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일지 3월3일

조회 수 1079 추천 수 0 2019.03.04 21:36:37

대구샘터교회 주간일지

201933, 예수 변모 주일

 

1) 어린이 설교- 매월 첫 주일은 어린이(중고생 포함)를 대상으로 설교합니다. 늙은 저의 설교가 어린이에게는 어울리지 않을 거라는 건 분명합니다. 어린이들의 정서도 잘 이해하지 못하고, 언어 습관도 그렇습니다. 그걸 보충하기 위해서 제가 노력을 많이 기울입니다. 가능한 제 설교를 듣는 어린이의 입장에서 생각하고 표현하는 겁니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개념이 아니라 이야기로 전달하는 거겠지요. 이번 예수 변모 사건도 최대한 어린이들의 영혼에 이야기로 남을 수 있도록 준비했습니다. 저는 언어의 힘을 믿습니다. 저의 설교가 살아있다면 어린이들이라고 하더라도 거기에 공명할 것이며, 저의 설교가 그들의 영혼 어딘가에 씨앗처럼 심겨졌을 것으로 믿고 기대합니다.

 

2) 빵과 포도주- 성찬식이 거행되는 첫 주일은 예배 시간이 10분 이상 길어집니다. 예배에 참석한 모든 분들이 앞으로 나와서 빵 조각을 받고 포도주 잔을 듭니다. 1분에 대략 열 명이 참여할 수 있습니다. 오늘처럼 어린이 포함 90 명 정도가 참여하려면 9분이 필요하고, 다른 의식을 포함하면 시간이 더 늘어납니다. 설교 시간에도 어린이들에게 말했지만, 빵이라는 사물을 빛으로 경험할 수 있습니다. 실제로 태양 빛이 탄소동화작용을 일으켜야만 밀이 자랍니다. 저는 빵을 손에 들고 이것은 예수님의 몸입니다.”라고 말합니다. 그 순간에 저의 마음에는 이것은 태양입니다.”는 느낌도 들어옵니다. 저는 오늘 태양을 손으로 잡아서 신자들에게 떼어서 주었습니다. 빵에는 우주 전체의 힘이 실제로 들어있는 겁니다. 그 빵과 우리 몸도 실질적이고 유기적으로 연결되어 있습니다. 한 조각의 빵으로 영혼이 풍요로워지는 영적인 깨달음이 성찬의 출발이겠지요. 성찬식이 있을 때마다 이런 글을 쓰는 이유는 이런 경험이 기독교 영성과 실제 삶의 경험에서 가장 중요하기 때문입니다.

 

3) 초기 기독교의 형성- 오후 2:00-4:00시에 에티엔트 트로크메의 <초기 기독교의 형성> 3예루살렘의 처음 교회를 공부했습니다. 제가 책을 읽어가면서 설명하는 강독공부였습니다. 중간에 10분 휴식을 했고, 강독 시간만 100분이었습니다. 정말 타이트하게 공부했습니다. 질문을 받았어야만 했는데, 제가 강독에 심취한 탓인지 시간을 꽉 채우고 끝냈습니다. 제자들과 (예수 동생) 야고보가 예루살렘에 자리를 잡게 된 배경에 대한 설명, 그리고 예루살렘 교회가 다른 지역 교회까지 관리하는 상황과 예루살렘교회에서 독보적이었던 베드로의 리더십이 흔들릴 수밖에 없는 상황까지 공부했습니다. 다음 달에는 그 리더십을 넘겨받은 야고보에 대한 이야기부터 공부하게 될 겁니다. 흥미진진한 이야기가 기대됩니다.

 

4) 사순절- 오늘은 예수 변모 주일이면서 주현절 마지막 주일이었습니다. 다음 주일은 사순절(四旬節, Lent) 첫째 주일입니다. 사순절은 부활절 전 40일 기간을 가리킵니다. 여기서 주일은 빼야 합니다. 그래서 이번 36일 수요일부터 사순절이 시작됩니다. 사순절이 시작되는 날을 재의 수요일이라고 합니다. 이 의식은 초기 교회로부터 시작되었다고 합니다. 예배를 드리러 온 이들의 이마나 머리나 옷에 재를 바릅니다. 예수님의 수난을 상징하는 겁니다. 교회력 색깔은 보라색입니다.

