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수 어록(304) 14:9

빌립아 내가 이렇게 오래 너희와 함께 있으되 네가 나를 알지 못하느냐 나를 본 자는 아버지를 보았거늘 어찌하여 아버지를 보이라 하느냐.

 

아버지를 보여달라.”는 빌립의 요구를 받고 예수는 다시 7절과 비슷한 내용으로 말한다. “나를 본 자는 아버지를 보았다.” 이 표현은 요한복음 공동체의 신앙고백이다. 그들은 자신들과 대립하던 유대교 대표자들을 향해서 우리의 하나님 경험은 당신들의 경험과 다르다.”라는 사실을 말하고 싶었다. 유대교는 하나님 경험을 말할 때 세 가지를 중요하게 여긴다. 율법과 성전과 표적이다. 이 세 가지가 약간 다른 범주이지만 유대인들의 종교 생활에서 핵심이라는 사실만은 분명하다. 시간이 지나면서 그것은 개인과 사회를 지배하는 절대 이데올로기가 되었다.

예수가 율법과 충돌했다는 사실은 잘 알려져 있으니 여기서 다시 설명할 필요가 없다. 성전 정화 사건에서 보듯이 예수는 성전마저 상대화했다. 바리새인들이 예수에게 하늘의 표적을 보이라.”라고 요구하자 예수는 악하고 음란한 세대가 표적을 구하나 요나의 표적밖에는 보여줄 표적이 없다.”라고 말씀하셨다(16:1 이하). 표적 신앙의 거부다.

예수를 본 자는 아버지를 본 것이라는 진술은 유대교가 말하는 율법과 성전과 표적이 아니라 예수를 통해서 하나님을 경험한다는 뜻이다. 여기서 하나님 경험을 생명이나 구원으로 바꿔도 말이 된다. 요한복음을 비롯한 초기 기독교는 하나님 경험에서 유대교와는 완전히 다른 길을 선택한 것이다. 예수를 그리스도이자 하나님의 아들로 믿는 자신들이야말로 하나님을 가장 정확하게 경험한 사람들이라는 뜻이다. 율법 종교, 성전 종교, 표적 종교에서 완전히 자유로워진 것이다. 우리도 그들과 같은 전통에서 살고 있다. 문제는 우리가 하나님을 보았다고 말할 수 있을 정도로 예수에게서 생명의 능력을 경험했느냐에 달려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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