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수 어록(082) 5:22

 

아버지께서 아무도 심판하지 아니하시고 심판을 다 아들에게 맡기셨으니

 

아버지께서 아무도 심판하지 않았다는 말은 사실이 아니다. 예수 이전에도 하나님은 심판할 자를 심판하고 구원할 자를 구원하셨다. 역사는 하나님의 손에서 벗어난 적이 없었다. 심판을 아들에게 맡겼다는 말은 하나님의 심판이 예수에게서 완성되었다는 뜻이다. 제자들은 이런 의미에서 예수를 하나님의 아들이라고 선포할 수 있었다. 이 구절에서도 하나님과 예수와의 관계가 아버지와 아들처럼 하나를 이룬다는 사실이 강조되었다. ‘심판이 키워드로 사용되었다.

심판이라는 용어는 오해의 소지가 크다. 성경에는 하나님의 심판이 끔찍한 사건으로 묘사되곤 한다. 노아 시대에 큰 깊음의 샘들이 터지며하늘의 창문들이 열려 사십주야를 비가 땅에 쏟아져서...’(7:11,12) 노아 방주에 탄 생명체와 물고기 외의 모든 생명체가 멸종했다고 한다. 하나님은 소돔과 고모라에 유황과 불을 비같이 내렸다(19:24). 묵시사상에 영향을 받은 문헌에는 여지없이 끔찍한 심판에 대한 이야기가 나온다. 기독교인들 중에서 지옥 표상을 그런 방식으로 생각하는 이들도 적지 않을 것이다. 지옥에 대한 두려움으로 교회에 나오기도 한다. 현대인들은 기독교인들의 그런 사고방식을 정신이 미약한 증거로 본다. 틀린 말은 아니다. 기독교인들이 그렇게 생각하게 된 이유는 심판 개념을 잘못 배웠기 때문이다.

성경이 말하는 심판은 생명 상실을 가리킨다. 생명 상실은 생명의 근원이신 하나님으로부터 멀어짐으로써 발생한다. 하나님 없는 삶이 가장 끔찍한 실존이다. 고대인들은 그런 끔찍한 실존을 신화적인 방식으로 표현했다. 그걸 오늘날 사실적인 것으로 받아들이면 곤란하다. 오늘 우리는 천박한 자본주의 체제 아래서 하나님 없는 끔찍한 삶을 생생하게 목도한다. 인간이 물질의 도구가 되어버렸다. 구조적으로 사람은 헤어 나올 길이 없다. 그게 구더기 구덩이이고 유황불 구덩이 아니고 무엇인가. 이런 점에서 예수의 재림에 의해서 실행될 최후의 심판은 언젠가 일어날 먼 미래의 사건이 아니라 오늘 우리의 일상에 깊이 들어온 현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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