 

5) 방문 신자- 예배에 손님으로 방문하신 분들이 몇 분 계셨습니다. 30대 중반으로 보이는 여자 분이 처음으로 교회에 오셨습니다. 일본에서도 살았고, 얼마 전까지 아산에서 살다가 금년 초에 현풍의 대구테크노폴리스로 이사 왔다고 합니다. 교우들에게 잠시 인사를 했고 점심도 함께 했습니다. 나중에 알고 보니 이*남 집사와 같은 아파트 단지에 삽니다. 재미있군요. 선배인 이 집사가 잘 이끌어 주겠지요. *자 집사의 남편인 차 선생이 작년 성탄절 이후 두 달여 만에 예배에 오셨네요. 식사 대기하는 딸에게 아빠 좀 잘 챙겨라.’하고 제가 말했습니다. 식사 후에 1층 카페에서 경산의 오 집사와 박 집사, 그리고 울산의 석 집사 부부 등과 함께 대화를 나누다가 돌아갔습니다. 저도 그 자리에 잠시 함께 했는데 영화 <그린북> 이야기도 들었습니다.  반가웠습니다. 박*복 집사의 이모와 지인이 오늘도 오셨네요. 금년 초부터 예배에 참석하신 것으로 아는데, 이모는 빠지지 않았고, 지인은 두 주간 빠진 뒤에 오늘 다시 오셨네요. 예배 방식이나 설교도 낯설 텐데 꾸준히 나오시는군요. *식 권사의 지인이자 선배도 오랜 만에 오셨습니다. 주로 신학공부가 열리는 주일에 참석하는 것 같습니다.

 

6) 예배 출석- 예배에 대한 태도가 신자들 마다 가지각색입니다. 주일은 무조건 예배를 드려야 한다는 생각이 분명하면서 그게 거의 몸에 배인 신자들이 있고(이런 분들이 우리 교회에 가장 많지요. 귀한 분들입니다.), 개인적으로 바쁜 일이 없을 때나 예배에 참석하겠다고 생각하는 신자들이 있고(우리교회에 조금 있습니다), 거의 습관적으로 교회에 빠지는 신자들이 있습니다(아주 드물게 있습니다.). 예배를 기뻐하는 신자들이 있고(그래서 어려운 가운데서도 가능한 예배에 빠지지 않으려고 노력합니다), 마지못해하는 신자들이 있고, 기피하는 신자들이 있습니다. 각각의 분량대로 신앙생활을 하는 거라서 담임 목사로서 왈가왈부하기는 어렵습니다. 다만 오해만은 풀어야겠습니다. 우리교회는 주일성수로부터 자유로운 교회라는 생각은 오해입니다. 율법적으로 주일을 성수하겠다는 생각은 피하지만 주일을 지키는 것은 개인의 영혼이 건강해지는 데서도 그렇고 교회 공동체성을 위해서도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예배를 대수롭지 않게 여기는 신앙태도를 제삼자가 뭐라 할 수는 없습니다. 담임 목사도 옆에서 안타깝게 생각할 뿐이지 대놓고 말할 수는 없습니다. 그럴 수밖에 없는 특별한 상황이 개별 신자들에게 없지 않기 때문입니다. 다만 자신이 습관적으로 교회 나오지 않는 것을 부끄럽게 여기기는커녕 당연한 것으로 여기는 태도는 복음의 자유가 아니라 자유의 남용이자 방종입니다. 예컨대 주일예배는 오랫동안 빠지면서 가족과 함께 놀러간 사진을 교회 밴드에 올리는 행위는 예배공동체인 교회를 무시하는 태도입니다. 더한 경우도 있었습니다. 교회 밴드는 온라인이지만 교회의 공적 소통 공간입니다. 교회의 공공성을 훼손하는 자유는 자제되어야합니다. 대구샘터교회는 주일공동예배를 가장 중요한 본질로 삼는다는 사실을 기억하기 바랍니다. 교회의 모든 조직과 실천과 친교는 이 예배와 연결되어야 합니다.

