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드로전서 강해(46)

조회 수 906 추천 수 0 2019.11.02 18:24:11

하나님의 얼굴과 등

우리는 지금 하나님이 우리를 영원한 영광에 들어가게 하신다는 베드로 사도의 진술을 따라가는 중이다. 하나님의 영광에 가장 가까이 간 구약의 인물은 모세다. 모세가 십계명이 새겨진 돌로 된 두 판을 들고 시내 산에서 내려올 때 백성들은 그의 얼굴에서 나오는 광채로 인해서 모세에게 가까이 가기를 두려워했다고 한다. 모세는 하나님에게원하건대 주의 영광을 내게 보이소서.”(33:18)라고 요구한다. 하나님은 네가 내 얼굴을 보지 못하리라 나를 보고 살 자가 없음이라.”고 말씀하신다. 이 말씀에 의하면 주의 영광은 곧 하나님을 가리킨다. 아무도 하나님의 영광을 볼 수 없듯이 하나님 자체를 볼 수 없다. 이는 우리가 아직 궁극적인 생명을 모른다는 뜻이다. 궁극적인 생명을 모르면 자기의 생명도 아직 모르는 셈이다. 하나님은 모세에게 다음과 같이 말씀을 이어 가신다. 하나님의 영광이 지나갈 때 하나님이 손으로 모세를 덮었다가 손을 거두실 것이다. 모세는 하나님의 등만 보고 얼굴을 못 본다. 모세를 지킨다는 뜻이다. 여기서 등과 얼굴은 메타포다. 하나님을 직접(얼굴) 볼 수 없고, 다만 간접적으로() 하나님을 경험할 뿐이다.

하나님의 영광은 하나님이 하나님으로 드러나는 사건을 가리킨다. 하나님이 하나님으로 드러난다는 말은 하나님의 행위가 경험된다는 뜻이다. 하나님의 행위는 생명 사건이다. 하나님의 창조도 생명 사건이고, 섭리도 생명 사건이고, 마지막 심판도 생명 사건이다. 우리가 하나님이 영원한 영광에 들어간다는 말은 생명을 약속으로 받았다는 뜻이다. 여기서 문제는 도대체 무엇을 생명(life)이라고 하는가, 하는 질문에 달려 있다. 생물학자, 철학자, 의사, 예술가 등등, 세상 사람들도 다 생명을 말한다. 우리가 하나님의 영광이라는 말로 드러내는 생명은 세상 사람들이 말하는 생명과 어느 부분에서 같고, 어느 부분에서 다른가? 이를 좀더 우리의 신앙에 가까운 말로 바꾸면, 우리는 예수가 왜 우리의 생명이라고 믿는가?

이런 질문에 대답하려면 또 다른 시간이 필요할 것이다. 어쩌면 알만한 이들은 이미 다 알고 있을 것이다. 나는 간증 유의 대답을 여기서 하겠다. 내가 하나님의 영원한 영광에 들어간다는 사실을 어떻게 생각하고 믿는지에 대한 설명이다. 두 가지이다. 첫째, 나는 나의 죽음과 그 미래에 대한 어떤 설계도를 작성하지 않는다. 어딘가 우주 공간에 마련된 천당에 가서 배고픔도 없고 병도 없이 영원하게 사는 미래를 꿈꾸지 않는다. 다만 선하고 참되고 전능하신 하나님의 다스림에 받아들여질 것이라고 믿는다. 예를 들어, 나의 미래가 한 그루 나무라고 한다면 그것이 하나님이 행하실 우주론적 구원의 가장 높은 수준일 것이다. 둘째, 지금 살아있는 동안에 예수에게 가까이 감으로써 해방과 자유와 평화와 안식을 누린다. 그것이 살아있을 때 내가 경험할 수 있는 구원이며, 그 구원 경험이 곧 하나님의 영광에 들어가는 것이다. 첫째를 하나님의 얼굴이라고 한다면, 둘째를 하나님의 등이라고 할 수 있다. 살아있는 동안에 우리는 하나님의 등만 볼 수 있다. 하나님의 등을 볼 수 있는 것만도 행운이요 은총이며, 이 땅에 두 발을 딛고 사는 한 그것으로 만족해서 살아야 한다. 하나님의 등을 경험하지 못한 사람만 하나님의 얼굴을 보았다거나 보겠다고 큰소리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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