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수의 부활이 거듭남의 근거인 이유는 무엇인가? ‘거듭나게 하신다.’라는 표현은 자주 나오지 않는다. 우리에게 익숙한 개념은 의롭다 인정받는다는 표현이다. 전자는 중생(重生, regeneration)으로, 후자는 칭의(稱義, justification)로 불린다. 벧전 1:23절에도 ‘너희가 거듭난 것’이라는 표현이 나온다. 거듭남에 대한 가장 대표적인 신약성경 이야기는 요한복음에 나온다. 요 3:1절 이하를 따르면 바리새인 중에 니고데모라 하는 사람이 밤에 예수를 찾아와 대화를 나눈다. 예수는 그에게 “사람이 거듭나지 아니하면 하나님의 나라를 볼 수 없느니라.”라고 말씀하신다. 낱말 뜻으로만 본다면 거듭남이라는 표현을 이해하는 건 어렵지 않지만 실제로 경험하거나 그 능력을 붙들기는 쉽지 않다. 거듭나려면 일단 죽어야 한다. 자신에게 축적된 세상 경험을 내려놓아야 한다. 패러다임 쉬프트는 한 세대가 흘러가든지 혁명이 일어나야만 가능하다는, 즉 근본적으로 가능하지 않다는 말이 있듯이 사람이 생각을 바꾸는 일은 만만치 않다. 예수를 믿는다고 해서 세상이 당장 다르게 보이지 않는다. 예수를 믿어도 그 사람의 인격은 그 이전과 마찬가지라는 말이 옳다. 그렇다면 중생은 아예 불가능한 사건인가?

그 사람이 거듭났는지 아닌지를 확인할 수 있는 기준은 하나님 나라와의 관계다. 하나님 나라가 보이면 거듭난 것이고, 보이지 않으면 거듭나지 못한 것이다. 하나님 나라가 무엇인지에 대한 질문이 이어질 수밖에 없다. 하나님 나라는 하나님의 통치이기에 하나님 나라가 무엇인지를 우리가 완벽하게 파악할 수는 없다. 비유적으로 우리는 진흙이자 토기이고 하나님은 토기장이이다. 우리가 완벽하게 파악할 수 없다고 해서 이에 관해서 아무것도 모른다는 뜻은 아니다. 지난 신구약의 역사를 통해서 하나님의 뜻에 우리는 조금씩이나마 가까이 가는 중이다. 성경을 충실하게 이해하고, 신학의 역사를 공부하면 하나님 나라가 무엇인지에 관해서 우리의 눈이 열린다. 나는 여기서 그 속성을 두 가지로만 말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