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수 어록(036) 3:12

 

내가 땅의 일을 말하여도 너희가 믿지 아니하거든 하물며 하늘의 일을 말하면 어떻게 믿겠느냐?”

 

요한복음은 내용도 내용이지만 문장 형식이 공관복음과 크게 다르다. 공관복음은 예수의 발언이 짧지만 요한복음은 상대적으로 길다. 우리가 지금 따라가고 있는 3장의 니고데모 이야기만 해도 그렇다. 니고데모의 발언은 눈에 뜨이지 않는 반면에 예수의 발언은 듣기에 따라서 지루할 정도로 길게 늘어진다. 이런 형식의 문장이 공관복음서에는 나오지 않는다. 요한복음이 유대교와 헬라 문명권을 향해서 기독교를 변증하려는 목적으로 기록되었기 때문에 벌어진 현상이다.

예수는 12절에서 땅의 일과 하늘의 일을 구분해서 설명한다. 사실 땅의 일과 하늘의 일이 따로 있는 건 아니다. 근본적으로 땅이 하늘이고, 또 하늘이 땅이다. 모두 우주 안에서 벌어지는 동일한 일이자 사건이다. 땅의 일과 하늘의 일은 깊이의 차이를 가리킨다. 땅의 일은 우리가 일반적으로 생각하는 세상의 이치라고 한다면 하늘의 일은 그것을 초월하는 이치다. 예를 들어서 공부를 잘하여 좋은 대학에 들어가서 높은 연봉을 받으면 행복할 것이라는 생각은 땅의 일이다. 공부를 잘하지 못하여 대학에 들어가지 못하고 낮은 연봉을 받더라도 얼마든지 행복할 것이라는 생각은 하늘의 일이다. 율법을 잘 지키면 하나님에게 인정받는다는 생각은 땅의 일이고, 율법을 잘 지키지 못해도 하나님을 향한 믿음이 있으면 의롭다고 인정받는다는 생각이 하늘의 일이다.

예수가 땅의 일과 하늘의 일을 구체적으로 언급하지는 않았다. 우리는 미루어 짐작할 뿐이다. 이 발언도 예수가 직접 한 것이라기보다는 요한복음 공동체의 신앙고백으로 봐야한다. 땅의 일은 예수의 공생애 사건에 관련된 것이고, 하늘의 일은 예수의 부활에 관련된 것이다. 예수의 공생애는 유대인들에게 인정을 받지 못했다. 그의 십자가 죽음은 유대인들에게 거리낌의 대상이었다. 요한복음 공동체의 부활 신앙은 유대인들에게 더더욱 인정받기 힘들었다. 땅의 방식으로만 생각하는 사람들에게 궁극적인 진리인 하늘의 일은 너무나 거리가 멀게 들리기 때문이다. 근본에 관해서 알아듣는 일은 성령의 은혜가 아니면 안 된다.


[레벨:17]홍새로

2019.01.30 21:08:45

요한복음이 유대교와 헬라 문명권을 향해서
기독교를 변증하기 위한 목적으로 쓰여진
요한복음 공동체의 신앙고백 이라는 사실을
역사비평학적 해석없이,
문자적으로 읽거나 많이 읽는다고 해서
부활신앙을 전달 받을수 있는것이 아니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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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벨:100]정용섭

2019.01.30 22:07:06

우리가 지금 고흐가 동생 테오에게 보낸 편지를 읽으려면

당시의 상황을 정확하게 이해해야 하듯이

성경도 당시의 상황을,

그것을 신학에서는 '삶의 자리'라고 하는데,

그걸 일단 정확하게 파악해야 합니다.

그것으로 끝나는 게 아니라

그것을 오늘 우리의 삶에서 풀어낼 수 있어야겠지요.

오늘 한국교회 신자들이 일단 성령을 많이 읽은 것은 좋은 점이나

그것을 자시의 신앙적인 업적으로 여기는 것은 단점이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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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벨:13]하늘연어

2019.01.31 09:49:22

히스토리를 모르고, 어떤 상황을 명확히 파악한다는 것은,

0을 100으로, 100을 0으로 만들 수 있는 통계의 허점과 같은 것입니다.


조작과 오해로 부터 자유롭기 위한 분별과 통찰이 얼마나 어려운지 모르는 일인데,

정 목사님을 통해 통찰과 분별의 영이 밝아지는 것은 다행이고, 성령의 축복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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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벨:100]정용섭

2019.01.31 20:52:42

ㅎㅎ 이미 하늘연어 님의 영혼이 시원을 향하고 있어서

저의 가이드에서 조금의 도움을 받을 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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