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수 어록(182) 8:36

그러므로 아들이 너희를 자유롭게 하면 너희가 참으로 자유로우리라.

 

아들이 너희를 자유롭게 하면이라는 표현에 초기 기독교 신앙의 핵심 내용이 녹아 있다. 오늘 우리의 신앙에서도 필수 내용이다. 자유롭게 한다는 말은 현재 자유롭지 않다는 사실을 전제한다. 이미 앞에서 짚은 대로 아브라함의 자손이었던 유대인들은 종이 아니기에 이 말이 자신들에게 해당하지 않는다고 생각했다. 그들은 자유를 협의로만 본 것이다. 그들은 자기들 땅에서 농사를 짓고 양을 키우고 가족을 돌보면서 살았기에 자유인이라고 생각했을 것이다. 로마 제국도 자신들이 적당하게 관계를 유지하면 크게 문제가 되지 않았다. 현대인들도 마찬가지로 생각한다. 어려운 세상살이에서도 조금만 노력하면 그럭저럭 먹고살 만하다. 능력이 있는 사람은 멋진 인생을 설계할 수도 있다. 좁은 의미에서 본다면 그런 정도의 삶을 자유롭다고 할 수 있겠지만 근본적인 의미에서 본다면 여전히 어딘가에 종처럼 묶인 삶이다. 자본의 종이다. 자본이 명시적으로나 암묵적으로 요구하는 것을 행하지 않을 수 없다. 자유롭게 쇼핑을 하겠지만 영혼은 궁핍하다.

예수는 수고하고 무거운 짐 진 자들아 다 내게로 오라 내가 너희를 쉬게 하리라.”(11:28)라고 말씀한 적이 있다. 세상살이의 어려움을 덜어주겠다는 의미는 아니다. 하나님과의 관계를 새롭게 설정할 수 있는 길을 제시하겠다는 의미이다. 율법으로부터의 해방을 가리킨다. 당시 유대인들에게 율법은 짐이었다. 지금 고등학교 학생들에게 수능시험이 짐인 것과 같다. 유대인들은 율법 완성을 통해서 하나님에게서 높은 점수를 받을 수 있다고 생각했다. 아무리 좋은 질서라고 하더라도 그것이 절대화하는 순간에 짐이 된다. 영혼의 자유를 오히려 방해하기 때문이다. 수능시험 만점자에게 그 점수는 올무로 작용하는 거와 같다.

예수는 율법이 아니라 하나님 나라를 향해서 삶의 방향을 바꾸라고 말씀하셨다. 그리고 본인이 십자가의 죽음을 받아들임으로써 우리의 죄를 속량하셨다. 이런 기독교 교리를 마술처럼 생각하면 곤란하다. 그것은 하나님이 행하신 구원의 신비다. 예수를 믿는 사람은 율법이 아니라 하나님의 은총으로 산다. 어둠이 아니라 빛에서 산다. 무엇을 이루어야 한다는 압박감이 아니라 사랑받았다는 기쁨으로 산다. 이를 아는 사람이야말로 자유로운 사람이다. 문제는 그 사랑을 실제로 알면서 경험하고 있느냐에 달려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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