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드로전서 강해(2)

조회 수 1345 추천 수 0 2019.09.04 21:39:42

벧전 1:1절에 열거된 지명은 주로 지금의 터키 지역에 속한다. 그곳에 흩어진 나그네에게 편지를 쓴다고 했다. 흩어진 이들은 디아스포라다. 베드로전서 기자는 기독교인의 삶을 기본적으로 나그네라고 규정한다. 흔한 표현이기는 하다. ‘인생은 나그넷길이라는 대중가요의 노랫말도 있다. 나그네 개념을 전문 용어로 바꾸면 구도자다. 구도자는 도()를 찾는 사람이다. 기독교인은 하나님을, 또는 하나님 나라를 찾는 사람이다. 더 정확하게 말하면 이미 여기에 온 하나님 나라를 향해서 돌아서는 사람이다. 돌아서는 삶을 회심(메타노이아)이라고 한다. 한 번의 회심으로 이 문제가 해결되는 게 아니라서 기독교인은 길을 가는 태도로 살아간다. 구도자들은 이런 구도를 일상으로 살아가는 사람들이다. 구도적 삶의 특징은 두 가지다. 하나는 멈추지 않는다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버린다는 것이다. 하나님 경험이 바로 그것이다. 하나님을 향한 걸음은 멈춤이 없다. 이는 곧 우리의 삶에 완성이 없다는 뜻이다. 푯대를 향해서 나아갈 뿐이다. 이런 삶을 추구하는 사람은 뒤에 있는 것은 버린다. 나이가 들면 어린 시절에 좋아하던 장난감에 관심이 가지 않는 것과 같다.

기독교 역사에서 수도사들이 수행 과정에서 행하던 전통의 하나는 순례다. 지금은 산티아고 순례가 가장 유명하다. 순례는 나그네로 사는 삶을 몸으로 훈련하는 과정이다. 자신의 체력에 맞도록 200를 가거나 500, 또는 그 이상을 갈 수 있다. 순례 과정은 아주 단순하다. 그냥 걷는다. 무상무념에 떨어질 수도 있고, 주변의 경치에 몰두할 수도 있다. 극단적인 고통을 수반하는 순례 행위도 있다. 티베트 불교에서 볼 수 있는 삼보일배나 오체투지가 그것이다. 중요한 사실은 순례 중에 일상의 일을 모두 잊는다는 점이다. 그는 오직 자신이 가야 할 방향을 향해서 걸음을 내디딜 뿐이다. 그 사이에 숨 쉬고, 일용할 양식으로 배를 채우고, 배설하고 잔다. 인간의 생명이 유지될 수 있는 최소한의 활동을 한다. 자식과 사업 등을 걱정하지 않는다.

기독교인의 삶이 산티아고 순례와 같은 나그네라는 사실이 분명하다면 지난 일에 대한 미련을 버리고 오직 앞을 향해서 나아가야 한다. 이게 쉽지 않다. 기독교인들도 다른 사람들과 마찬가지로 현실에서 벌어지는 일에 묶여서 산다. 개인에 따라서 차이가 있긴 하다. 높은 수준의 신앙에 들어간 사람은 현재 놓인 상황과는 별개로 좀 더 가볍게, 그러나 즐겁고 행복하게 살아가겠지만, 낮은 수준의 신앙에 머문 사람은 반복해서 일희일비하면서 살아갈 것이다. 한 단계만이라도 위로 오르기 원한다면 이런 과정을 이미 겪은 스승을 만나서 배워야 한다. 우리가 성경을 공부하는 이유는 성경 기자들이 우리에게 스승이기 때문이다. 요즘 말로 바꾸면 그들은 우리에게 거룩한 멘토다. 이번 베드로전서 공부를 통해서 우리의 신앙이 한 단계 업그레이드되었으면 한다.

본문은 나그네인 기독교인들의 정체성을 2절에서 정확하게 묘사한다. “곧 하나님 아버지의 미리 아심을 따라 성령이 거룩하게 하심으로 순종함과 예수 그리스도의 피 뿌림을 얻기 위하여 택하심을 받은 자들지금 한국교회가 일반적으로 사용하는 개역개정 번역은 은혜롭게 들리기는 하지만 정확하게 전달되지는 않는다. 공동번역이 낫다. “여러분은 하느님 아버지께서 미리 세우신 계획에 따라 뽑혀서 성령으로 거룩하게 되어 예수 그리스도께 복종하게 되었으며 그분의 피로 죄가 씻겨진 사람들입니다.” 마틴 루터 번역 성경을 의역하면 다음과 같다. “나그네인 여러분은 하나님 아버지의 미리 아심에 따라서 선택되어서, 성령을 통하여, 또한 예수 그리스도가 순종하시고 피를 뿌리심으로써 거룩하게 되었습니다.” 이 문장에서 순종이라는 단어가 예수 그리스도에게 연결되는지 아니면 나그네에게 연결되는지, 명확하게 구분하기가 어렵다. 루터 성경과 KJV에 따르면 예수 그리스도에게 연결되는 게 맞다. 교리적으로 볼 때도 예수의 십자가 죽음은 하나님의 뜻에 대한 예수의 순종이다. 이렇게 본다면 예수 그리스도께 복종하게 되었으며라는 공동번역은 오역이다.

