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월30일- 세관에 앉은 사람 (4)

조회 수 2475 추천 수 35 2006.08.30 23:32:43
2006년 8월30일 세관에 앉은 사람 (4)

또 지나가시다가 알패오의 아들 레위가 세관에 앉아 있는 것을 보시고 그에게 이르시되 나를 따르라 하시니 일어나 따르니라. (막 2:14)

마침내 나는 어제 밤에 예수라는 사람을 가까이서 만나볼 수 있었습니다. 나를 찾아왔던 친구가 헤어지면서 알려준 그 집에서 말입니다. 그 집은 예전에 한번 가보았던 곳입니다. 시몬이라는 어부의 집이죠. 나는 어렸을 때 내 친구와 함께 시몬의 집에 놀라간 적이 있었습니다. 친구와 시몬이 사촌 간이었거든요. 시몬과는 그 뒤로 자주 만나지는 못했지만 친구를 통해서 가끔 소식을 전해 듣곤 했습니다. 예수라는 사람이 시몬의 집에 머문다니 뜻밖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내 기억에는 시몬이 별로 종교적인 사람이 아니었거든요. 예루살렘 순례에도 시몬은 참가하지 않았습니다. 그런데 예수가 그의 집에 머물다니요.  
저녁밥을 대충 먹고 아내와 함께 오리정도 되는 시몬의 집으로 갔습니다. 아내는 나보고 하루 종일 세관에서 일하느라 피곤할 텐데 뭐하러 가냐고 물었습니다. 그렇게 말하면서도 별로 싫지 않은 내색은 아니었습니다. 아내는 예수에 대한 흥미가 많았던 거든요. 먼발치에서 예수를 몇 번 본 것 같습니다. 어떻든데, 하는 내 물음에 아내는 잘 모르겠어요, 괜찮은 사람 같더군요, 하고 더 이상 말은 없었다. 길을 가는 중간에 나는 그냥 돌아갈까 하는 생각을 몇 번이나 했습니다. 평소에 저는 가까운 친구가 아니면 사람들이 모인 곳에 가지 않는 편입니다. 모든 사람들이 그런 건 아니지만 나 같은 세리를 정말 싫어하는 사람들이 있어서 말입니다. 그런 눈치를 받으면서까지 굳이 사람들과 어울릴 필요는 없잖아요. 그래도 이렇게 나선 마당에 돌아가는 것도 우습고, 예수를 직접 만나보지 않으면 잠도 안 오고, 일도 손에 잡히지 않을 것 같아서 결국 시몬의 집에 들어갔습니다.
시몬의 집에는 이삼십 명 정도의 사람들이 모여 있었습니다. 그들은 안방과 마당에서 조용하게 예수의 말을 듣고 있더군요. 몇 개 걸려있는 초롱불이 어두워서 자세하게 알아 볼 수는 없었지만 친구와 시몬, 그리고 몇몇 아는 사람들의 모습이 눈에 들어왔습니다. 우리는 눈빛으로만 인사를 나누었지요. 따뜻한 눈길이었습니다. 혹시 못마땅하게 생각하는 사람이 있으면 어쩌나 했던 내 걱정이 부질없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나는 아내와 함께 안방 문에서 그리 멀지 않은 마당의 한 구석에 자리를 잡고 앉았습니다.
자리에 앉으면서 옆 사람들을 흘낏 쳐다보았습니다. 무언가에 마음을 빼앗긴 듯한 모습이었습니다. 긴장하고 있었지만 굳어있지는 않았습니다. 그들의 영혼에 큰 물결이 출렁인다고 말해야 할 것 같군요. 신비로운 평화와 기쁨이 그들의 얼굴에, 그 집 전체에 가득했습니다. 만약 하나님의 영이 함께 한다면 바로 이런 분위기일 겉 같더군요. 내가 낮에 세관에 앉아서 보던 이들과 똑같은 사람들인데, 이 자리에서는 전혀 다르게 보인다는 게 참으로 이상했습니다. 이런 신비로운 힘이 도대체 어디서 오는 걸까, 이상하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바로 그 순간에 예수의 목소리가 들려오더군요.
여러분, 하나님의 나라가 가까이 임했습니다. 우리 조상들을 이끌어내시고 지켜주신 하나님의 통치가 이미 여러분과 함께 하십니다. 하나님의 나라는 보이지 않기 때문에 믿지 못하겠다는 사람들도 있습니다. 보이지 않는다고 해서 없는 건 아닙니다. 이 세상을 창조한 영은 보이지 않지만 가장 확실한 생명의 능력인 것처럼 하나님은 지금 눈에 보이지 않지만 우리와 함께 하십니다. 우리는 하나님에게 마음을 열어야 합니다. 우리 삶의 토대를 하나님에게로 돌이켜야합니다. 이미 우리에게 가까이 오신 하나님의 나라를 믿어야 합니다. 저는 그 나라를 보았습니다.
아, 하나님의 나라가 가까이 왔다니요. 예수가 그 나라를 보았다니요. 내 영혼이 참된 안식을 얻을 수 있는, 바로 그 하나님의 나라가 우리에게 왔다니, 놀라웠습니다. 내 눈에는 보이지 않는 그 나라가 이미 왔다니요, 그게 정말일까요? 예수의 말을 액면 그대로 믿어도 되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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