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수의 세례, 4월14일

조회 수 5087 추천 수 87 2006.04.15 23:56:09
2006년 4월14일 예수의 세례

그 때에 예수께서 갈릴리 나사렛으로부터 와서 요단강에서 요한에게 세례를 받으시고 (1:9)

공관복음은 예수님의 세례에 관한 이야기를 약간씩 다른 뉘앙스로 전합니다. 마가복음은 예수님이 요한에게 세례 받았다는 사실을 단순하게, 직설적으로 보도합니다. 아마 당시의 그리스도인들은 이 사실을 조금 이상하게 생각했을지 모릅니다. 메시아이신 예수 그리스도가 세례 요한에게 세례를 받는다는 게 말입니다. 그래서 그런지 마태복음은 요한의 입을 통해서 그 상황을 이렇게 풀어냅니다. “내가 당신에게서 세례를 받아야 할 터인데 당신이 내게로 오시나이까?”(마 3:14). 누가복음 기자는 마가복음의 ‘요한’과 마태복음의 해명성 발언을 모두 생략한 채 예수님이 세례 받으셨다는 사실만 보도합니다. 왜 예수님이 세례를 받으셨을까 하는 질문은 오늘 우리에게도 역시 유효합니다. 예수님은 원래 죄가 없으신 분이며, 그래서 인류를 구원하시는 그리스도이신데 왜 죄 사함을 받는 회개의 세례를(막 1:4) 받으셨을까요? 우리는 이 사실에 대한 몇 가지 해석이 가능합니다.
첫째, 예수님은 그 당시 다른 사람들과 마찬가지로 세례 요한에게서 구원의 빛을 보았을지 모릅니다. 복음서는 예수님과 세례 요한의 사실적인 관계에 대해서 관심을 두지 않기 때문에 우리가 복음서를 통해서 그것에 관한 정확한 정보를 얻을 수는 없지만, 상식적인 차원에서만 본다면 이런 말이 가능합니다. 예수님은 요한의 세례야말로 사람이 새로워지는 능력이라고 생각했다고 말입니다.
둘째, 예수님은 아직 자신의 메시아성에 대한 확신이 없었을지 모릅니다. 예수님이 메시아라는 확신이 있었는데도 요한에게서 세례를 받는다는 것은 약간 이상하니까 말입니다. 예수님이 언제 자신의 메시아성에 대한 생각이 구체화했을까에 대한 이야기는 아주 어렵습니다. 어릴 때부터 그걸 알았다고 주장할 수는 없습니다. 그리스도교 신앙은 예수님이 하나님과 동일하다고 보기 때문에 예수님의 메시아 인식 운운 하는 것은 불경해보이긴 하지만 우리가 그리스도교 신앙의 리얼리티를 훼손하지 않으면 이런 질문을 계속해야 합니다.
셋째, 예수님은 자신을 보통 사람의 차원으로 낮추신다는 뜻으로 세례를 받으셨을지 모릅니다. 그의 낮추심은 하늘로부터 땅으로 내려온 것일 뿐만 아니라 보통 사람의 삶을 그대로 유지했다는 사실에서도 일관됩니다. 예수님은 어느 한 순간에도 특권의식에 빠진 적이 없습니다. 그것이 유달리 심해서 경건한 사람들의 눈에는 예수님의 행동이 몰상식하게 보일 정도였습니다. 죄인들과 어울리고 포도를 즐기는 사람이라는 핀잔도 들으신 분이니까 다른 사람과 똑같이 세례를 받았다는 건 하나도 이상한 게 아닙니다.
우리가 위에서 정리한 예수님의 세례 사건이 말하려는 핵심은 예수님이 역사적 인물이라는 사실입니다. 그는 우리와 똑같이 살과 피를 갖고, 두 발을 땅에 딛고 살아야 하는, 그래서 회개의 세례를 받아야 할 역사적 실존 인물입니다. 그리스도교는 어느 한 순간에도 예수님의 이런 인간성을 의심한 적이 없을 뿐만 아니라, 더 나아가 그것을 부정하려는 가현설을 이단으로 척결할 정도의 결연한 태도를 보였습니다.
오늘도 우리는 그리스도교의 역사를 소중하게 여겨야 합니다. 우리는 초기 그리스도인들의 신앙, 교부들의 신앙, 지난 2천년의 세월 동안 활동했던 신앙의 선배들에게 구체적으로 빚을 진 사람들입니다. 그들의 신앙 유산 없이 오늘의 신앙은 불가능합니다. 오늘 그리스도 교회가 그리스도교의 역사라 할 수 있는 신학과 그리스도교 영성을 무시하고 현재의 신앙경험만을 중요하게 여기는 건 지독한 난센스입니다.

하나님, 세례의 주체이신데도 불구하고 요단강에서 세례를 받으신 예수님이 바로 영원한 생명의 근원이심을 깨닫기 원합니다.  

[레벨:18]은나라

2016.11.04 23:34:13

"예수=생명" 이라는 공식같은 교리,기독교 상식..이런거 말고,

예수가 왜 생명의 근원이 되시는지?

초기 기독교인들과 교부들과 역사속 신앙의 선배들은 왜 예수를 생명의 근원으로 경험하고 인식했는지?

알게 되면 좋겠습니다.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날짜 조회 수
1323 6월3일 ‘어록’2(2) [3] 2008-06-03 1446
1322 6월2일 ‘어록’2(1) 2008-06-03 1372
1321 6월1일 ‘어록’1(5) [1] 2008-05-31 1452
1320 5월31일 ‘어록’1(4) [2] 2008-05-30 1519
1319 5월30일 ‘어록’1(3) 2008-05-29 2138
1318 5월29일 ‘어록’1(2) [1] 2008-05-28 2487
1317 5월28일 ‘어록’1(1) [1] 2008-05-27 1903
1316 5월27일 사탄아!(8) 2008-05-26 1387
1315 5월26일 사탄아!(7) [4] 2008-05-25 1624
1314 5월25일 사탄아!(6) 2008-05-24 1331
1313 5월24일 사탄아!(5) 2008-05-23 1363
1312 5월23일 사탄아!(4) 2008-05-22 1571
1311 5월22일 사탄아!(3) [5] 2008-05-21 1992
1310 5월21일 사탄아!(2) 2008-05-20 1600
1309 5월20일 사탄아!(1) [2] 2008-05-19 2391
1308 5월19일 베드로의 항변(2) 2008-05-19 2058
1307 5월18일 베드로의 항변(1) 2008-05-17 1784
1306 5월17일 케리그마(10) [3] 2008-05-16 1640
1305 5월16일 케리그마(9) [2] 2008-05-15 1613
1304 5월15일 케리그마(8) [2] 2008-05-14 1667
TEL : 070-4085-1227, 010-8577-1227, Email: freude103801@hanmail.net
Copyright ⓒ 2008 대구성서아카데미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