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일지 6월2일

조회 수 1237 추천 수 0 2019.06.03 21:53:55

대구샘터교회 주간일지

201962, 부활절 일곱째 주일

 

1) 창립 16주년- 오늘(62)은 대구샘터교회 창립 16주년 기념 주일이었습니다. 축하 손님이 올지 모른다는 생각은 오류로 판명되었습니다. *자 집사의 남편이 유일하게 오셨습니다. 원래 가끔 방문하셨던 분이십니다. 16년 전인 200361일 하양에 있는 천호 아파트 201호 거실에서 우리 부부와 고1 큰딸, 그리고 대구대학교에 영어영문학과 강사로 활동하는 권*주 선생, 이렇게 4명이 모여 드린 예배가 시작입니다. 늘 하는 이야기지만 16년이 한순간처럼 느껴집니다. 물론 길다면 긴 시간이긴 합니다. 16년 후도 곧 닥치겠지요. 그때까지 우리 교우들이 모두 큰 사고 없이 건강하게 잘 살아남았으면 합니다.

 

2) 특별찬양- 이번 교회창립 주일예배의 하이라이트는 성가대의 특별찬양이었습니다. 곡은 Don Besig이 만든 매일 주만 섬기리라였습니다. 이번에는 말 그대로 특별한 찬송이었습니다. 연주 중에서 박*연 집사의 플룻 솔로 연주가 들어있었습니다. 플룻이 합창과 잘 어울린다는 사실을 이번에 다시 느꼈습니다. 언제 기회가 되면 박 집사의 솔로 연주를 부탁드립니다. 류원진 집사가 오늘 지휘자로 본격 데뷔했습니다. 지난 수년간 연습할 때만 앞에서 이끌고 실제 발표할 때는 대원의 자리에 서더니 이번에는 앞에 나와서 지휘했습니다. 좋았습니다. 나중에 교우들에게 들어보니 찾아보기 힘들 정도로 감동적인 성가였다고 합니다.

 

3) 잡채- 평소에서 식단이 품위가 있었지만, 오늘 식단은 한 단계 더 올라가 우아해 보였습니다. 각각의 반찬에 교우들의 정성이 듬뿍 담겼습니다. 집사람에게 나중에 들어보니 잡채를 만든 교우의 수고가 특히 컸다고 하는군요. 일곱 개 채소와 돼지 살코기를 먼저 볶은 뒤에 대형 양푼에다 넣고, 삶은 잡채를 부어 골고루 섞었습니다. 노란색과 흰색의 지단이 위에 얹혀서 시각적으로도 빛나 보였습니다. 오늘 반찬 숫자가 너무 많아서 저는 몇 개를 빼고 식판에 담아왔습니다.

 

4) - 오늘은 먹는 이야기가 많습니다. 창립 16주년을 기념하는 뜻으로 어떤 교우가 떡을 해오셨는데, 마침 지난 화요일(28)에 피아노 독주회를 열었던 심*지 집사가 교우들이 연주회에 방문해준 것을 감사하는 뜻으로 떡을 해오셨네요. 이 많은 떡을 어떻게 하나, 하고 속으로 고민하는 순간에 김*정 집사가 나서서 정리해주었습니다. 심 집사가 갖고 온 떡은 봉지에 싸였으니 집으로 가져가고 다른 떡은 이 자리에서 먹으면 된다는 겁니다. 집에 와서 다시 먹어보니 꿀맛이었습니다. 떡 맛이 저의 기억에 오래 남을 것 같습니다. 이런 맛을 느낄 수 있으니 아직은 세상을 살만합니다.

 