기독교인은 하나님 아버지에게서 선택받은 사람들이다. 흔히 들었던 이야기다. 예수를 믿지 않는 사람은 선택받지 못한 사람이라는 말이 된다. 믿는 사람이 될지 아닐지가 이미 하나님에 의해서 결정되었다면 개인의 책임은 면제된다. 하나님의 선택이라는 표현은 기계적이고 결정론적인 예정론을 가리키는 게 아니다. 기계적인 예정론에서는 인간의 자유와 책임은 실종된다. 하나님의 선택이라는 표현은 신앙의 신비를 가리킨다. 우리 자신의 노력만으로는 하나님을 알 수도 없고, 믿을 수도 없다. 단순히 교회에 나오게 되었다는 사실만을 가리키는 게 아니다. 물론 교회에 나오게 되었다는 사실도 대단히 특이한 사건이기는 하다. 친구를 따라서 왔든지, 모태 신앙인이든지, 스스로 선택했든지 어떤 경우라도 다 신비롭다고 말할 수밖에 없을 정도로 특별한 일이다. 하나님의 선택이라는 말에는 더 깊은 의미가 있다. 본문은 이를 미리 아심이라고 표현했다. 하나님이 우리를 미리 아셨다는 말은 지금 우리의 삶이 하나님의 섭리 안에 들어 있다는 뜻이다. 놀라운 고백이다. 지금 우리의 삶이 무조건 화려하다는 뜻이 아니다. 여러 가지로 곤란한 지경에 떨어질 수도 있다. 벧전의 수신자들은 특히 어려웠다. 그들은 박해를 일상적으로 받아야만 했다. 학자들에 따라서 네로 황제 시대라고 말하기도 하고, 도미티아누스 황제 시대라고도 한다. 두 황제 모두 기독교를 박해했다. 이런 상황에서도 그들은 자신들의 삶을 이미 하나님이 아셨다고 고백한다. 하나님이 아셨다는 말은 자신들의 삶이 내면적으로 볼 때 최고로 아름답다는 뜻이다. 실제로 이런 신앙의 경지에 들어간 사람들은 행복할 것이다. 실제로 그런지 아닌지는 그 사람의 영성에 달려 있다.

인사말의 마지막 문장은 은혜와 평강이 너희에게 더욱 많을지어다.”이다. 은혜와 평화는 물론 하나님이 주신다. 세상은 하나님이 아니라 사람이 만든 것에서 은혜와 평화를 찾으려고 한다. 가장 세속적인 방식은 돈이 그것이다. 사람이 하나님과 재물을 겸해서 섬기지 못한다(6:24)는 주님의 말씀을 자주 들었지만, 대다수 사람은 어중간하게 걸쳐서 살아간다. 한편으로는 그게 어쩔 수 없는 상황이다. 현대의 삶을 돈이 완벽하게 장악했기 때문이다. “돈을 사랑함이 일만 악의 뿌리가 되나니 이것을 탐하는 자들은 미혹을 받아 믿음에서 떠나 많은 근심으로써 자기를 찔렀도다.”(딤전 6:10). 2천 년 전이나 지금이나 비슷하다. 자본주의 이데올로기가 공고히 지배하는 21세의 기독교인들은 이런 점에서 옛날 기독교인들보다 훨씬 더 투쟁적으로 살아야 한다. 다른 길은 없다. 하나님만이 은혜와 평화를 주신다는 사실을 확실하게 붙들어야 한다. 붙든 사람은 고단한 세상살이에서도 기독교인답게 살아갈 수 있을 것이다. 벧전 기자는 인사말을 끝내고 5장에 걸쳐서 기독교인다운 삶의 내용을 구체적으로 설명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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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벨:13]하늘연어

2019.09.06 02:00:37

(교정입니다. ^^;;)

두 번쨰문단 셋째 줄a "그냥 걷을 뿐이다."-------- 그냥 을 뿐이다.

