전, 거의 말라 죽어가더니 자기 몸집보다 더 크고 화려한 꽃을 피웠다. 그래, 누군가 이름을 잘도 붙였다. 매발톱꽃!

물(物) 092- 자두 file

  • 2022-07-08
  • 조회 수 726

물(物) 092- 자두 올해 처음으로 우리 집 마당에서 자라는 자두나무에 제법 굵은 열매가 달렸다. 약 하나 치지 않았기에 중간에 모조리 떨어질 거라, 매년 그랬으니, 각오했으나 아직은 힘이 남았는지 그대로 버틴다. 드디어 새들이, 주로 까치들이 파먹기 시작했다. 얘들아, 여기저기 입을 대지 말고 몇몇 개만 골라 먹어야지. 앞으로 일주일만 지나면 우리 가족 입에도 들어갈 수 있을 텐데, 어떻게 되는지 두고 보자.

물(物) 091- 경의선? file

  • 2022-07-07
  • 조회 수 1238

물(物) 091- 경의선? 월 1회 나는 서울역 맞이방에서 지하철 1호선을 타기 위해서 저 간판을 보고 출구 2번 방향으로 발걸음을 옮긴다. 오래전에는 4호선을 탄 적도 있다. 오랜만에 서울역에 오는 사람들, 어제 일도 자꾸 까먹는 노인들, 한국을 처음 찾은 외국인들에게 아주 친절한 안내판이다. 그런데 저 안내판에서 보듯이 서울에서 신의주를 이어주는 ‘경의선’은 또 뭔지. 내가 지금 꿈꾸고 있나?

물(物) 090- 옥수수꽃과 벌 file

  • 2022-07-06
  • 조회 수 545

물(物) 090- 옥수수꽃과 벌 어제 본 저 숨 막히는 장면은 도대체 언제 준비된 것인지, 언제까지 이어질지, 저 둘 사이에 무슨 일이 벌어지는 중인지, 생각할수록 아득하고, 그래서 아찔할 뿐이다. 대다수 풀과 나무는 꽃에 열매가 달리는데 옥수수는 줄기와 잎새 사이에, 예상하지 못한 곳에 열매가 달린다. 나는 모르는 게 너무 많다.

물(物) 089- 삼나무 file

  • 2022-07-05
  • 조회 수 1429

물(物) 089- 삼나무 제주 삼나무 둥치를 이끼류 녹색 기생 식물이 뒤덮었다. 바닷가 습기가 저런 생태를 만든 셈이다. 지구 안에 던져진 모든 물(物)은 서로 기생하거나 의지하며 살아갈 수밖에 없으니 조금 불편해도, 또는 ‘저 친구는 민폐야.’라는 생각이 들어도 모든 존재하는 것들 사이의 메커니즘에 놓인 비밀이 얼굴과 얼굴을 보듯이 풀릴 때까지 기다리며 견디는 게, 또는 그 상황 자체를 즐기는 게 최선이다. 그래서 주님은 악한 자를 대적하지 말라고(마 5:39) 하셨고, 바울은 악을 악으로 갚지 말...

주간일지, 7월3일, 성령강림후 4주 file

  • 2022-07-04
  • 조회 수 1059

대구 샘터교회 주간일지 2022년 7월3일, 성령강림 후 4주 1) 힘 빼기- 하나님 나라에 전적으로 의존해서 사는 데 필요한 삶의 자세가 ‘힘 빼기’라고 설교 시간에 말씀드렸습니다. 너무 흔한 표현이라서 기독교적인 특징이 약해 보이겠으나, 중요한 관점이기에 짚은 겁니다. 힘을 뺀다는 말은 자기를 가볍게 여긴다는 뜻입니다. 가볍게 여기면 남에게서 대접받지 못한다고 해서 서운해할 거 하나도 없습니다. 자기를 존중하지 말라는 게 아니라 자기 안에 갇히지 않는다는 뜻입니다. 우리는 다른 이에게서 무시당하는 걸 못 견딥니다...

물(物) 088- 찔레꽃 file [2]

  • 2022-07-02
  • 조회 수 1024

물(物) 088- 찔레꽃 찔레꽃은 한철 피고 끝나는 게 아니라 피고 지고를 구도자처럼 반복한다. 체스터턴의 멋진 설명에 따르면 자연에서 발생하는 똑같은 현상의 반복은 그런 일을 전혀 지루하게 여기지 않을 정도로 하나님의 창조와 생명 능력이 폭발적이라는 의미다. 얼마 전에 시들어가는 찔레꽃을 사진에 담았다. 미학(aesthetics)이 왜 가능하고 필요한지를 이번에 다시 절감했다.

