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월11일 말씀의 뿌리

조회 수 2541 추천 수 33 2007.02.11 08:25:03
2007년 2월11일 말씀의 뿌리

그 속에 뿌리가 없어 잠깐 견디다가 말씀으로 인하여 환난이나 박해가 일어나는 때에는 곧 넘어지는 자요. (막 4:17)

돌밭은 말씀의 뿌리가 없는 사람을 가리킨다고 합니다. 모든 식물의 생명은 뿌리에서 나오는데 그게 없다고 생각해보십시오. 물론 줄기, 잎, 꽃 등, 모든 요소들이 전체적으로 식물의 생명을 구성하고 있지만 가장 중요한 건 뿌리입니다. 그렇다면 말씀의 뿌리, 즉 말씀을 지탱시켜주는 토대는 무엇일까요?
표면적으로만 본다면 열심 있는 기도, 묵상, 예배 등, 일반적인 신앙생활을 말씀의 뿌리라고 볼 수 있겠지만, 사실 말씀의 뿌리가 따로 있는 건 아니겠지요. 식물에서도 줄기와 뿌리의 구분은 표면적인 것이고 전체로서는 하나입니다. 이런 점에서 말씀의 존재론적 깊이를 말씀의 뿌리고 할 수는 있겠지요.
그렇습니다. 말씀은 깊이가 있습니다. 말씀은 말씀 안에 뿌리를 담고 있습니다. 말씀은 하나님의 구원 섭리와 통치가 존재론적으로 자리하고 있습니다. 말씀의 이런 성격을 우리가 포착하지 못하면 돌밭이 되는 거겠지요. 잠시 씨가 떨어진 기쁨에 빠지기는 하지만 얼마가지 못해 그것을 망각하는 돌밭 말입니다.
“씨 뿌리는 자의 비유”를 전체적으로 다시 기억하십시오. 여기서 말씀은 예수님을 가리킵니다. 말씀의 뿌리가 없다는 말은 곧 예수님을 깊이 있게 이해하지 못한다는 뜻이겠지요. 예수님을 알고 난 뒤 잠시 기쁜 것 같지만 그것만으로는 오래 가지 못합니다. 예수 사건의 깊이로 들어가야만 합니다. 예수 사건에 대한 공부는 곧 신학을 의미합니다. 제가 볼 때 신학 없이는 결코 말씀의 뿌리가 깊어질 수 없습니다.
오늘 한국교회에 신학무용론이 깊이 자리하고 있다는 건 이런 점에서 큰 불행입니다. 이건 곧 바둑의 정석을 포기하고 동네바둑으로 만족하겠다는 것과 비슷합니다. 영에 대한 논리적 해명인 신학(神學)을 어떻게 다시 살려낼 수 있을는지요.

[레벨:0]求道者

2007.02.11 21:38:20

저는,
오늘날 한국교회의 평신도들에게
신학공부를 시켜야 한다고 주장하는 사람 중의 하나입니다.
신학공부라는 게 꼭 신학교에서만 하는 건 아니지 않습니까?
무조건 성경만 통독한다고 자랑한다던가,
요절 좔좔 외워서 적재적소에 꿰어 부칠게 아니라,
기본적인 ‘신학입문과정’이라도 거쳤으면...하는게
저의 개인적 희망사항입니다.

일반 신자들의 경우, 동네바둑만으로 만족하겠다는데
‘감 놔라 배 놔라’하기가 좀 그렇지만,

문제는~
엎드려 회개하고
눈물 뿌려 기도하는 삶을 살면
그것이 ‘영적인 삶’인 양 착각하게 가르치는 목회자들이
많다는 사실에 있습니다.

그러기에
이곳 다비아를 “재야 신학교”라 해도 무방하겠지요?
학비도 없고, 시험도 과제물도 없는...
무엇보다 중요한 건
누구에게나 문호가 개방되어 있고,
자신의 수준에 맞춰 여유롭게 공부할 수 있다는 거겠지요.

정 목사님!
평소의 제 생각이 틀리지 않았음을 확인 받게 되니 기쁘군요.
그래서 좀 두서가 없습니다.
양해를 구하며...
감사합니다.

