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과 영, 요한복음 묵상(25)

조회 수 4238 추천 수 0 2013.05.26 22:46:39

 

   거듭남과 하나님 나라의 관계에 대해서 말씀하시던 예수님은 그것을 육과 영의 관계로 보충하신다. “육으로 난 것은 육이요, 영으로 난 것은 영이니...”(요 3:6) 육(肉)은 헬라어 ‘사르크스’의 번역이다. 사르크스와 비슷한 헬라어로 ‘소마’가 있다. 소마는 주로 몸이라고 번역된다. 우리말로 육이나 몸이나 차이가 없다. 육은 한자이고 몸은 한글이다. 원래 사르크스는 단백질로 된 그 몸을 가리킨다면, 소마는 영과 대별되는 인간의 구성 요소를 가리킨다. 그러니까 사르크스가 소마일 수도 있다. 바울은 이 두 단어를 주로 구별하지만, 때로는 혼용해서 쓰기도 한다.

   거듭난다는 것은 영의 문제다. 영에 속해서 사는 삶으로의 변화다. 말은 이렇게 쉽게 하지만 그게 무엇을 가리키는지 실제로 알고, 그리고 그대로 따라 살기는 간단한 게 아니다. 우선 어려운 점은 성령과 인간의 영이 어떤 관계냐, 하는 문제다. 우리의 영은 성령이 아니다. 더 정확하게 말해서 우리의 영은 없다. 그 영은 오직 하나님의 것이다. 지금 우리는 육체와 영혼으로 구성되어 있다. 하나님의 영인 성령에 반응하는 것이 우리의 영혼이다. 그렇다고 해서 우리에게 영이 없다고 말할 수는 없다. 영혼이 영과의 공명을 통해서 나타는 생명 현상이 곧 영적인 것이며, 그런 점에서 우리에게 영이 있다고 말해도 좋다. 이런 문제는 여전히 논란 중이어서 단정적으로 말하기는 어렵다. 다만 우리가 성령의 지배 아래서 영적으로 살아가는 것이 바로 거듭났다는 의미라는 것만은 분명하다.


[레벨:17]아우

2013.05.28 17:16:28

목사님, 거듭난 사람은 하나님 나라를 소망하며 살겠지요?
교회다녀도하나님 나라가 마음에 와닿지 않는 사람이나 
하나님 나라를 소망하며 살지 않는 사람은 거듭나지 않은 사람인가요?
거듭난 것을 무엇으로 알 수 있을까요? 
같은 교회에 다니는 집사님 중에 얼마 전에 속마음을 털어놓더라고요.
자기는 솔직히 하나님이 있는지 믿어지지도 않고
기도도 사람들이 힘드니까 마음달래려고 넔두리 삼아하는 거고
기도응답이라느니 이런 말이 실감나게 와닿지 않는다고 하네요.
그런데 이 분은 교회에서 봉사는 또 그런대로 하더라도요.
청소하러 오라면 청소도 하러오고, 뭔가 시설에 문제가 있으면 손질을 하기도 하고요.
목사님이 늘 말씀하신 거지만, 이런 거는 신앙과 상관없이도 얼마든지 할 수 있는 거잖아요.
제가 보기에는 그 분은 친목을 도모하기 위해서 교회생활 하는 거 같더라고요
이런 분은 성령을 받았을까요? 거듭났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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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벨:100]정용섭

2013.05.28 23:48:20

오늘 아우 님이 연달아 대글을 다셨군요.
재미 있는 경우를 말씀하셨네요.
종교적 취미생활도 교회에 다닌다면
그는 성령과 별로 상관 없는 사람입니다.
마찬가지로 착하고 인격적이고 책임감이 있어도
거듭난 거와는 거리가 멀구요.
그런데 여기서 성령을 받았다는 말을
너무 실증적인 것으로 생각하지 말아야 합니다.
성령은 받고 말고의 차원이 아닙니다.
즉 성령은 소유의 대상이 아니라는 겁니다.
통치와 존재의 영이시지요.
우리가 그분을 받아서 소유하는 게 아니라
우리가 그분의 통치 안으로 들어가는 겁니다.
얼마나 깊이 들어갔느냐의 차이가 있는 거지요.
그것도 수치로 계산할 수 있는 거는 아니구요.
말씀하신 그런 분도
성실하게 교회생활을 하다보면
생명의 새로운 차원에서 인식하고 경험하는 순간을,
그것이 거듭남의 순간인데,
만나게 될 것입니다.
그렇게 중보 기도하세요.

[레벨:17]아우

2013.05.29 17:14:11

네, 감사합니다.
성령은 받고 말고의 차원이 아니라는 말도 무슨 뜻인지 이해는 갑니다.
그런데 목사님의 답글을 읽고 보니
바울이 에베소에 갔을 때, 너희가 믿을 때에 성령을 받았느냐, 하고 물었던게 생각이 나네요.
이 질문을 성령에 대한 경험 여부를 묻는 것으로 봐도 되는 건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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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벨:100]정용섭

2013.05.29 23:17: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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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ㅎㅎ 아우님은 언젠가
기독교 신앙의 깊이로 들어오실 것 같습니다.
질문하시는 폼이 장난이 아니네요.
혹시 신학을 공부한 분 아니에요?
성서를 많이 공부하신 건 분명하네요.
"성령을 받았느냐?"와 유사한 발언이
성경에 자주 나오는 건 분명합니다.
주로 사도행전에 나오겠지요.
당시에는 그게 주로 방언과 연결되는 거였어요.
그들이 왜 성령과 방언을 연결해서 생각했는지는
지금 제가 다 설명하기 힘드네요.
오늘 우리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습니다.
오늘 우리는 그 시대보다는 더 정확하게
성령의 활동을 이해하게 되었습니다.
이는 물리학이 그때보다 지금이 더 발전된 것과 비슷합니다.
좋은 밤이 되시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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