5) 꽃꽂이- 꽃꽂이 이야기도 빠뜨릴 수 없군요. 우리 교회는 예배에 집중하기에 다른 일들은 최대한으로 축소됩니다. 꽃꽂이도 그런 일의 하나입니다. 이런 특별한 절기에만 몇몇 분들이 꽃꽂이를 넉넉하게 합니다. 이번에 맡은 분은 김*옥 권사입니다. 토요일에 미리 준비해놓았더군요. 이름 모를 꽃들이 많았습니다. 설교단에 작은 꽃다발이, 아래 강단에 큰 꽃다발에 놓였습니다. 김 권사는 가성비를 중요하게 생각하는 분이라 이번에도 고*선 현*용 집사가 운영하는 어린이집에 큰 꽃다발을, *남 집사가 운영하는 맛집 식당에 작은 꽃다발을 기증했습니다. 며칠간 두 집에서 꽃들이 여러 사람에게 사랑을 받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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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 성찬식- 오늘도 성찬식이 있었습니다. 성찬식을 준비하는 교우는 장*아 집사입니다. 제가 오전에 교회에 도착하면 이미 성찬에 필요한 소품을 꺼내서 준비하는 장 집사의 모습을 볼 수 있습니다. 장 집사는 생김새와 성품 그대로 움직임 역시 단아합니다. 성찬식이 끝나면 역순으로 성찬 소품을 정리합니다. 뒷정리하는 그 자리에 오늘은 권 집사와 김 권사가 옆에서 거들더군요. 그분들이 하는 말이 장 집사의 성찬 준비와 마무리하는 모습이 다도에서의 그것과 비슷하답니다. 마지막 순서인 보자기 묶는 행위마저 전혀 흐트러짐이 없습니다. 제가 옆에서 한마디 거들었습니다. 장 집사가 서예를 하는 분이라서 매사를 구도적으로 받아들인다고 말입니다. 그렇습니다. 우리 교회 성찬예식은 제가 실제로 집행하는 그 순간만이 아니라 장 집사가 성찬 보자기를 푸는 순간부터 시작해서 다시 묶어 수납장에 넣을 때 끝납니다. 그 전체를 느껴보십시오.

 

7) 어린이 설교- 매월 첫 주일에 중고등부 포함해서 어린이를 대상으로 설교합니다. 저는 학생들의 20년이나 30년 후를 생각합니다. 저의 설교 내용 중에서 어느 한 가지가 이들의 영혼에 깊이 각인되면 나중에라도 그들에게 생명의 빛이 나타나리라는 믿음입니다. 이런 믿음은 막연한 게 아닙니다. 여기서 두 가지가 중합니다. 하나는 언어의 존재론적 힘이고, 다른 하나는 성령의 진리론적 능력입니다. 저의 설교에서 발설되는 언어가 진리라면 설교를 듣는 이들에게 언젠가는 생명의 능력으로 경험될 것입니다. 지금은 아직 어리지만, 20년의 세월이 흘러 어른이 될 사람들에게 설교하는 것이니 어느 한순간도 허투루 생각하지 말아야겠지요. ‘오늘 내 설교를 들은 아이들아, 수고 많았다.’

 

8) 신학공부- 오후 2시부터 4시까지 <초기 기독교의 형성>이라는 책 4장을 강독했습니다. 헬라파 기독교인들이 초기 기독교에 끼친 영향에 관한 내용이었습니다. 우리가 성경만 읽어서는 손에 잡히지 않는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재미있었습니다. 6장에 나오는 일곱 명의 일꾼과 마가복음 첫판 기록자가 헬라파 기독교인이었습니다. 그중에 빌립의 역할이 눈에 띄었습니다. 이들은 초기 기독교에 강한 인상을 심기는 했으나 신학적인 바탕이 상대적으로 부족하여 곧 소멸했습니다. 이런 공부를 통해서 우리는 초기 기독교에 매우 다양한 모임들이 있었다는 사실을 배울 수 있습니다. 그 다양성이 서로 영향을 주고받으면서 기독교가 큰 운동으로 자랄 수 있었습니다. 그런 역동적인 현상은 지금도 마찬가지입니다.

 

9) 예배 후- 우리 교회는 예배공동체라는 정체성을 가장 중요하게 여기지만 그것 못지않게 교우 사이의 친교도 비중이 있습니다. 예배를 예배답게 드리면 예배에 참여한 교우들끼리의 친교는 저절로 깊어지는 게 아니겠습니까. 예배 후의 장면을 저는 간혹 제삼자의 눈으로, 또는 이미 과거에 일어났던 사건을 시간여행의 방식으로 다시 경험하는 사람의 눈으로 봅니다. 예배는 엄숙하게 드리지만, 식사 시간부터는 매우 자유분방하게 진행됩니다. 공간이 한 군데라서 모든 교우의 움직이는 모습이 한눈에 보입니다. 다 먹은 식기를 들고 1층 설거지 장소로 옮기기도 하고, 청소와 비품 정리, 소그룹으로 앉아 담소하고, 아이들 돌보기도 합니다. 때에 따라서는 성가대 연습도 하고, 1층 카페로 옮겨 몇몇 모임을 합니다. 매우 다양한 연령층의 사람들이 한 공간에서 움직이고 이야기하고 눈을 마주칩니다. 이런 장면들을 신비롭게 느끼는 사람은 행복합니다.

 

10) 예배 참석인원: 77, 헌금: 2,724,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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