 

7) 성가대- 우리교회에 성가대가 있나요? 아직은 정식으로 지휘자로 임명된 분이 없고, 성가대로 조직되지도 않았습니다. 일반적인 방식은 아니라 하더라도 우리교회 특유의 성가대 활동은 필요합니다. 지금의 모임은 몇 년 전부터 그냥 노래 부르기 모임으로 시작되었습니다. 교회 절기 때마다 좋은 찬송을 부릅니다. 언젠가는 정식으로 발표회도 있었습니다. 매월 첫째 주일과 둘째 주일 예배 후에 모여서 연습합니다. 오늘도 421일 부활절 찬양을 위해서 연습했다고 합니다. 수고 많았습니다.

 

8) 커피- 우리 교회당 1층은 카페입니다. 그 카페가 교우들의 친교에 큰 도움이 됩니다. 예배 후에는 대부분의 자리를 우리 교우들이 차지합니다. 오늘은 빈자리가 많았습니다. 성가대가 연습을 했고, 청년들이 다른 카페로 자리를 이동했기 때문입니다. 어른들이 많은 곳이라서 청년들에게 불편했을까요? 1층 카페는 커피 류를 파는 것만이 아니라 커피를 직접 로스팅 해서 개인에게 팔기도 하고 다른 카페에 납품도 합니다. 수입이 괜찮은 것 같습니다. 문제는 로스팅 할 때 나오는 연기가 카페 내부만이 아니라 지하 예배당까지 들어온다는 사실입니다. 카페 사장도 그걸 압니다. 로스팅 기계를 큰 것으로 곧 바꿀 텐데, 그렇게 되면 작업실 자리도 옮길 예정이라고 합니다. 그렇게 되면 냄새가 지하로 내려오는 일은 없을 거라고 합니다. 좀 기다려봅시다.

 

9) 국악찬송- 오늘 국악찬송 61인류 위해 오신 주님은 오랜만이 부른 겁니다. 주보를 작성하면서 회중들이 따라 부르지 못하면 어쩌나 하고 생각했는데, 막상 예배 때보니 그건 노파심에 불과했습니다. 임시 꾸밈 음까지 완벽하게 소화해서 부르더군요. 좋았습니다. 성찬식을 마칠 때 부른 시므온의 안식노래도 좋았습니다. 딱 한 소절로 된 노래입니다. “나 주님의 영광 봤으니 큰 기쁨과 은혜가 가득해기쁨과 은혜의 토대는 주님의 영광을 보는 것입니다. 주님의 영광은 생명의 절정이자 그것의 발현입니다. 그것이 오늘 설교에서 이라는 메타포로 표현되었습니다. 주님의 영광이 가득한 한 주간이 되기를 바랍니다.

 

10) 예배 출석인원: 87, 헌금: 1,931,000


[레벨:21]beginner

2019.03.05 19:43:20

그동안 어린이를 위한 설교를 위해 애쓰신 흔적이 오늘 빛을 발휘하는 것 같았습니다.
광채, 빛, 생명, 부활희망 등 아이들에게 어려운 말들이 쉽게 이해되도록 꼬리를 물고 전개되다가 드디어 세상을 빛으로 경험하는 경지까지 가셨네요.
저는 어른을 위한 동화를 듣는 아이가되어 설교말씀에 완전 집중했습니다.
어린이들도 아주 잘 듣는 것 같았습니다.
이러시다가 어린이를 위한 설교집 한권 쓰시는건 아닌지모르겠네요~~^^
profile

[레벨:100]정용섭

2019.03.05 20:56:59

그런대로 괜찮았던 어린이 설교로 인정해주셔서 고맙습니다.

예수에게서 생명의 빛을 발견한 기독교인답게

앞으로 남아있는 20 여년 동안 세상을 빛으로 경험하다가

결정적인 순간이 오면 빛으로 변화될 준비를 합시다.

모든 근심과 걱정을 내려놓고 빛처럼 찬란하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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