[레벨:1]박상열

2007.02.11 18:12:20

구도자님
좋은 말씀 주셔서 감사합니다.
저도 많은 부분 동의하구요.
속히, 많은 교회에서 말씀(신학)을 깊게 배우는
날이 왔으면 좋겠습니다.
바로 교회 현장에서,,, 신앙과 신학이 일치되는 날이요...^-^

구도자

2007.02.12 02:10:24

저랑 아이디가 같은 분을 뵈니 반갑습니다.
더군다나 저보다 훨씬 수준이 높은 분 같아서
남들이 저로 오해해도 무방하니 더욱 좋구요.^^

이왕에 댓글을 썼으니 저도 이참에 한마디 거들자면,
평신도에게 신학 공부를 시켜야 한다는 것도 좋지만
정 목사님 평소 말씀 처럼 목회자들이라도
신학을 단지 목회를 위한 도구화로만 보지 않아도 좋을 것 같습니다.

profile

[레벨:100]정용섭

2007.02.12 07:27:57

아니 이런 일이.
한자 구도자와 한글 구도자가 다른 사람?
글쓰기 취향도 비슷해보이는데요.
앞으로 대글에서 혼란이 오겠네요.
나는 컴 조작이 서툴러서
매번 한자 바꿔 쓰기 하기도 힘들고...
한자 아이디가 다른 걸로 바꾸시는 게 좋겠네요.
지 목사님 바전으로, 아니면(싫으면) 말구!
한글 구도자 님,
오늘 한국사회에서 인문학이 위기에 빠졌듯이
오늘 한국교회에서 신학이 위기에 빠졌습니다.
모든 기독교 영성과 실천 프로그램이
신학적 토양에서 나와야 하는데,
그게 안 되는 이유가 무엇일까요?
내가 뭐 신학만능주의를 펼치는 사람은 아니지만,
그리고 기독교 신앙이 신학에서 시작된 게 아니라
하나님 경험에서 시작되었다는 사실도 알고 있지만
2천년의 역사를 전제한다면
신학없이는 신앙에 대한 해명이 불가능하다는 것만은 분명합니다.
인문학이 밥 먹여주는 건 아니지만
삶과 인간 행위의 근본을 성찰하게 해주듯이 말입니다.
좋은 하루.

구도자

2007.02.12 09:27:26

저도 목사님 말씀에 동의합니다.

일반 평신도들이 정 목사님 같은 분을 만나
신학적 소양과 훈련을 받으면 좋겠지만
현실적으로는 그게 어렵다는 것입니다.

그리고 목사님도 자주 언급하듯이
전부는 아니지만 목회자들 중 많은 분들이
신학의 기본과 깊이가 없다는 것이 큰 문제 아니겠습니까?

결국 이 부분도 변증법적인 관계이겠지만
목회자들의 깊은 신학의 공부와 훈련이 성도들을 보다 성숙하게 이끌어 줄 것이고
평신도들의 신학에 대한 이해가 깊어지면 질수록 목회자들도
2천년 역사를 통해 이루어져 온 신학에 더욱 더 천착할 수 있을 것입니다.

그리스도인이라면 싫든 좋든 우리 모두는 이미 신학자입니다.
다만 어떤 신학에 영향을 받는가 하는 것이 달라지겠지요.
그런 의미에서 우리 모두는 신학에 더욱 더 깊이 다가서려는 노력이 있어야 하겠지요.
바로 그런 노력의 선두에는 바로 목회자들이 앞장서야 할 것입니다.
목회자들이 단지 신학을 목사가 되기 위한 도구로만 보지 않고
영성과 신앙의 삶에 직결된 근본적인 것이라는 사실만이라도
제대로 인식한다면 많은 부분 나아 질 것 이라는 것을 말씀드린 것입니다.

목사님께서 말씀하셨듯이
예수 그리스도에 대한 깊은 경험과
특히 성경 말씀에 대한 깊은 뿌리를 내리는 일에는
신학적 훈련 없이는 참으로 어려운 것 같습니다.
날마다 그런 한계에 부딛히는 제 자신이 너무 답답하여
오늘도 다비아에 들어와 배우고 생각하고
시간이 좀 걸리기는 하지만 제 것으로 정리해 봅니다.

[레벨:0]求道者

2007.02.12 11:23:06

한글 구도자님! 반갑습니다.
정 목사님께는 잠시나마 혼란을 드려서 죄송하구요.

그리고, 쪽지로 문의해오신 분들께...
한글과 한자만 구별하시면 되지 않을까요?
저도 나름대로 몇시간 동안 묵상 끝에
종합적인 사유를 거쳐서(정목사님 버전~^^)정했습니다.
또한,
저의 실존의 현주소가 그렇기에
쉽게 바꾸지는 못할 것 같습니다.

각설하고,
한글 구도자님!
'수준~'뭐 그러셨는데...절대 아닙니다.
그냥 신앙생활 좀 오래 하다보니
이런 저런 꼴불견들을 많이 목도하게 되고,
가슴속 끓어 오르는 의분을 참지 못해서 참견 좀 했었지요.
(동네 바둑판에서 말입니다.)
그보다도,
님께서 보다 더 근본적인 문제점들을 지적해 주신 덕에
저 오늘 많이 배웠습니다.

자주 뵐 수 있기를 희망하며...
남은 하루 꽉차게 보내십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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