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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物) 050- 빛과 그림자
어느 날 우리 집 2층으로 올라가는 계단에 내리비친
햇살이 눈부시게 다가왔다.
층계 꺾임에 따라서 햇살도 꺾이고
그림자도 꺾였다.
기하학적인 예술 작품 아니고 무엇이겠나.
1억5천만 킬로미터를 초속 30만 킬로미터로
대략 9분간 달려온,
입자인지 파동인지 여전히 비밀인 태양 빛이
층계와 만나서 저런 현상을 만들어낸 것이다.
인류 역사에서 가장 오랜 물리학의 주제가
빛을 다루는 광학이라고 한다.
지금 양자역학까지 흘러 왔는데도
빛의 정체는 여전히 비밀이라는 게
재미있지 않은가.
태초에 ‘빛이 있으라’ 명령하신 하나님이
세상을 완성하실 때
저 빛의 정체도 온전하게 드러나리라.
요한계시록이나
단테의 『신곡』에서 느낄 수 있는 이미지처럼
지옥은 빛이 없거나 희미하지만
천국은 온통 빛의 세계라고 하던데,
지금 여기 일상에서 물(物)을 빛으로 경험한다면
이미 천국에 들어간 거나 마찬가지이리라.
오늘도 나는
하루를 빛으로 시작한다.
정말 그렇네요.
목사님의 글을 읽고 햇볕을 보니
오늘 내 살갗에 따갑게 와 닿은 햇볕도 대단한 사건이군요.
요즘 햇살아래 있을 떄가 많은데 그떄마다
까마득한 거리를 9분간이나 달려 온 햇살임을 상기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