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

예수 어록(297) 14:1

너희는 마음에 근심하지 말라 하나님을 믿으니 또 나를 믿으라.

 

이제 14장이 시작된다. 17장 마지막 절인 26절까지 다른 언급은 일절 없이 예수의 발언만 계속된다. 14:5절에는 도마의 한 마디가, 8절에는 빌립의 한 마디가, 그리고 22절에 유다의 한 마디가 나올 뿐이다. 도마와 빌립의 발언을 제외하고 자그마치 절로만 계산해서 115절이나 된다. 요한복음의 신학적 특징이 확연하게 드러나는 대목이다. 예수의 체포 사건을 다루는 18장부터는 서사가 빠른 속도로 진행된다.

너희는 마음에 근심하지 말라.” 지금 제자들이 처한 상황은 사면초가다. 근심하지 않으려야 않을 수 없다. 핵심적으로는 예수의 안위가 걱정이다. 그들은 예수가 세상을 근본에서 바꾸도록 하나님이 보낸 인물이라고 생각했다. “나를 따르라.”라는 예수의 부르심을 받고 직업과 가족을 포기한 채 출가를 감행했다. 그들의 기대와 달리 예수는 십자가 죽음을 말한다. 유대교 당국자들의 위협도 점점 더 현실화하는 중이다.

근심하지 않을 수 있는 유일한 길은 믿음이다. “하나님을 믿으니 또 나를 믿으라.” 믿음은 무조건적인 것만이 아니다. 믿음의 대상을 아는 게 중요하다. 돈을 믿는다면 그건 믿음이라고 할 수 없는 게 아닌가. 하나님과 예수를 믿는다는 말은 하나님과 예수가 생명의 토대이며 원천이라는 사실을 인식할 때만 성립된다. 이런 점에는 믿는다는 말과 인식한다는 말은 같다고 봐도 된다. 그래서 성경은 하나님을 믿으라고만 말하지 않고 하나님을 알라고, 하나님을 탐색하라고도 말한다. 예를 들어서 바울의 아덴 설교를 다루는 행 17장에서 바울은 아덴의 철학자들에게 만물의 창조주를 전하면서 이렇게 조언한다. “이는 사람으로 혹 하나님을 더듬어 찾아 발견하게 하려 하심이로다. 그는 우리 각 사람에게서 멀리 계시지 아니하도다.”(17:28). 예수가 아빠 아버지라고 부른 하나님을 정확히 알고 믿는다면 근심에 떨어지지 않을 것이다. 간혹 근심에 떨어진다고 하더라도 곧 빠져나올 것이다. 그래서 예수는 무엇을 먹을까 마실까 입을까 하는 걱정은 이방인들에게 나타나는 삶의 특징이라면서, 하나님은 그를 믿는 자들에게 무엇이 필요한지 안다고 말씀하셨다(6: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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