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드로전서 강해(53)

조회 수 1157 추천 수 0 2019.11.12 22:44:51

평화

 

평강은 헬라어 에이레네의 번역이다. 2:14절에서는 같은 단어가 평화로 표기되었다. 평강과 평화가 비슷한 말이기는 하지만 헬라어가 같다면 한쪽으로 통일시키는 게 낫다. 번역의 문제가 종종 나온다. 같은 의미의 단어를 한자로 표기하거나 순수 우리말로 표기하기도 한다. 예를 들어 천국과 하늘나라다. 평강이라는 단어는 잘 쓰지 않으니 가능하면 에이레네를 평화로 번역하는 게 좋아 보인다. 헬라어 엘피스도 우리말 어법에 맞도록 희망이라고 번역하는 게 어떨는지. 나는 에이레네를 평화로 쓰겠다. 우리말 어법에 맞는다는 뜻만이 아니라 평화가 본래 에이레네가 가리키는 의미에 더 가깝기 때문이다. 평강은 소극적이고 개인적인 성격이 강하지만 평화는 훨씬 역동적이고 공동체적인 성격이 강하다. 예컨대 그리스도의 평화(팍스 크리스티)는 로마의 평화(팍스 로마나)를 극복한다는 의미까지 포함한다.

평화는 쉽게 주어지지 않는다. 평화가 완전하게 성취된 시대도 없었고 나라도 없었다. 생존이 위태로운 시절에도 평화는 없었고, 생존 조건이 풍요로운 시절에도 평화는 요원했다. 사회나 국가 사이에도 평화가 정착하기 어렵고, 개인의 내면에도 평화가 자리 잡기는 힘들다. 동물들도 늘 평화롭게 살지는 못한다. 적자생존이 진화의 원리이다. 배부르면 싸우지 않는 동물과 달리 인간은 먹고살 만해도 평화롭게 지내지 못한다. 인간 본성에 문제가 있지 않으면 이게 설명이 안 된다. 그걸 기독교는 죄라고 말한다. 내면에 생명이 충만하지 못하기에 그런 결핍으로 인해서 싸운다. 가인이 동생 아벨을 살해한 이유는 시기심 때문이었다고 창 4:5절이 말한다. “가인과 그의 제물은 받지 아니하신지라 가인이 몹시 분하여 안색이 변하니

이사야의 신탁에는 평화의 노래가 많이 불린다. 9:6절은 초기 기독교인들에게 큰 영감을 준 구절이다. “이는 한 아기가 우리에게 났고 한 아들을 우리에게 주신 바 되었는데 그의 어깨에는 정사를 메었고 그의 이름을 기묘자라 모사라 전능하신 하나님이라 영존하시는 아버지라 평강의 왕이라 할 것임이라.” 누가복음 기자는 예수 탄생 전승에서 천군 천사의 노래를 이렇게 전한다. “지극히 높은 곳에서는 하나님께 영광이요 땅에서는 하나님이 기뻐하신 사람들 중에 평화로라.”(2:14). 예수 그리스도는 생명의 근원인 하나님과 우리가 화해할 수 있도록 십자가 죽음을 받아들였고, 하나님은 그를 죽은 자 가운데서 살리셨다. 예수를 통해서 하나님과의 불화로 인해 시작된 죄와 죽음이 힘을 잃었다. 하나님과의 화해가 모든 평화의 근본이기에 우리는 예수를 평화의 왕이라고 믿는다. 그 평화가 우리 모두에게 늘 함께하시기를!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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