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월7일- 나병 치유

조회 수 3283 추천 수 14 2006.07.07 23:35:15
2006년 7월7일 나병 치유

곧 나병이 그 사람에게서 떠나가고 깨끗하여진지라. (막 1:42)

“깨끗함을 받으라.”는 예수님의 말씀이 떨어지자 나병이 그 사람에게서 떠나가고 깨끗해졌습니다. 마가복음 기자의 표현이 재미있습니다. 나병이 나았다고 하든지, 그냥 깨끗해졌다고 하면 충분할 텐데도 굳이 나병이 “떠나가고 깨끗해졌다.”고, 이중적으로 진술했습니다. 그 사실을 강조한다는 뜻인가요? 아니면 나병이 떠났다는 사실과 몸이 깨끗해졌다는 사실 사이에 무언가 미묘한 차이가 있다는 것일까요?
고대인들은 인간의 병과 장애를 모두 악한 영의 조화로 생각했다는 게 이에 대한 대답입니다. 그들은 악한 영을 실체로 생각했습니다. 악한 영이 우리 몸에 들어오면 몸을 망가뜨리고, 마음에 들어오면 마음을 망가뜨립니다. 그러나 이제 예수님에 의해서 악한 영은 쫓겨났습니다. 나병이 그 사람에게서 떠나갔습니다.
우리는 이런 성서 본문을 단순히 문자의 차원에서 사실로 받아들일 필요는 없습니다. 그들의 실체론적 형이상학을 오늘 우리가 그대로 따라갈 필요는 없습니다. 그렇다고 해서 그것을 완전히 극복할 수 있는 완전하고 절대적인 형이상학이 우리에게 주어진 것은 아닙니다. 우리는 여전히 “있음”에 대해서 잘 모르고 있습니다. 작은 영역에서는 나락 한 알의 비밀도 모르고, 넓은 영역에서는 우주의 존재 비밀을 모릅니다. 오늘 우리가 살아가고 있는 이 지구의 생명 현상이 궁극적으로 어떤 힘에 의해서 지배받는지도 잘 모릅니다. 과학 정보가 우리에게 늘어나고 있지만, 놀랍게도 그런 정보가 늘어나면 늘어날수록 우리가 궁극의 진리인식으로부터 더 멀리 있다는 게 확인될 뿐입니다.
물론 일반적으로 사람들은 그런 정보에 의존해서 많은 걸 알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과학, 인문학, 신학의 영역에서 사람들은 무언가를 독단적으로 주장합니다. 어쩌면 그리스도교, 특히 프로테스탄트 신자들이 가장 독단적일지 모릅니다. 우리는 아주 쉽게 진리를 재단합니다. 예컨대 십일조 헌금을 드리지 않는 사람들은 하나님의 것을 도적질 하는 것이라든지, 하나님의 도우시는 손길이 떠나갈 것이라든지, 바르게 십일조 헌금을 드리면 큰 축복이 임한다는 식의 발언을 언죽번죽 잘도 쏟아냅니다. 이런 문제를 이렇게 단정적으로 말하는 사람은 역사도 모르고, 성서도 모르고, 그리스도교 신앙도 모르는 사람입니다. 실제로는 아무 것도 모르면서도 강한 톤으로 외치기만 하면 사실처럼 받아들여지는 우리의 풍토가 결국 그리스도교의 미래를 갉아먹고 말 것입니다.
약간 옆으로 나가는 말이지만 1995년-2005년 사이에 우리 프로테스탄트는 마이너스 성장을 기록했지만, 로마 가톨릭은 70 % 이상 비약적인 성장을 이루었습니다. 우리는 온갖 이벤트를 통해서 열광적으로 전도했지만 제자리걸음인 반면에 로마 가톨릭은 별로 시끄러운 전도정책을 펼치지 않았는데도 불구하고 크게 발전했습니다. 종교의 본질인 신비를 꾸준하게 전한 로마 가톨릭의 저력이 여기에 나타나는 것 같습니다.
나병이 이 사람에게서 떠나갔다는 진술을 우리가 정확하게 이해할 수 있는 날이 올 겁니다. 아직까지는 이 세상이 우리에게 자신을 완전히 열고 있지 않지만 그런 날이 올 것으로 희망합니다. 이것은 단지 희망만이 아니라 예수 그리스도를 향한 믿음 안에서 현실입니다. 자기 자신을 학대하고 황폐화하는 그런 영적인 나병이 우리에게서 이미 떠나갔으며, 떠나갈 겁니다. 이는 곧 예수님을 통해서 우리가 이미 영적으로 구원받았다는 뜻입니다. 그러나 실제적인 구원, 실제적인 육체적 나병의 치유는 아직 실현되지 않았습니다. 그러나 종말론적으로 그것이 치유되었다는 사실을 알고 믿는 사람에게는 그것마저 이미 지금 치유된 것과 다를 게 없습니다. 예수님은 근본적인 치유자이십니다.

주님, 우리의 몸과 마음에서 나병이 떠나기를 바랍니다.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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