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수 어록(333) 15:8

너희가 열매를 많이 맺으면 내 아버지께서 영광을 받으실 것이요 너희는 내 제자가 되리라.

 

열매를 많이 맺는다는 표현은 이미 5절에도 나왔다. 제자들에게는 예수와의 결속만이 열매를 맺는 유일한 길이다. 열매는 구체적인 삶을 가리키는 것으로 들린다. 예수는 나무와 열매라는 비유(7:15-27)에서 좋은 행실을 강조했다. “아름다운 열매를 맺지 아니하는 나무마다 찍혀 불에 던져지느니라. 그들의 열매로 그들을 알리라.” 말만 번드레하게 하고 실제 삶이 없는 사람은 거짓 선지자들이다. 여기서 전제는 좋은 나무가 되는 것이다. 존재와 행위의 변증법적 관계를 들여다봐야 한다. 참고로 바울은 성령의 열매를 아홉 가지로 나열했다. 사랑, 희락, 화평, 오래 참음, 자비, 양선, 충성, 온유, 절제. 바울이 당시 로마의 도덕적 목록을 참조한 것으로 보인다.

예수의 제자로 사는 사람들의 열매는 몇 가지 도덕 윤리적 덕목으로 규정될 수 없다. 그런 덕목들은 기독교인이기 전에 삶을 조금이라도 성찰하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추구해야 할 것들에 속한다. 신약성경이 이런 열매를 강조하는 이유는 그것이 기독교 신앙의 본질이기 때문이 아니라 윤리 도덕적인 문제로 인해서 기독교 신앙이 오해되지 말아야 하기 때문이다. “가이사의 것은 가이사에게, 하나님의 것은 하나님께 바치라.”(12:17)라는 예수의 발언이나 각 사람은 위에 있는 권세들에게 복종하라 권세는 하나님으로부터 나지 않음이 없나니 모든 권세는 다 하나님께서 정하신 바라.”라는 바울의 발언, 또는 교회와 정치의 관계를 두 왕국론으로 제시한 루터의 입장이 모두 이런 관점을 가리킨다.

기독교인의 삶에서 신앙(나무)과 삶(열매)은 구분될 뿐이지 분리되지 않는다. 열매를 많이 맺으라는 말은 신앙의 깊이로 들어가라는 말과 같다. 신앙이 곧 열매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신앙은 좋은데 삶이 형편없다는 말은 성립하지 않는다. 삶이 형편없다면 신앙이 좋을 리가 없으며, 신앙이 좋다면 삶의 열매가 없을 수 없기 때문이다. 나는 하나님과의 관계에 관한 한 신앙이 먼저이고, 사람과의 관계인 열매는 다음이라고 생각한다. 비유적으로, 노래를 기술적으로 아무리 뛰어나게 잘 불러도 노래 자체에 대한 경험이 없다면 그 노래는 죽은 노래다. 기술적으로 부족해도 음악 자체에 대한 경험이 있다면 그 노래는 살아있는 노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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