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수 어록(050) 4:7(2)

 

물을 좀 달라.”

 

어떤 락 가수는 물 좀 주소라는 노래를 불렀다. 그의 영혼이 갈급했다는 뜻이다. 이상한 노래가 아니다. 우리 모두가 물이 필요하다. 그 어떤 것으로도 채워지지 않는 공허가 우리 영혼의 심연에 자리하기 때문이다. 사람에 따라서 그 고독을 채우는 방식은 다르다. 예술이나 문학에 심취함으로써 고독을 극복하는 사람들이 있고, 가족에게 몰두함으로써 극복하려는 사람들도 있다. 연예 오락 프로그램이나 드라마에 매달리는 사람들도 있다. 자신이 의식하든지 않든지 상관없이 우리가 인간인 한 죽을 때까지 목말라 한다.

예수는 목말라하지 않았을까? 십자가에 달렸을 때 예수는 내가 목마르다.’(19:28)고 했다. 젊은 남자가 십자가에 달려서 땀과 피를 쏟으면 생리적으로도 목이 마를 수밖에 없다. 더구나 긴 시간 심문을 당하고 모든 것이 끝났다는 절망감의 순간도 지나 긴장감이 풀리면서 목마름이 극에 달했을 것이다. 십자가에서의 이런 진술은 아주 특별한 경우이기는 하지만 이것이 단순히 육체적인 목마름이 아니라 예수의 운명 전체를 압축한 것이 아니겠는가. 사마리아의 수가 우물가에서 물을 달라 하던 예수가 결국 마지막 십자가에서도 목마르다고 했다는 데서 이를 어느 정도 추정해볼 수 있다.

복음서는 예수의 인간적인 모습을 크게 드러내지 않는다. 복음서가 묘사하는 예수는 그 어떤 상황에서도 영혼의 목마름을 내색하지 않았다. 몇 대목에서 간접적으로 그것을 확인할 수 있다. 한 대목만 보자. 예수는 마 8:20절에서 이렇게 말한 적이 있다. “여우도 굴이 있고 공중의 새도 거처가 있으되 인자는 머리 둘 곳이 없다.” 이 진술은 많은 사람들이 자기를 따라오고 어떤 서기관은 제자가 되겠다고 나섰던 장면에서 나온 것이다. 옆에 아무리 사람들이 많이 있어도 그들이 예수에게는 전혀 위로가 되지 않았다는 말이 된다. 예수가 홀로 고고한 척하거나 인생 비관주의자는 아니다. 보통 사람들과 더불어서 시장에서 먹고 마시면서 즐겁게 지낼 줄 알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자신이 결국 혼자라는 사실은 피할 수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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