물(物) 087- 현무암의 세계 file

  • 2022-07-01
  • 조회 수 1375

물(物) 087- 현무암의 세계 저기 현무암으로 추정되는 돌에는 우리가 다 알지 못하는 세계가 있다. 이끼와 덩굴 초와 마른 침엽, 또 내가 알지 못하는 여러 미생물이 이런저런 방식으로 어울렸다. 저들 세계에 비가 내리고 바람도 스치며 햇살도 방문한다. 저 나지막한 *돌담을 쌓은 사람에게는 또 어떤 사연이 있을지, 모든 세계는 아득하다. *제주도 ‘절물자연휴양림’에서

물(物) 086- 덩굴손 file

  • 2022-06-30
  • 조회 수 1704

물(物) 086- 덩굴손 눈이 없는 오이 덩굴손은 암벽 클라이밍 선수처럼 제자리를 잘도 찾는다. 손아귀 힘은 어찌나 억센지 30센티 오이 무게도 너끈히 버텨낸다. 저런 억척스러운 생명의 힘이 있다면 무슨 어려움인들 감당하지 못하리오.

물(物) 085- 설교 노트 file [4]

  • 2022-06-29
  • 조회 수 779

물(物) 085- 설교 노트 컴퓨터 자판을 두드려 200자 원고지로 36매 분량의 설교원고를 작성하기 전에 설교 노트에 손글씨로 설교의 얼개를 짠다. 일주일에 한 번씩 평생 거친 작업이다. 이쯤 되면 설교 준비하지 않고, 아니면 대충 준비하고, 눈 감고도 콧노래 부르듯이 강단에 설 수 있으련만 나는 목사 안수받고 처음 설교단에 오른 초보 설교자처럼 긴장한다. ‘과연 나는 하나님 말씀을 실질적으로 경험한 사람인가?’ 하는 두려움으로!

물(物) 084- 망초 file [7]

  • 2022-06-28
  • 조회 수 1387

물(物) 084- 망초 망초로 보이는 야생초 하나 아슬아슬한 각도로 벼랑에 뿌리를 내린 채 자신의 존재감을 여지없이 뽐낸다. 됐다. 그것으로 충분하단다.

주간일지 6월26일, 성령강림후 3주 file

  • 2022-06-27
  • 조회 수 805

대구 샘터교회 주간 2022년 6월26일, 성령강림 후 3주 1) 미래 지향성- “하나님 나라의 미래 지향성”이라는 설교 제목이 멀게 느껴질 분들이 없지 않을 겁니다. 조금 더 우리에게 익숙한 용어인 “하나님 나라의 종말론적 능력”이라고 바꿔도 됩니다. 복음서의 핵심 주제인 하나님 나라를 진지하게 생각하지 않으면 그리스도교 신앙이 깊어지지 않기에 저는 기회가 날 때마다 하나님 나라에 관해서 설명합니다. 저도 다 아는 게 아닙니다. 얼마나 정확하게 아는지도 자신이 없긴 합니다. 제가 아는 범주 안에서, 또는 제가 들어간 깊...

물(物) 083- 벤치 file

  • 2022-06-25
  • 조회 수 702

물(物) 083- 벤치 여름비에 온몸 적시고 꽃잎 눈 맞은 *벤치가 지나가는 나와 눈이 마주치자 지난 세월 이야기 나누면서 잠시 쉬었다 가시죠, 한다. *한라 수목원에서

물(物) 082- 점자블록 file

  • 2022-06-24
  • 조회 수 772

물(物) 082- 점자블록 점자블록을 몸으로 읽을 줄 모르는 나는 이 세상에서 일정한 장애를 겪는 사람이 아니겠는가. 그런데도 뭔가 아는 척은 잘한다.

물(物) 081- 살구 file [2]

  • 2022-06-23
  • 조회 수 1536

물(物) 081- 살구 솜털까지 닮은 걸 보니 ‘살’구는 사람 ‘살’과 닮아 붙여진 이름인가보다. 살과 빛이 하나가 되었네.

물(物) 080- 떼제 file

  • 2022-06-22
  • 조회 수 775

물(物) 080- 떼제 찬양집 떼제(Taizé) 찬양 123곡이 든 저 노래집을 통해서 우리는 수많은 수행자의 영혼과 교감할 수 있다. 돈으로는 몇 푼 안 되는 저 책 속에 돈으로 값을 매길 수 없는 시와 선율이 담겨있다는 사실은 당연하면서도 놀라운 일이다. 문제는 시와 선율의 아름다움을 실제로 느낄 줄 아느냐에 달려있다. 무엇이 삶의 ‘미’인가?

물(物) 079- 꽃병(부분) file

  • 2022-06-21
  • 조회 수 932

물(物) 079- 꽃병(부분) 은은한 색깔의 모자이크 무늬를 지닌, 오랜 세월 우리 가족과 함께한 저 꽃병이 저렇게 다소곳이 자리를 지켜주는 것만으로도 나에게 더없는 즐거움이고 위로다. 존재하는 것들을 있는 그대로 바라볼 줄 안다면 크게 돈 들이지 않고도 삶을 즐거워하거나 위로받을 대상이 여기저기 널려 있으니 조금 더 자기를 내려놓고 살아도 괜찮지 않겠는가.

TEL : 070-4085-1227, 010-8577-1227, Email: freude103801@hanmail.net
Copyright ⓒ 2008 대구성서아카데미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