[레벨:23]브니엘남

2019.09.29 09:42:09

21세(기)의 기독교인들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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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 18:5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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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 18:3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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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 18:2 [1]

  • 2023-12-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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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 18:1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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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흔살에다시읽는 요한계시록-297 18:1 이 일 후에 다른 천사가 하늘에서 내려 오는 것을 보니 큰 권세를 가졌는데 그의 영광으로 땅이 환하여지더라 이제 18장으로 세계 심판에 대한 예언은 끝나고 19장부터 22장까지는 전혀 새로운 이야기가 나옵니다. 새 하늘과 새 땅, 그러니까 예수께서 선포하신 ‘하늘나라’에 대한 묵시적 상상이 멋지게 펼쳐집니다. 19장이 기다려집니다. 요한이 심판의 대상으로 여기는 바벨론 제국은 이미 오래전에, 그러니까 기원전 6세기에 끝장났습니다. 앞에서도 반복해서 말씀드렸던 것처럼 요한...

계 17:18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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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 17:16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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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 17:15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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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 17:14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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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흔살에다시읽는 요한계시록-292 17:14 그들이 어린 양과 더불어 싸우려니와 어린 양은 만주의 주시요 만왕의 왕이시므로 그들을 이기실 터이요 또 그와 함께 있는 자들 곧 부르심을 받고 택하심을 받은 진실한 자들도 이기리로다 요한은 세상의 모든 권세를 가진 자들의 연합체라 할 짐승이 ‘어린 양’과 싸울 것이라는 말을 천사에게서 전해 들었습니다. 짐승과 어린 양의 싸움은 아예 싸움이 되지 않습니다. 짐승은 프로 격투사 골리앗이라고 한다면 어린 양은 목동 다윗입니다. 짐승은 상대를 파멸시키는 일에 특화된 존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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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흔살에다시읽는 요한계시록-291 17:13 그들이 한 뜻을 가지고 자기의 능력과 권세를 짐승에게 주더라 환생한 네로의(도미티아누스로 추정됨) 동조자들은 자기의 능력과 권세를 짐승에게 보탭니다. 악한 세력들이 서로 상부상조하는 거지요. 조폭들이 서로 어울려서만 악행을 저지르는 거와 같습니다. 수행자들은 홀로 자신의 길을 넉넉히 가지만, 아니 홀로 있는 걸 더 좋아하지만, 악행을 일삼는 자들은 그렇지 못합니다. 작당을 통해서만 뭔가를 시도하는 겁쟁이에 불과하니까 그들을 두려워할 필요가 없습니다. 요즘 영...

계 17:12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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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흔살에다시읽는 요한계시록-290 17:12 네가 보던 열 뿔은 열 왕이니 아직 나라를 얻지 못하였으나 다만 짐승과 더불어 임금처럼 한동안 권세를 받으리라 여기서 다시 열 명의 왕이 등장합니다. 이들은 환생한 네로의 동조자들을 가리킵니다. 조폭 집단처럼 악한 일을 행하는 독재자 근처에는 부화뇌동하는 이들이 나오기 마련입니다. 독재자의 힘에 빌붙어서 나름 이득을 얻어보려는 속셈이겠지요. 지금도 마찬가지 아닐까요? 그들이 아무리 강력한 권세를 얻는다고 하더라도 ‘한동안’일 뿐입니다. 우리말 성경에서 한동안이...

계 17:11 [1]

  • 2023-12-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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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흔살에다시읽는 요한계시록-289 17:11 전에 있었다가 지금 없어진 짐승은 여덟째 왕이니 일곱 중에 속한 자라 그가 멸망으로 들어가리라 성서주석학자들의 설명에 따르면 여덟째 왕은 이전 일곱 왕보다 더 잔인하게 그리스도인들을 박해한 왕입니다. 그는 앞에서 반복해서 짚었듯이 네로의 환생이라 부를만한 왕입니다. 로마의 모든 황제가 무지막지하게 그리스도교를 박해하지는 않았습니다. 사실 로마 제국은 나름 합리적인 체제였습니다. 제국의 질서를 무너뜨릴 정도로 과격하지만 않다면 웬만한 종교 문제나 민족 전통에...

계 17:10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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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흔살에다시읽는 요한계시록-288 17:10 또 일곱 왕이라 다섯은 망하였고 하나는 있고 다른 하나는 아직 이르지 아니하였으나 이르면 반드시 잠시 동안 머무르리라 요한계시록에는 묵시적 상징이 수없이 등장하기에 초현실주의 그림이나 시나 음악처럼 아주 전문적인 소양이 없으면 따라가기가 쉽지 않습니다. 세부적인 내용은 전문 신학자라고 해도 정확하게 알지 못합니다. 일반 그리스도인들은 전체적인 구도만 생각하면서 읽으면 충분합니다. 요한계시록의 전체 구도는 네로 황제부터 도미티아누스 황제까지, 그러니까 기원...

