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월5일- 예수님의 터치

조회 수 3447 추천 수 40 2006.07.05 23:26:39
2006년 7월5일 예수님의 터치

예수께서 불쌍히 여기사 손을 내밀어 그에게 대시며 이르시되 내가 원하노니 깨끗함을 받으라 하시니 (막 1:41)

예수님은 나병환자에게 손을 내밀어 대셨다고 합니다. 손을 잡은 아닌 것 같습니다. 그렇다면 어깨에 손을 올리셨을지도, 아니면 등을 두드렸을지도 모릅니다. 어쨌든지 예수님에게 그에게 손을 대셨다는 건 예수님이 그와 한 마음이 되었다는 징표이겠지요.
열병 걸린 베드로의 장모를 고치실 때는 손을 잡았습니다. 어떤 때는 진흙을 이겨 시간 장애인의 눈에 바른 적도 있습니다. 그러나 예수님의 치유는 거의 말씀만으로 일어납니다. 손을 대시는 경우에도 말씀은 반드시 따릅니다. 직접 손을 대며 말씀하시는 것과 그저 말씀만 하시는 경우가 어떻게 구분되는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아마 특별한 의미가 있다기보다는 그것을 옆에서 경험한 사람의 기억에 따라서 다르게 표현되지 않았을까 생각됩니다.
치유 사건과는 별개로 사람들이 서로 몸을 접촉한다는 것 자체는 서로의 동질성을 확인한다는 점에서 매우 중요한 요소입니다. 가까운 관계일수록 몸의 접촉이 강하게 일어나겠지요. 어린아이들은 어렸을 때 스킨십을 많이 받아야만 정서적으로 안정감을 얻는다고 합니다. 저의 어머니가 뇌암으로 앓다가 일찍 돌아가신 탓인지 저는 어렸을 때 그런 스킨십을 별로 받지 못한 것 같습니다. 그래서 젊었을 때 불안했나 봅니다. 이제 제 나이는 불안, 외로움 같은 것이 별로 절실하게 다가오지 않을 때가 되어버렸네요. 이런 게 나이 먹는 즐거움이라고 할 수 있을는지요.
몸의 접촉이 늘 좋은 것만은 아닐 겁니다. 성폭력은 사람의 기분을 불쾌하게 만들겠지요. 요즘 월드컵 축구대회를 보니까 서로 심하게 태클이 들어가더군요. 그런 접촉은 상대방을 화나게 만듭니다. 동질성을 회복하는 터치만 우리를 생명의 본질로 이끌어줄 겁니다.
이런 터치는 사람과 사람 사이만이 아니라 조금 더 넓은 영역으로 확대되어야 합니다. 제가 어렸을 때 자연과의 접촉이 매우 많았습니다. 지금도 기억이 생생합니다. 이렇게 장마가 들 때면 우리는 친구들과 어울려 고기 잡으러 냇가로 나갔습니다. 고기 잡는 방법은 작은 그물이나 망태기를 사용하는 것과 완전히 손으로만 하는 것이 있습니다. 기분은 물론 손으로 하는 것이 훨씬 좋지요. 장마가 지면 강가에 있던 물고기들이 냇가를 따라 거슬러 올라옵니다. 그놈들이 숨어 있을만한 곳을 두 손으로 더듬거리다가 손에 걸리는 놈을 낚아채야 합니다. 순간적인 동작이 빨라야 합니다. 저는 비교적 운동신경이 빠른 편이어서 손으로 많이 잡았습니다. 물고기가 손바닥을 스치고 지나가는 그 촉감은 경험해보지 않은 사람들은 잘 모르겠지요.
아직 어릴 때 이야기가 남아있습니다. 우리는 춥지만 않으면 산이나 들판으로 자주 놀러 다녔습니다. 그중의 하나가 나무 오르기입니다. 적당한 굵기의 나무 꼭대기까지 올라가서 나무를 옆으로 눕히면서 낙하산을 타듯이 내려오는 놀이가 그것입니다. 간혹 나무가 부러져 다치기도 했지만 우리는 그 공중낙하의 기분을 놓칠 수 없어서 기회가 닿는 대로 자주 그렇게 놀았습니다. 그때 손바닥에 닿는 나무의 질감은 우리와 나무를 하나도 만들기에 충분했습니다. 자연과 우리 몸의 일치 말입니다.
예수님은 나병환자의 몸에 손을 댔습니다. 우리의 몸에도 손을 대십니다. 그게 언제일까요? 세례가 곧 예수님의 터치일 수 있습니다. 물이 우리 머리에 뿌려진다는 건 곧 예수님의 터치입니다. 또한 예수님의 몸을 먹는 성만찬도 역시 우리를 향한 예수님의 터치일지 모릅니다. 우리 그리스인들과 교회는 이 세상에 바로 이런 예수님의 터치를 대신 행해야 할 존재들은 아닐는지요.

주님, 우리는 당신과 하나가 되었습니다. 그리고 세상과 하나가 되었습니다. 아멘.

[레벨:8]김인범

2006.07.06 00:02:36

그렇게 주님의 터치를 느끼고 세상에 터치하는 존재로 부르심을 입었군요.
자연과의 터치가 목사님의 어릴 때 기억들로 선명하게 다가옵니다.
저도 어릴 때 시골에 살아서 간혹 손으로 물고기를 잡던 기억이 있습니다.
그런데 나무에 올라가 꼭대기에서 낙하산을 타듯 내려오는 놀이는 못해 봤습니다.
듣고 보니 참 대단히 재미있을 것 같은 놀이였군요.
나무에 올라가 보고 거기서 떨어져 많이 아파했던 기억도 있었습니다만
손바닥에 닿는 나무의 질감으로 나무와 하나되었다는 느낌들이
따지고 보면 오늘 우리들의 신앙생활에 큰 도움이 될 수있는 거군요.

제가 이 말씀으로 설교했을 때는
해석을 주님의 비하와 동일시로 했던 것 같았습니다.

[레벨:18]은나라

2016.11.18 13:33:27

"터치" 목사님의 어린시절 물고기 터치와 나뭇가지의 터치가 지금은..

설겆이 할때의 물터치, 그릇터치로 바뀐거 같습니다.

전 터치하는걸 별루 안좋아 하긴 하지만, 예수님의 터치는 좋아합니다.

그분의 터치가 없었다면, 구원이라는 단어도 내 인생에 없었을 테니까요.

또한 목사님의 글,설교의 터치도 좋습니다. 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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