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수님의 시험 (4), 4월28일

조회 수 4267 추천 수 36 2006.04.28 23:04:48
2006년 4월28일 예수님의 시험 (4)

광야에서 사십 일을 계시면서 사탄에게 시험을 받으시며 들짐승과 함께 계시니 천사들이 수종들더라. (막 1:13)

예수님이 사탄에게 받은 두 번째 시험은 다음과 같은 요구였습니다. “마귀가 예수를 거룩한 성으로 데려다가 성전 꼭대기에 세우고 이르되 네가 만일 하나님의 아들이어든 뛰어내리라. 기록되었으되 그가 너를 위하여 그의 사자들을 명하시리니 그들이 손으로 너를 받들어 발이 돌에 부딪치지 않게 하리로다.”(마 4:5,6) 만약 예수님이 성전 꼭대기에서 뛰어내렸다면 어떻게 되었을까요? 예수님은 공중부양 기술을 익히신 분이 아니기 때문에 높은 곳에서 떨어지면 우리와 마찬가지로 크게 다치거나 목숨을 잃을 겁니다. 누구나 모두 알고 있는 것을 굳이 질문으로 삼아 사탄이 이렇게 예수님을 시험하는 이유는 무엇인가요?
이 질문은 인간에게 있는 관심이 무엇인지를 가리킵니다. 그 관심은 특별대우를 받고 싶다는 인간의 본성을 말합니다. 높은 곳에서 떨어지면 모두가 크게 다치거나 죽지만 자기만은 그렇지 않기는 바라는 그런 기대가 때로는 표면적으로 나타나기도 하고, 때로는 잠재의식에 숨어 있기도 합니다. 예컨대 복권당첨의 확률은 거의 제로에 가깝지만 자기에게만은 행운이 따라올지 모른다는 생각에 사로잡혀서 많은 사람들이 복권을 삽니다. 어쩌면 이런 사행심이 오늘 현대인들의 삶을 지탱시켜주고 있는지 모르겠습니다.
특히 우리 그리스도인들에게는 하나님이 자기만은 특별하게 보호해주신다는 그런 생각이 너무 강한 것 같습니다. 물론 이런 생각 자체가 무조건 잘못된 것은 아니겠지요. 그러나 다른 사람은 모두 어려움을 당하는 중에서도 자기에게만은 그런 일이 절대 일어나지 않아야 한다는 생각이 지나치게 강하다면, 이건 분명히 병적인 증세입니다. 그리스도인들은 하나님을 향해서 요구가 많습니다. 심지어는 고3의 수능을 위해서 철야기도회나 특별새벽기도회를 열기도 합니다. 새 하늘과 새 땅을 기다리는 종말론적 공동체인 교회가 무슨 기도드릴 제목이 없어서 이런 일들로 기도를 드린다는 건지요. 만약 진실한 그리스도인이라고 한다면 어려운 이웃의 자녀들이 좋은 점수를 받도록 기도해야 합니다. 이 세상에서의 좋은 자리는 세상 사람들에게 양보하는 게 그리스도교적인 삶의 자세가 아닐까요?
예수님은 사탄에게 이렇게 대답하셨습니다. “주 너의 하나님을 시험하지 말라.”(마 4:7) 그렇습니다. 자기만 특별대우 받겠다는 생각은 하나님을 시험하는 행동입니다. 그리스도인들만 축복받아야겠다는 생각은 하나님에게 영광을 돌리는 게 아니라 영광을 가리는 일입니다. 하나님을 곤란하게 만들지 않는 게 좋겠습니다. 모든 사람에게 똑같이 햇빛을 주시고, 똑같이 비를 주시는 하나님을 향해서 자기에게만 햇빛과 비를 달라고 요구하지 맙시다. 그리스도인의 사업체만 특별하게 잘 되게 해달라는 그런 요구를 하지 맙시다. 그건 불가능한 일일 뿐만 아니라 하나님을 시험하는 일입니다.
그렇다면 도대체 예수를 믿는 이유가 무엇인가, 하고 질문할 분들이 있을 겁니다. 믿음은 믿음 자체로 이미 충분한 사건입니다. ‘믿음’은 그것 자체가 이미 우주론적 구원 사건이기 때문에 더 이상의 것을 필요로 하지 않습니다. 생각해보십시오. 예수님에게 일어난 부활의 생명이 우리에게 약속되었다는 사실 이외에 우리에게 더 필요한 게 무엇인가요? 아무 것도 없습니다. 이 세상에서 얻는 모든 것은 부스러기에 불과합니다. 이런 부스러기에 매달려서 신앙의 근본을 잃어버리거나 그것을 상대화하는 것은 곧 하나님을 시험하는 행위에 불과합니다.

주님, 당신의 사랑을 시험하지 않고, 무슨 일 앞에서나 당당하게 살아가기 원합니다. 아멘.

[레벨:0]riveroad

2006.04.29 09:36:41

특별대우 말씀을 들으니, 대승불교쪽의 불교인이 감격해하는 "모든 중생이 깨달음 얻어(진리이신 예수님을 만나) 성불할 때까지(구원받을 때까지) 절대로 자기는 정토로 가지 않겠다(천국으로 가지 않겠다)"는 선언이 생각납니다.

하나님의 인간구원에 대한 아전인수식 해석을 피할 수 있다면, 하나님의 생명역사가 기독교인에게만 국한된다는, 은혜주시기를 믿음으로 구하는 기독교인의 기도에만 응답해주신다는, 특별대우에 대한 고집은 좀 버렸으면 합니다. 그런데, 특별대우에 대한 고집을 버리면, 믿음이 약하고 신앙심이 문제가 있다는 오해를 받게 된답니다.

[레벨:0]김효준

2006.04.29 22:40:33

일천번제 헌금, 첫열매 헌금....등등...물질 속에 살아 가고 있는 힘든 이들에게 또한번의 사행심을 조장하고, 신앙을 피폐케하는 일들이 언제쯤 사라질란고......하고 생각했습니다.

[레벨:18]은나라

2016.07.11 21:33:33

아멘..

[레벨:18]은나라

2016.11.05 11:40:07

그럼 목사님, 창세전부터 택함받았다는 성경말씀은 어떻게 받아들여야 하나요?

택함받았다는건 택함받지 못한자도 있다는 건데요..(엡1: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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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벨:100]정용섭

2016.11.05 20:26:47

택함받았다는 사실을 아는 사람은 택함 받은 것이고,

그걸 모르는 사람은 택함 받지 못한 것입니다.

[레벨:18]은나라

2016.11.05 23:45:00

그럼 택함에 구원을 바꿔 넣어도 되나요?

구원받았다는 사실을 아는 사람은 구원받은 것이고, 그걸 모르는 사람은 구원받지 못한것이다...라구요.

profile

[레벨:100]정용섭

2016.11.06 21:21:23

예, 그렇습니다.

구원을 경험하는 것이 구원 받은 것이니까요.

그걸 경험하지 못했으면 구원받지 못한 거지요.

사랑을 느키고 경험한 사람만이 사랑의 사람인 것처럼이요.

그 깊이와 넓이를 누가 다 헤아리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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