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수 어록(142) 6:67

너희도 가려느냐.

 

6:66절에 따르면 예수의 제자 중에서 많은 이들이 예수 곁을 떠났다고 한다. ‘제자 중이라는 표현이 열두 제자를 가리키지는 않겠지만 예수와 긴밀한 관계를 맺던 사람들은 분명해 보인다. 그렇지 않았다면 굳이 제자라고 표현하지는 않았을 것이다. 그들은 요 6:60절이 가리키는 사람들로서 예수의 말을 듣고 이 말씀은 어렵도다 누가 들을 수 있느냐?”라고 투덜댄 제자들이다. 예수를 억지로 따를 수는 없다. 잠시 호기심으로 따르는 시늉은 할 수 있으나 호기심이 사라지면 대다수는 떠난다.

예수는 다른 제자들이 떠난 뒤에 열두 제자들에게 말한다. “너희도 가려느냐?” 예수를 떠나는 삶이 오히려 속 편할 수 있다. 예수가 선포한 하나님 나라를 직면하지 않아도 괜찮기 때문이다. 예수에게 뭔가 기대를 걸고 찾아왔다가 실망하고 떠난 사람들은 많았다. 19:16-22절에 한 예가 나온다. 그는 선한 의도를 갖고 예수에게 와서 무슨 선한 일을 하면 영생을 얻겠는가?’라고 물었다. 그는 율법을 어려서부터 잘 지킨 사람이었다. 소유를 다 팔아서 가난한 사람에게 나눠주고 나를 따르라.”라는 예수의 말을 듣자 감당하기 어려워서 예수를 떠났다고 한다. 예수는 소유 자체를 부정한 사람은 아니다. 하나님 나라를 절대적인 생명으로 경험하지 못하면 예수를 따를 수 없다는 뜻이다. 어떤 사람은 하나님 나라에만 집중해서 살고, 어떤 사람은 완전히 배척하기도 하고, 나를 포함한 대다수 사람은 적당한 자리에서 긴장하면서 산다.

하나님 나라를 직면하기 싫어하는 이유는 그 사람의 영혼이 왜곡되었다기보다는 하나님 나라가 현실(reality)로 경험되지 않는다는 데에 있다. 사람은 누구나 그 현실을 따른다. 예를 들어서 어떤 사람은 티브이 통속 드라마에서 현실을 느끼고, 어떤 사람은 박경리의 소설에서 현실을 느낀다. 어떤 사람은 감성을 자극하는 설교에서 하나님 말씀의 현실을 느끼고, 다른 사람은 지성을 자극하는 설교에서 하나님 말씀의 현실을 느낀다. 예수가 선포한 하나님 나라는 거리가 멀고, 율법은 가깝게 느껴지는 사람들은 예수를 떠날 수밖에 없다. 아직 머뭇거리지만, 곧 떠나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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