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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物) 054- 벌과 찔레꽃
벌 몇 마리가 찔레꽃 사이를 분주하게 오간다.
바쁘다 바빠!
그중 한 마리를 사진에 담을 수 있었다.
저런 멋진 콜라보야말로
지구에서 생명 현상이 지속하게 하는 원천이지 싶다.
올해는 유난히 벌 보기 힘들다.
양봉업자들의 말로
올겨울에 집단폐사가 많았다고 하는데,
생태계의 균형이 무너지는 조짐이 아니었으면 한다.
꿀 한 방울 얻으려고
이꽃 저꽃 찾아다니는 벌을 보면
그 집중력과 태도가 귀엽기도 하고
애처롭기도 하고
사랑스럽기도 하며,
위대해 보인다.
요즘 찔레꽃이 집 주변에 지천이다.
주변 풍경이 갑자기 환해진 느낌이 들 정도다.
소박하고 정갈한 자태에다가
향기 또한 은근하게 매력적이다.
시골에서의 불편한 삶을
충분히 보상해주고도 남을만한 친구다.
오늘 벌에게 자기 몸을 내준,
아니면 집단폐사 가운데서도 용케 살아남은 벌을
특별 대우해준 찔레꽃이 기특하다.
아주 흔한 장면이지만
둘이면서 하나를 이룬 저 친구들의 모습이
내 기억에 오래 남지 싶다.
천국에는 벌과 찔레꽃이 있을까?
아, 벌떼들에게 그런 재앙이 있었군요.
그래도 우리집 감나무에는 열매가 열렸던데요.
바람이 수정을 시켰을까요..?
찔레꽃도 만만치 않은 자태입니다.
하긴 어느 들꽃인들 사랑스럽지 않겠습니까만은.
이곳은 아직인데 목사님 계신 곳은 찔레꽃이 만발했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