계 17:9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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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흔살에다시읽는 요한계시록-287 17:9 지혜 있는 뜻이 여기 있으니 그 일곱 머리는 여자가 앉은 일곱 산이요 ‘지혜 있는 뜻이 여기 있다.’(And here is the mind which hath wisdom.)라는 표현은 일종의 관용어로 보입니다. 문장 자체는 깔끔하지 못합니다. <새번역>은 “여기에 지혜를 가진 마음이 필요하다.”라고 했습니다. 뜻이나 마음으로 번역된 그리스어는 νοῦς(누스)이고, 지혜는 σοφία(소피아)입니다. 누스는 mind, thought, reason, attitude, intention, purpose 등등의 뜻이 있습니다. 너무 놀라지 말고, 허둥대지 ...

계 17:8 [1]

  • 2023-12-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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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흔살에다시읽는 요한계시록-286 17:8 네가 본 짐승은 전에 있었다가 지금은 없으나 장차 무저갱으로부터 올라와 멸망으로 들어갈 자니 땅에 사는 자들로서 창세 이후로 그 이름이 생명책에 기록되지 못한 자들이 이전에 있었다가 지금은 없으나 장차 나올 짐승을 보고 놀랍게 여기리라 요한은 네로 황제의 환생이라고 말하기에 딱 좋은 왕의 위험성을 무시무시한 단어로 묘사했습니다. 그 짐승은 이전에는 있었다가 지금은 없으나 앞으로 ‘무저갱’에서 올라와서 멸망할 것이라고 말입니다. 무저갱(無底坑)은 밑바닥이 없을 정...

계 17:7 [1]

  • 2023-12-01
  • 조회 수 234

일흔살에다시읽는 요한계시록-285 17:7 천사가 이르되 왜 놀랍게 여기느냐 내가 여자와 그가 탄 일곱 머리와 열 뿔 가진 짐승의 비밀을 네게 이르리라 천사가 다시 요한에게 말하기 시작합니다. 그리스어 ‘앙겔로스’(ἄγγελος)는 영어 angel입니다. 우리말 성경은 앙겔로스를 일반적으로 ‘천사’로 번역하는데, 하나님이나 주라는 표현이 따라올 때는 ‘사자(使者)’로 번역합니다. 예를 들어서 예수 탄생 전승을 다루는 마태복음 1:20절에 나오는 앙겔로스는 ‘주의 사자’(ἄγγελος Κυρίου)입니다. 하나님의 영광은 우리가 직면하기...

계 17:6 [4]

  • 2023-11-30
  • 조회 수 322

일흔살에다시읽는 요한계시록-284 17:6 또 내가 보매 이 여자가 성도들의 피와 예수의 증인들의 피에 취한지라 내가 그 여자를 보고 놀랍게 여기고 크게 놀랍게 여기니 이 대목에서 반복되는 ‘여자’는 일종의 국가주의를 가리키는 메타포입니다. 구체적으로는 로마 제국주의를 가리킵니다. 요한에 따르면 로마 제국은 바벨론 제국과 일란성 쌍둥이 같은 존재입니다. 바벨론은 기원전 587년에 예루살렘을 멸망시켰고, 로마는 기원후 70년에 예루살렘을 다시 파멸했습니다. 70년 사건이 더 심각했습니다. 바벨론에 의한 예루살렘 ...

계 17:5 [1]

  • 2023-11-29
  • 조회 수 229

일흔살에다시읽는 요한계시록-283 17:5 그의 이마에 이름이 기록되었으니 비밀이라, 큰 바벨론이라, 땅의 음녀들과 가증한 것들의 어미라 하였더라 ‘이마에 적힌 이름’은 13:1절과 16절에도 나옵니다. “ … 그 머리들에는 신성 모독 하는 이름들이 있더라.”(13:1), “ … 그 오른손에나 이마에 표를 받게 하고 … ”(13:16) 이름이나 표는 로마 제국에서 자유롭게 활동할 수 있는 자격증 비슷한 것으로 보입니다. 이 여자는 ‘큰 바벨론’이고, 음녀들과 가증한 것들의 어미라고 했습니다. 이런 표현도 로마 제국의 이데올로기를 온갖 ...

계 17:4 [1]

  • 2023-11-28
  • 조회 수 225

일흔살에다시읽는 요한계시록-282 17:4 그 여자는 자주 빛과 붉은 빛 옷을 입고 금과 보석과 진주로 꾸미고 손에 금 잔을 가졌는데 가증한 물건과 그의 음행의 더러운 것들이 가득하더라 반복해서 나오는 ‘음녀’나 ‘여자’는 구체적인 인물이 아니라 신성을 모독하는 로마 제국의 체제와 이데올로기를 가리키는 메타포입니다. 이 여자의 복장은 가장 화려한 색깔과 장식으로 만들어졌습니다. 자주와 붉은 색깔 옷, 금과 보석과 진주로 몸을 꾸미고 손에 금잔을 들었습니다. 보통 사람들은 상상도 못 할 사치스러운 모습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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