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수 어록(022) 요 2:16
“이것을 가져가라 내 아버지의 집으로 장사하는 집을 만들지 말라.”(2)
예수는 성전을 ‘내 아버지의 집’이라고 묘사했다. 예수는 하나님을 종종 아버지라고 불렀다. 파격적인 호칭이다. 이런 호칭이 당시에 흔한 것은 아니다. 유대인들은 하나님을 지극히 높은 이로 알았기에 아버지라고 부르는 걸 꺼렸다. 하나님에 대한 개념이 예수에 의해서 새로운 차원으로 들어간 셈이다. 예수는 하나님을 그 누구보다도 친근하고 신뢰할만한 이로 받아들인 것이다. 제자들에게 기도를 가르치실 때도 하나님을 아버지로 호칭했다. “하늘에 계신 우리 아버지여 이름이 거룩히 여김을 받으시오며...”(마 6:9).
신약성경은 여기서 한걸음 더 나아가서 하나님을 ‘아빠 아버지’로 묘사했다. 이런 표현이 세 군데에 나온다. 예수는 산헤드린에 의해서 체포당하기 직전에 겟세마네 동산에서 기도를 드렸다. 죽음이 임박한 상황이었다. 그의 기도 내용이 막 14:36절에 짤막하게 나온다. “아빠 아버지여 아버지께는 모든 것이 가능하오니 이 잔을 내게서 옮기시옵소서 그러나 나의 원대로 마시옵고 아버지의 원대로 하옵소서.” 여기서 ‘아빠’는 아람어다. 예수가 사용한 언어는 당연히 아람어다. 당시에는 히브리어가 사어(死語)였다. 일부 구약성경 전문가들만 히브리어를 사용할 수 있었다. 복음서 기자는 일단 예수가 사용한 아람어인 ‘아빠’라는 호칭을 쓴 다음에 독자들의 언어인 헬라어 ‘파테르’(아버지)를 이어서 썼다. 바울은 롬 8:15절에서 이렇게 쓴다. “너희는 다시 무서워하는 종의 영을 받지 아니하고 양자의 영을 받았으므로 우리가 아빠 아버지라고 부르짖느니라.” 갈 4:6절에서도 비슷한 말을 한다. “너희가 아들이므로 하나님이 그 아들의 영을 우리 마음 가운데 보내사 아빠 아버지라 부르게 하셨느니라.” 예수의 영을 받은 사람은 예수와 똑같이 하나님을 가장 친근하고 가장 신뢰할만한 대상으로 여길 수 있다는 뜻이다. 이런 영적인 인식과 경험이 있는 사람은 이 세상과 자신의 인생을 전혀 새롭게 바라볼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